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형 항공택시’를 만드는 미국의 항공 스타트업 조비 에비에이션(Joby Aviation, 뉴욕증권거래소: JOBY) 소식 전해 드립니다.
조비는 제가 자주 다루는 회사 중에 하나라서 지겨울 수도 있지만 처음 보시는 분들을 위해 빠르게 설명하자면, eVTOL이라 불리는 전기 수직 이착륙 항공기를 개발하고 있는 회사인데요. 쉽게 말해 헬리콥터처럼 수직으로 뜨고, 소형 항공기처럼 수평으로 날 수 있는 기체죠.
이런 항공기는 도심 내 교통 체증이나 장거리 출퇴근 문제를 해결할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죠. 전기 동력을 사용하기 때문에 소음도 적고 탄소 배출도 없습니다.
조비는 2009년에 설립된 이후 현재까지 토요타와 같은 대기업의 투자를 받으며 가장 앞서 있는 기업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는데요. 이번에 소개해 드릴 발표를 통해 ‘개발 단계’를 지나 ‘생산 단계’로 본격 진입했음을 보여줬습니다.
그래서 무슨 소식이냐.
2025년 7월 15일, 조비는 자사 생산 시설 확장 소식을 공식 발표했습니다. 핵심은 두 가지입니다.
먼저, 캘리포니아 마리나(Marina) 지역 공장이 기존보다 두 배 확장돼 총 43만 5,500제곱피트 규모로 커졌습니다. 이곳은 연간 최대 24대의 eVTOL을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되었는데요, 2주에 한 대씩 항공기를 만들어낼 수 있는 수준입니다.
동시에 오하이오 주 데이턴(Dayton)에도 새로운 생산시설이 가동 중입니다. 이곳은 항공기 부품을 생산하고 시험하는 역할을 맡게 되며, 장기적으로는 연간 500대 생산까지 가능한 규모로 확대될 예정입니다.
캘리포니아는 초기 인증과 시험 비행 중심, 오하이오는 양산 체계 구축 중심이라는 이중 전략을 통해 생산성과 유연성을 동시에 확보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입니다.
이번 발표에서 또 하나 눈에 띄는 점은, 조비가 여섯 번째 기체를 자사 항공기 라인업에 추가했다는 소식입니다.
여기서 여섯 번째라는 숫자보다 중요한 게 있습니다. 이 항공기는 제작이 완료된 지 단 일주일 만에 미국 연방항공청(FAA)의 비행 적합 인증(Airworthiness Certification)을 획득했다고 하는데요.
이 인증은 항공기가 실제로 안전하게 운항할 수 있는지를 정부가 보증하는 절차인데, 단기간에 이를 획득했다는 것은 조비의 생산 공정과 품질 관리가 이미 일정 수준 이상으로 체계화되어 있다는 뜻입니다. ‘프로토타입’을 넘어서, ‘반복 생산 가능한 시스템’을 갖췄다는 것을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인 거죠.
이번 발표에 숨은 조력자는 바로 도요타(TOYOTA)입니다.
도요타의 이름이 전면에 등장하진 않지만, 발표 공시 중간에 분명히 존재감을 드러내죠.
토요타의 엔지니어들은 조비의 생산 라인에 직접 참여하며 조립 공정 최적화, 툴링(tooling: 맞춤형 생산 장비 설계), 품질 관리 시스템 구축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토요타에게 조비 에비에이셔과의 파트너십은 자본 투자 수준를 넘어 자동차 업계의 대량 생산 노하우를 항공 모빌리티에 접목하고 있는 사례인 거죠. 덕분에 조비는 다른 스타트업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생산성과 품질을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한편 조비는 민간 기업이지만, 여러 공공 기관의 지원도 함께 받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2023년에는 캘리포니아 주지사실 산하 경제개발청(GO-Biz)으로부터 980만 달러의 보조금을 받았고, 장비 구입 비용을 줄이기 위해 1,000만 달러 규모의 세제 혜택도 제공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이러한 지원은 미국 내에서 전개되고 있는 ‘리인더스트리얼(Reindustrialization)’ 전략과 맥을 같이하는 움직임인데요, 쉽게 말해 제조업의 부활과 첨단 기술 중심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거죠.
이런 맥락에서 조비의 CEO 조벤 비버트(JoeBen Bevirt)는 7월 16일 디트로이트에서 열리는 ‘Reindustrialize Summit’에서 자사의 미국 내 생산 체계와 비전에 대해 발표할 예정입니다.
이번 발표 이후 조비(JOBY) 주가는 크게 상승했습니다.
장 초반부터 기세 좋게 오르더니 후반부엔 추가로 상승해 10% 상승률로 마무리했죠.
어느새 지난 1년 간 상승률은 90%에 육박한 상태인데요. 확실히 전고점을 강하게 뚫은 뒤에 시원하게 상승하는 움직입니다.
아무래도 이번 발표가 중요한 게, 조비가 이제 실제로 공장을 돌리고 있고, 기체를 인증받아 날리고 있고, 생산 능력을 확장 중이라는 게 드러나서인 것 같은데요. 어엿한 항공 제조업체의 행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확실히 조비는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eVTOL 업계에서 가장 앞서 있는 기업 중 하나로 볼 수 있겠습니다만 물론 경쟁자도 많습니다. 아처(Archer), 릴리움(Lilium), 베타 테크놀로지스(Beta Technologies) 등이 있는데요. 조비가 이들보다 한 발 앞서 있다고 평가받는 이유는 실제 작동하는 항공기를 만들고 있다는 점, 그리고 이를 반복 생산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지난 번에 말씀 드린 것처럼 조비는 2026년부터 두바이에서의 상용 운항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미국 내 상용 운항도 FAA의 최종 인증 절차를 거쳐 빠르면 같은 시기에 시작될 수 있겠는데요. 운항, 정비, 훈련, 인프라 포함해 전체 서비스를 구축하고 있는 몇 안 되는 회사라는 점에서 차별화되고 있고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는 것 같은데, 올해 하반기에는 얼마나 좋은 모습을 계속 보여줄지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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