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7월 17일, SK하이닉스가 하루 만에 주가가 8.95% 급락하면서 26만9500원에 마감했습니다. 올해 들어 가장 큰 낙폭 중 하나로, 단순한 조정이 아니라 반도체 시장의 지각변동을 알리는 신호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그 중심엔 바로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둘러싼 글로벌 경쟁이 자리하고 있죠.

HBM 가격 하락 압력…고객이 주도하는 시대?


골드만삭스는 이날 보고서에서 내년부터 HBM 가격이 약 10%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그 이유는 공급 과잉 우려와 더불어 고객사의 협상력이 급격히 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과거엔 제조사가 가격 주도권을 가졌지만, 이제는 엔비디아 같은 고객이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는 분석이죠.

현재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HBM을 거의 독점적으로 공급하고 있으며, 시장 지배력이 강력합니다. 하지만 마이크론이 품질 테스트를 통과한 상황에서, 엔비디아가 이를 지렛대로 삼아 SK하이닉스에 가격 인하를 요구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SK하이닉스의 독주 체제가 흔들릴 수 있다는 신호입니다.

삼성전자의 반격…저가 공세가 시장을 흔든다?


보고서에서는 또 하나의 주목할 점이 있습니다. 삼성전자가 HBM 시장을 잡기 위해 저가 전략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거죠. 실제로 삼성은 AMD에 HBM3E를 공급하면서 기술력을 입증했고, 현재는 엔비디아의 품질 테스트를 진행 중입니다. 이러한 기대감이 반영되어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3.09% 상승했습니다.

결국 SK하이닉스의 급락은 삼성전자의 잠재적 행보에 대한 시장의 반응으로도 해석할 수 있습니다. 한쪽이 흔들릴 때 다른 쪽이 올라서는, 치열한 전장 속의 흐름입니다.

투자 전략과 시장의 관점은?


골드만삭스는 SK하이닉스에 대한 투자 의견을 기존의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으며, 내년 영업이익 전망도 증권가 평균보다 19% 낮게 제시했습니다. 이는 실적 피크아웃에 대한 경고와도 맞닿아 있습니다.


HBM은 AI와 고성능 컴퓨팅 시대의 핵심 기술입니다. 이제는 기술력뿐만 아니라 수율, 가격 경쟁력, 그리고 고객사와의 관계가 성패를 좌우하는 시대가 오고 있습니다. SK하이닉스, 삼성전자, 마이크론 사이의 경쟁은 단순한 기업 간 경쟁을 넘어 산업 생태계의 재편을 촉발할지도 모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