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시간이 왔다.
외국인투자자의 ‘삼성전자 상승, SK하이닉스 하락’ 베팅에도 공매도 거래가 급증
국내 증시 대표 두 종목의 변동성이 확대된 국면에서 삼성전자를 매수하면서도 공매도를 하는 등 투자주체들의 판단이 혼조세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투자자들은 지난 17일부터 2거래일간 삼성전자를 9220억원어치 순매수. 외국인투자자들은 같은 기간 SK하이닉스를 7000억원어치를 팔아치우면서 기존의 ‘삼성전자 숏, SK하이닉스 롱’과 정반대의 행보를 보였음
올해 들어 수급 흐름이 바뀌기 직전인 지난 16일까지 외국인투자자들은 삼성전자를 2조8900억원어치 팔아치웠고, SK하이닉스는 2조2600억원어치 사들인 바 있음
20일 코스콤 체크에 따르면 지난 17일 하루 동안 삼성전자에 대한 공매도 거래대금은 1887억원. 2022년 연초 8만원 수준이던 삼성전자 주가가 7만원 문턱까지 주저앉으면서 공매도 상환이 대거 발생했던 당해 3월 7일 이후 최대 규모. 당시에는 상환거래로 공매도 거래금액이 급증했지만 이번에는 대차잔액이 48만4282주 늘어나면서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모양새
삼성전자의 상승 여력이 남아 있다는 외국인과 기관의 판단이 지배적인 상황에서도 주가가 6만원 후반대를 넘어서자 공매도를 택하는 투자 주체들이 등장한 분위기
삼성전자 1등 DNA 재시동
삼성전자가 하반기 고대역폭메모리(HBM) 승부처로 꼽히는 HBM4(6세대) 시장 선점에 속도를 내고 있음
HBM4에 적용되는 10나노급 6세대(1c) D램의 수율(양품 비율)도 안정적인 것으로 나타났음
최근에는 이재용 회장이 ‘사법 리스크’ 족쇄를 완벽히 해방되면서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 재건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임
20일 업계에 따르면 홍콩 증권사 CLSA는 최근 자사 보고서에서 “삼성전자가 1c D램 양산을 위한 대규모 설비투자 주문을 곧 집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1c D램 공정은 현존하는 가장 최신의 공정. 10나노급 D램 공정 기술은 ‘1x(1세대)→1y(2세대)→1z(3세대)→1a(4세대)→1b(5세대)→1c(6세대)’ 순으로 개발되는데, 세대가 높아질수록 회로 선폭이 촘촘해지고, 용량과 성능이 향상.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경쟁사는 HBM4에 1b D램을 적용하지만, 삼성전자는 1b D램을 건너뛰고 1c D램을 선제적으로 적용하는 승부수를 띄웠음
수율 역시 빠르게 안정화하고 있다는 평가. CLSA는 “1년 전 1c D램 수율은 상당히 저조했지만, 이제 약 50% 수준의 수율에 도달했다”며 “이러한 진전은 주로 핵심회로 재설계, 다이 크기 확장 등으로 이뤄졌다”고 설명
삼성전자는 본격적인 양산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음. 삼성전자는 지난달 말 1c D램의 ‘양산 준비 승인’(PRA) 절차를 마쳤음. PRA는 제품이 대량 생산에 들어가기 전 내부적으로 생산 준비가 제대로 됐는지 판단하는 절차. 생산을 위한 시설 투자를 확대할 것으로 관측되는 대목
HBM4 시장은 하반기부터 개화하기 시작해 내년에는 주류 제품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HBM4는 엔비디아의 차세대 그래픽처리장치(GPU) ‘루빈’과 AMD의 차세대 AI 칩 ‘MI400’시리즈에 탑재
삼성전자는 그간 HBM 시장에서 구겼던 체면을 HBM4에서 회복하겠다는 목표다. 실제로 AI 큰손인 미국 엔비디아 공급이 늦어지면서 시장 점유율도 줄고 있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조사에 따르면 1분기 매출액 기준 삼성전자의 D램 시장 점유율은 34%로, 33년 만에 처음으로 SK하이닉스(36%)에 밀렸음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은 지난달 글로벌 전략회의를 열고, HBM을 주요 주제로 삼고 엔비디아용 HBM3E(5세대) 12단 상용화 시점, HBM4 양산, D램 설계 개선, 시장 점유율 확대 방안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도 삼성전자의 HBM4의 성공적인 시장 안착이 현재 실적 부진을 해결할 기회로 보고 있음. HBM4부터는 맞춤형(커스터마이징) 트랜드로 전환되는 만큼 초기에 고객을 많이 확보하는 게 중요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 : “1c 공정 개선을 통한 HBM4 기술 경쟁력 확보 등의 모멘텀 발생이 필요할 것”이라며 “3분기는 이러한 모멘텀이 가시화하거나 검증될 수 있는 시기”
