오늘 다룰 미국 주식은 어플라이드 디지털(Applied Digital)입니다.
원래 암호화폐 채굴용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운영하던 기업인데요. 지금도 일부 사업은 그 기반 위에 있긴 하지만, 최근 2년 사이 빠르게 전략을 바꾼 회사죠.
지금은 AI와 고성능 컴퓨팅(HPC)용 데이터센터, 이른바 ‘AI 팩토리’를 건설하는 데 집중하고 있는데요. 쉽게 말하면, AI 회사들이 수많은 데이터를 학습하고 처리하기 위해 필요한 공간과 전력, 냉각 시스템 등을 제공하는 역할을 하는 겁니다.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사업이지만, 고객만 잘 확보하면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매출을 기대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이런 어플라이드 디지털이 2025년 4분기 실적을 발표했는데요. 시장 예상보다 훨씬 적은 손실을 기록했을 뿐만 아니라, 기존 최대 고객인 CoreWeave와의 계약이 총 110억 달러 규모로 확대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그 결과, 주가는 실적 발표 직후 급등했습니다. 본격적으로 고성능 컴퓨팅(HPC)과 AI 기반 데이터센터 사업자로 성장 궤도에 진입했다는 강한 시그널이었는데요. 월스트리트에서도 이 회사를 이제는 ‘진짜 AI 인프라 기업’으로 보기 시작한 걸까요? 빠르게 실적 살펴보겠습니다.
이번 실적 발표의 핵심은 코어위브(CoreWeave)라는 AI 인프라 전문 기업과의 계약 확대였습니다.
지난 2025년 6월, 어플라이드 디지털은 코어위브와 장기 임대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계약 내용에 따르면, CoreWeave는 Applied Digital의 노스다코타 ‘Polaris Forge 1’ 캠퍼스에서 250메가와트(MW) 규모의 전력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죠.
메가와트가 잘 와닿지 않으실 수도 있는데요, 1MW면 수백 가구의 전기를 공급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즉, AI 연산 전용으로 250MW를 계약한 건 상상을 초월하는 규모라는 뜻입니다.
이 계약 하나만으로 예상 수익이 약 70억 달러에 달했는데요. 이번에는 추가로 150메가와트를 더 사용하겠다며 옵션을 행사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전체 계약 금액이 약 110억 달러에 이르게 된 것이죠.
이 계약은 Applied Digital에게 단순한 수주 이상의 의미를 갖습니다. 향후 10년 이상 안정적인 매출 흐름을 확보한 것은 물론, 본격적인 AI 인프라 기업으로의 전환이 성공했다는, AI 시장 내에서 신뢰할 수 있는 장기 파트너로 인정받았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Applied Digital은 Polaris Forge 1 캠퍼스를 3단계에 걸쳐 확장할 예정입니다.
1단계는 100MW 규모로 2025년 말 가동 예정이고, 2단계는 150MW 규모로 2026년 중순 완공, 3단계 역시 150MW 규모로 2027년까지 완성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CEO는 기존 업계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훨씬 효율적으로 건설하고 있다고 설명했는데요. 우선 공사 기간을 24개월에서 12~14개월로 절반 수준까지 단축했습니다. 부품 종류(SKUs)를 줄이고 공급망을 간소화한 덕분이죠. 게다가 자체 개발한 냉각 시스템은 물 사용이 거의 없는 액체 냉각 기술로, 에너지 효율도 높이고 환경 영향도 줄였습니다.
이와 동시에 Applied Digital은 자체적으로 ‘AI Factory’라는 개념을 제시하고 있는데요. 전력 단가가 낮고 냉각 효율이 높은 지역에서 AI 연산용 데이터센터를 최적화된 방식으로 짓는 전략입니다. 자사 분석에 따르면 이런 방식으로 30년간 인프라 비용을 약 27억 달러 절감할 수 있다고 합니다.
회사가 내세우는 중장기 목표는 3~5년 내 연간 순영업이익(NOI)을 10억 달러까지 끌어올리는 것입니다. NOI는 쉽게 말해 ‘운영에 드는 비용을 제외한 순이익’이라, 인프라 기반 기업의 수익성을 평가하는 주요 지표로 쓰입니다.
한편 APLD는 코어위브 외에도, 투자등급을 받은 북미 대형 고객 2곳과 온보딩을 완료했고, 현재 4~6개 기업과 협의 중이며 이 중 하나는 꽤 진척된 단계라고 밝혔습니다.
또한 North Dakota 외 지역에도 새로운 데이터센터 캠퍼스를 이미 착공했으며, 올해 안에 두 번째 부지도 착공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흥미로운 대목은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부를 전략적으로 재검토하고 있다는 점인데요. AI 관련 고성능 컴퓨팅 서비스를 제공하던 이 부문은, 매각이나 분사 등의 옵션도 고려 중으로 보입니다.
재무 얘기도 잠깐 해보죠.
어플라이드 디지털의 지난 분기 매출은 3,800만 달러(전년 대비 41% 증가)였습니다. 회계상 순손실은 2,660만 달러였지만, 조정 순손실 기준으로는 760만 달러에 불과했습니다. EBITDA(세금, 감가상각 등을 제외한 현금 흐름 기반 이익)는 100만 달러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죠.
재무적으로는 아직 흑자를 내지는 못했지만, 분명히 개선되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입니다.
현금은 1억 2,100만 달러 보유 중이며, 분기 종료 후에는 추가로 약 2억 7천만 달러를 주식 및 우선주 발행을 통해 확보했습니다. 다만 부채도 6억 8,800만 달러 수준으로 높기 때문에, 자금 운용이 핵심 포인트로 남아 있습니다.
한때는 ‘암호화폐 채굴 데이터센터’ 이미지가 강했던 Applied Digital이지만, 이번 주가 급등으로 봤을 때 시장은 어플라이드 디지털이 이제는 완전히 다른 궤도에 올라섰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CoreWeave와의 110 억 달러 규모 계약, 새로운 대형 고객 확보, 빠른 건설 속도, 기술적인 차별화, 그리고 충분한 자금 확보까지. Applied Digital은 이제 AI 인프라 성장주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이죠.
물론 아직 적자 상태이고, 부채 부담도 작지 않으며, 경쟁사들과의 경쟁도 치열합니다. 하지만 이제 시장은 이 회사에 대해 “과연 AI로 피벗할 수 있을까?”가 아니라 “얼마나 빠르게 확장할 수 있을까? 그리고 다음 고객은 누구일까?”를 묻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APLD 주가는 확실히 상승세이긴 합니다만, 6월 초에 찍었던 고점을 재돌파하기 전까지는 조정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할 것 같습니다. 고점을 뚫게 된다면 새로운 영역의 상승세가 펼쳐질 수 있으나, 8월에 진입하면서 미국 증시 상황에 심상치 않기 때문에 조심히 접근하는 게 좋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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