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가 2025 회계연도 3분기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결과는 엇갈렸는데요.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이익을 보고했지만, 매출은 오히려 예상을 웃돌았고, 회사가 추진 중인 대대적인 브랜드 리셋 전략에 대한 비전도 함께 제시했습니다. 시장의 반응은 조심스러운 낙관론과 우려가 혼재된 모습이었죠.
다들 아시겠지만 스타벅스는 미국 시애틀에 본사를 둔 글로벌 커피 체인입니다.
현재 전 세계 38,000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 중이며, 미국과 중국이 최대 시장입니다. 모바일 주문, 리워즈 멤버십, 계절 한정 음료 등으로 프리미엄 커피 브랜드 이미지를 확고히 해왔죠. 하지만 최근 몇 년간은 쉽지 않았습니다. 매장 방문 고객 수는 줄고, 인건비는 오르며, 저가 커피 체인과의 경쟁도 심화되고 있었거든요. 이번 실적 발표는 스타벅스가 어디에 서 있는지, 또 앞으로 어디로 가고자 하는지를 잘 보여주는 기회였습니다.
이번 분기 스타벅스의 주당순이익(EPS)은 0.50달러로, 시장 예상치였던 0.65달러보다 23% 낮은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EPS는 회사가 벌어들인 이익을 주식 한 주당 얼마만큼 배분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로, 수익성을 판단할 때 많이 사용되죠. 전년 동기 대비로 보면 45%나 줄어든 수치였는데요, 여기에는 중요한 맥락이 있습니다. 이번 수익성 저하는 단순한 수요 감소 때문이 아니라, 회사가 스스로 선택한 ‘턴어라운드 투자’ 때문이라는 점입니다. 즉, 단기 수치만 보면 부진해 보일 수 있지만, 그 이면에는 장기 전략을 위한 기반 구축이라는 의도가 담겨 있다는 거죠.
매출은 95억 달러로 시장 예상치인 92억 9천만 달러를 2.3% 웃돌았습니다. 더 흥미로운 점은, 전 세계 동일 매장 매출(오픈한 지 1년 이상 된 매장 기준)은 2% 감소했지만, 전체 매출은 오히려 전년 동기 대비 3% 증가했다는 사실입니다. 캐나다나 라틴 아메리카 등 일부 지역에서는 눈에 띄는 성과도 있었습니다.
이번 실적의 핵심은 단연 ‘그린 에이프런 서비스 모델(Green Apron Service Model)’입니다.
스타벅스는 미국 내 매장 운영 개선을 위해 무려 5억 달러를 투자하고 있는데요, 이 프로젝트는 고객 응대 품질을 높이고 매장 운영 방식을 재설계하려는 시도입니다. 여기에는 새로운 인력 채용, 근무 시간 조정, 그리고 SmartQ라는 주문 시퀀싱 기술 도입 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또한, 미국 전역의 매장 관리자들이 참석한 3일간의 대규모 리더십 행사도 이 투자에 포함되었죠. 이 모든 비용은 단기적으로 이익을 깎았지만, 장기적으로는 브랜드 재건을 위한 투자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수치만 보면 썩 좋아 보이지 않을 수도 있지만, 곳곳에서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습니다.
미국 내 동일 매장 매출은 2% 감소했지만 이는 시장 예상보다는 나은 성과였습니다. 방문 고객 수는 4% 줄었지만, 1인당 구매 금액은 2% 증가했죠. 교대 근무 완료율은 98.2%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직원 참여도 역시 꾸준히 상승하고 있습니다. 특히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리워즈 비회원 고객의 방문 수가 증가한 것도 의미 있는 변화입니다.
고객 불만은 줄고, 응대 속도와 정확도는 개선됐습니다. Z세대와 밀레니얼 세대를 중심으로 브랜드 가치에 대한 인식도 회복되고 있고요. 숫자에 잘 드러나지 않지만, 이런 정성적 지표는 턴어라운드가 실제로 작동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됩니다.
중국은 스타벅스의 두 번째로 큰 시장이지만, 지난 몇 분기 동안은 부진했죠.
하지만 이번에는 분위기가 달랐습니다. 중국 내 동일 매장 매출은 2% 증가했고, 고객 방문 수는 6%나 늘었습니다. 일부 음료의 가격을 낮추고, 맞춤형 옵션을 강화한 것이 효과를 본 것으로 보입니다. 배달 주문 비중이 높아진 것도 긍정적이었고요.
스타벅스는 현재 중국 사업부에 대해 전략적 파트너십을 고려 중이며, 이 사업의 가치는 최대 1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단, 지분 일부를 매각하더라도 회사는 여전히 ‘의미 있는 지분’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입니다.
현재 스타벅스의 주가는 주가수익비율(P/E) 기준 약 33배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습니다.
업계 평균 대비 높은 편인데요, 시장이 향후 성장성을 어느 정도 이미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는 뜻이죠. 이는 곧 리스크이기도 합니다. 턴어라운드 속도가 기대에 못 미치거나, 소비 둔화가 지속될 경우 주가 조정 가능성도 열려 있다는 얘기니까요.
스타벅스는 2026년을 브랜드 재도약의 해로 보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계획으로는 다음과 같은 변화들이 예정되어 있죠.
단백질 콜드폼, 코코넛 워터 기반 음료 등 새로운 메뉴 출시
리워즈 멤버십 프로그램 개편, 할인 중심 구조에서 충성도 기반 혜택 구조로 전환
모바일 앱 전면 개편 및 주문 기능 강화
1,000개 이상의 매장 리모델링(‘커피하우스 업리프트’) 진행
브라이언 니콜 CEO는 2026년 초 ‘투자자 데이(Investor Day)’를 열고 장기 전략을 정식으로 발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과거 칩틀레(Chipotle)의 성공적인 턴어라운드를 이끈 인물로도 유명하기 때문에, 주주들의 기대감이 큽니다.
이번 분기 실적은 ‘완성된 숫자’보다는 ‘변화의 기반’을 다지는 단계로 해석하는 것이 맞을 듯합니다.
수익은 줄고, 비용은 늘었지만, 고객 경험과 브랜드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들이 하나하나 실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물론 불확실성은 여전히 존재합니다. 글로벌 고객 수 감소, 인플레이션 부담, 마진 압박 등은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할 변수입니다.
하지만 매장 분위기가 바뀌고, 직원들의 참여도가 높아지며, 고객 반응이 좋아지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스타벅스가 다시 성장 궤도에 오를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고 있는 시점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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