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다룰 미국 주식은 로블록스(Roblox)입니다.

미국의 테크 기업으로, 전 세계 유저들이 자신만의 게임을 만들고 다른 사람들이 만든 게임을 함께 즐길 수 있는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보통 우리가 떠올리는 '게임'이라기보다는, 가상 놀이터 혹은 소셜 유니버스에 더 가깝다고 할 수 있죠. MZ세대, 심지어는 알파세대까지 중심 유저층으로 두고 있으며, 메타버스와 크리에이터 이코노미의 대표주자로 꼽히는 회사입니다.


자, 이런 로블록스가 이번에 2025년 2분기 실적을 발표했는데요.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였습니다.

매출은 11억 달러로 전년 대비 21% 증가했고, 핵심 지표인 북킹(Bookings)은 14억 달러로 무려 51%나 급증했는데요. 이는 사용자가 사전에 결제한 금액으로, 미래 수익으로 인식될 예정인 금액입니다.

다만 아직 GAAP 기준(일반회계기준)으로는 순손실 2억 7,900만 달러, 주당 순손실은 –0.41달러로 예상치보다 약간 더 컸습니다. 적자가 지속되고 있는 것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급등했고 52주 최고가를 경신했습니다. 시장은 '적자'보다 '성장력'을 보고 있다는 뜻이죠.


사용자 지표는 실적만큼이나 놀라웠습니다.

이번 분기 하루 평균 이용자 수는 1억 1,180만 명으로 전년 대비 41% 증가했습니다. 이 중 64% 이상13세 이상 유저이고, 전체 사용 시간의 66%도 이 연령대가 차지하고 있죠. 확실히 '아이들만 하는 플랫폼'이라는 인식은 옛말이 되었습니다.

총 사용 시간은 274억 시간으로 전년보다 58% 증가했는데요. 이 정도면 하나의 스트리밍 서비스 수준의 체류 시간이죠.

그중에서도 ‘Grow a Garden’(정원 키우기)이라는 게임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며 전체 지표를 끌어올렸습니다. 이 게임은 한때 동시 접속자 2,100만 명을 넘겼고요, 게임 역사상 가장 높은 수준 중 하나였습니다.

일각에서는 ‘Grow a Garden’ 같은 게임 하나가 이끈 성장이 아니냐는 의문이 있을 수 있는데요. 실상은 다릅니다.

이번 분기 사용자 결제 증가의 절반 이상이 Top10 게임 외 콘텐츠에서 나왔고, 1,000명 이상의 크리에이터가 연간 100만 달러 이상을 벌었습니다. 10,000명의 제작자가 11만 달러 이상을 벌었고요. 특히 주목할 점은, ‘Grow a Garden’을 플레이한 유저 중 75%가 같은 날 다른 콘텐츠도 함께 즐겼다는 것입니다. 이는 하나의 게임이 전체 플랫폼에 미치는 시너지 효과가 크다는 걸 보여줍니다.


이번 실적에서 가장 눈에 띈 부분 중 하나는 APAC(아시아태평양) 시장의 급성장입니다. 일부 국가별 북킹 증가율을 보면 놀랍습니다.

  • 인도네시아: +150%

  • 한국: +120%

  • 필리핀: +100%

  • 인도: +90%

  • 일본: +50%

이러한 성장은 단순히 마케팅의 결과가 아닌 게, 로블록스는 아시아 지역 서버를 확충하고, 자동 번역 시스템을 개선하며, 콘텐츠 로딩 속도까지 개선하는 등 현지화 인프라 구축에 집중해왔습니다. 그 결과가 이번 분기에 숫자로 반영된 것이죠.

또한 로블록스는 기존의 로벅스 기반 수익 외에도 새로운 수익원을 실험 중입니다.

먼저 광고 수익화입니다. 구글과 협업해 리워드형 영상 광고를 베타 운영 중이고요, 100여 명의 크리에이터가 이미 참여했습니다.

다음은 생성형 AI입니다. 로블록스는 이제 실시간 3D 모델 생성을 게임 내에서 직접 구현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고 있는데요. 이는 게임 제작의 장벽을 대폭 낮추는 혁신입니다.