젠슨 황의 선택이 문제
엔비디아는 AI 시대의 '절대 권력'. 이들의 선택을 받는다는 것은 곧 시장의 표준이 된다는 것을 의미. 만약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의 까다로운 품질 검증을 통과하고 HBM4 공급사로 이름을 올린다면, 이는 실적 개선을 넘어 'AI 메모리 명가'의 자존심을 되찾는 상징적 사건이 될 것. 월스트리트저널(WSJ),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들도 삼성과 엔비디아의 파트너십 복원 여부를 AI 반도체 시장의 가장 큰 관전 포인트로 주목
기술적 분석가들은 주가가 6만 5천 원대의 두꺼운 매물대를 강력한 거래량으로 돌파했으며, 과거의 급격한 하락으로 인해 8만 원 이전까지는 큰 저항이 없다고 보고 있음. 이는 상승 탄력이 붙을 경우, 가파른 속도로 주가가 회복될 수 있음을 시사
다가올 몇 달은 삼성전자가 지난 수십 년간 쌓아온 기술력의 저력을 증명하고, AI 시대의 진정한 승자로 거듭날 수 있을지를 결정하는 중대한 시간
맞춤형 HBM4시장에 선제적 대응
삼성전자는 하반기 HBM4 샘플 공급을 시작으로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반격에 나서겠다는 전략. 특히 HBM4를 기점으로 개화할 ‘맞춤형 HBM’ 시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방침
HBM4는 칩의 두뇌를 담당하는 로직다이에 파운드리 공정을 적용해 칩 성능을 대폭 높이고, 고객사가 원하는 응용처에 최적화 해 설계할 수 있음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첨단 공정을 내재화한 만큼 시장에 유연하게 대응하겠다는 전략이
현재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는 파운드리 4㎚(나노미터·10억분의 1m) 공정을 통해 로직 다이를 양산하고 있음.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은 TSMC를 통해 이를 제조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HBM4 시장에서 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해 로직다이를 파운드리 4㎚ 공정을 통해 선제적으로 양산했다”며 “로직다이의 수율과 성능이 안정된 만큼 HBM에 적층되는 ‘코어 다이’인 1c D램의 수율이 안정화됐다는 것은 고무적. SK하이닉스·마이크론과 비교해 개발 단계는 뒤처졌지만 성능에서 고객사를 만족시킨다면 HBM 시장에서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
<시사점>
최근 삼성전자에 두 가지 희소식이 들려왔습니다. 하나는 1c D램의 수율이 50% 이상으로 개선되었다는 소식이며, 또 하나는 이재용 회장의 사법리스크가 해소되었다는 소식입니다.
그동안 SK하이닉스에 눌려 시장에서 소외되었던 삼성전자의 주가도 며칠 회복조짐을 보이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외국인들도 삼성전자 매도 SK하이닉스 매수 기조에서 벗어나 삼성전자 매수 SK하이닉스 매도 기조로 전환했습니다.
다만 이러한 변화는 삼성전자에 대한 기대감으로 인한 변화이며, 신속하게 개선 증거가 시장에 제공되지 않으면 언제라도 재차 반전될 수 있는 불안한 상승세이기도 합니다.
삼성전자는 SK하이닉스에 뒤처진 제품은 버리고 리스크가 높은 1c D램 기반의 선진 기술 사양을 선택했습니다. 이는 SK하이닉스와의 기술격차를 단번에 역전시키고자 하는 경영진의 의지가 반영되었다고 하겠습니다. 결국 포인트는 1c D램의 수율을 빠르게 현재보다 더 높여 시장 표준인 엔비디아 젠슨 황의 선택을 받는 길입니다. 삼성전자의 미래가 불투명하고, 그렇기에 투자기회도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지금 삼성전자를 투자하는 분들은 삼성전자가 다시 D램 1위로 올라서는 밝은 미래에 투자하는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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