마지막으로 IP 라이선스 시스템도 도입됐습니다. 넷플릭스, 세가, 라이온스게이트 등 주요 콘텐츠 기업과 협력해, 크리에이터가 합법적으로 IP를 사용한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자, 그런데 아직 순이익이 마이너스인 회사인데 주가가 오르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핵심은 로블록스의 현금흐름 구조에 있습니다.

로블록스는 사용자들이 '로벅스(Robux)'라는 가상화폐를 미리 결제하고, 이 금액이 실제로 게임에서 사용될 때마다 수익으로 인식됩니다. 즉, 당장의 '손익계산서'보다 향후 인식될 매출(북킹)과 자유현금흐름이 훨씬 중요하죠.

이번 분기 자유현금흐름(Free Cash Flow)은 1억 7,670만 달러에 달했습니다. 이는 외부 투자 없이도 안정적으로 사업을 운영하고 성장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게다가 로블록스는 2025년 연간 가이던스도 상향 조정했습니다. 매출은 전년 대비 22~25% 성장, 북킹은 34~37%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는데요. 이는 경영진이 현재의 흐름에 확신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이번 실적 발표 자리에서 로블록스 CEO 데이비드 바스주키는 “지금의 성장은 단기적인 결과가 아니라, 수년간 이어온 인프라 투자와 창작자 생태계의 결실”이라며, 로블록스의 궁극적인 목표는 글로벌 게임 콘텐츠 시장의 10%를 점유하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새롭게 선임된 CFO 나빈 초프라는 “로블록스는 지난 2년간 약 14억 달러의 현금흐름을 창출했고, 40억 달러에 가까운 유동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며 재무적 안정성과 확장 가능성을 강조했습니다. 특히, 그는 광고·AI·구독 등 다양한 수익 모델로의 확장을 통해 플랫폼 전체가 새로운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고 말했죠.


이러한 실적에 투자자들도 즉각 반응했습니다. 로블록스 주가는 실적 발표 직후 10% 이상 급등했고, 장중에는 150달러를 돌파하면서 역대 최고가를 경신하기도 했습니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 등 주요 증권사들은 일제히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고요. 다만 일부 애널리스트는 “현재 주가가 과열된 상태일 수 있다”는 점도 경고했습니다. 특히 실적 대비 주가 상승폭이 워낙 크기 때문에, 단기적인 되돌림 가능성도 있다는 시각입니다.


장기 투자자 입장에서는 꽤 강력한 매수 논리를 만들어주는 실적입니다. 유저 수 증가, 현금흐름 확보, 창작자 기반 확장, 콘텐츠 다양성 모두 괜찮아 보이죠. 글로벌 창작 경제의 허브로 진화하고 있는 중이라는 시각도 있는데, 엄청난 과장은 아닌 것 같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GAAP 기준으로는 적자이고요, 주요 유저층이 아직은 10대 위주라는 점에서 확장성에 대한 의문도 남아 있습니다. 또한 아동 콘텐츠에 대한 규제 리스크도 무시할 수는 없죠.

게다가 최근 1년간 주가가 250%나 오르며, 현재는 과매수 상태에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게다가 2021년 말에 찍었던 고점 레벨에 다다른 상태이기 때문에 저항을 받고 조정을 받을 가능성도 상당합니다. 물론 저 레벨을 강하게 뚫는다면은 완전히 새로운 영역에서 상승세가 펼쳐질 수 있겠습니다만, 워낙 많이 올랐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다만, 장기적으로 본다면 로블록스는 사용자 기반, 현금흐름, 확장 가능성 모두에서 '디지털 콘텐츠 플랫폼'으로서의 핵심 자격을 충분히 갖춘 상태인데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로블록스는 진짜 ‘게임계의 유튜브’로 자리잡을 수 있을까요, 아니면 단기 유행에 그칠까요?

#로블록스 #RBLX #미국주식 #게임주 #메타버스 #성장주 #실적분석 #주식투자 #크리에이터이코노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