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7일부터 13일 사이, 마이크로 스트레티지가 총 4,225개의 비트코인을 약 4억 7,250만 달러(한화 약 6,500억 원)에 추가 매입했다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8-K 공시를 통해 밝혔습니다.
개당 평균 구매 가격은 111,827달러였고요. 이번 매입으로 스트레티지의 총 보유량은 601,550 BTC로 늘어났습니다. 비트코인 전체 발행 한도(2,100만 개)의 약 2.8%를 이 한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셈이죠.
여기서 잠깐. 스트레티지는 원래 비즈니스 인텔리전스 소프트웨어 회사였지만, 2020년부터 비트코인을 대규모로 매입하면서 ‘비트코인 트레저리 회사’로 변신한 기업인데요. 공동 창업자이자 현재는 회장이 된 마이클 세일러(Michael Saylor)는 비트코인을 “디지털 금”이라 부르며, 회사의 자본을 이 자산에 집중적으로 투자해 왔습니다.
이번 비트코인 매입은 다양한 주식 판매를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이루어졌습니다. 먼저, 가장 잘 알려진 일반 보통주(MSTR)를 팔았고요. 이와 더불어 특별한 조건이 붙은 주식들, 즉 ‘우선주(preferred stock)’도 함께 판매했습니다. 이 우선주는 3가지 종류가 있었는데요, 각각의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STRK: 연 8% 이자를 주지만, 나중에 보통주로 바꿀 수 있는 옵션이 있는 주식
STRF: 연 10% 이자를 주고, 매년 이자를 반드시 챙겨주는 주식 (전환은 불가)
STRD: 이것도 연 10% 이자를 주지만, 이자를 꼭 챙겨주진 않고, 주식으로도 바꿀 수 없는 대신, 수익률이 가장 높은 대신 위험도 가장 큰 상품입니다
이런 주식들을 시장에 내놓고 팔아서 총 수천억 원의 자금을 모은 겁니다.
최근 판매된 규모를 보면,
보통주 MSTR은 약 80만 주, 3억 3천만 달러어치를 팔았고요,
STRK는 약 57만 주, 7천만 달러
STRF는 약 44만 주, 5천 5백만 달러
STRD는 약 15만 주, 1,500만 달러를 각각 팔았습니다.
그리고 이 우선주들은 아직도 훨씬 더 많이 발행할 수 있는 여유가 남아 있어서, 앞으로도 이런 방식으로 비트코인을 더 살 수 있다는 뜻이죠.
마이클 세일러는 이번 매입 직전에 본인의 X(구 트위터) 계정을 통해 "Some weeks you don't just HODL"이라는 메시지를 올리며, 또 다른 매입이 있을 것을 은근히 암시했었습니다. HODL은 ‘Hold On for Dear Life’의 줄임말로, 암호화폐를 단기 매도하지 않고 장기 보유하겠다는 투자자들의 슬로건이죠.
실제로 스트레티지는 지난 6월 말에도 4,980 BTC를 약 5억 3,190만 달러에 매입한 바 있습니다. 다만, 분기 실적 발표 직전에는 매입 속도를 잠시 늦추는 경향도 있었는데요. 예를 들어 6월 30일부터 7월 6일까지는 매입을 잠시 멈추고 Q2 실적을 발표했는데, 여기서 비트코인 평가이익만 140억 달러가 넘었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비트코인을 기업 자산으로 보유하고 있는 상장사는 전 세계적으로 141곳이 넘습니다. 이 중에서도 마이크로 스트레티지는 단연 1위입니다. 마라톤 디지털(MARA), 테더가 투자한 트웬티원(Twenty One), 라이엇 플랫폼스(Riot Platforms), 그리고 일본의 메타플래닛(Metaplanet) 등이 뒤를 잇고 있고요. 메타플래닛도 같은 날 797 BTC를 추가 매입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마이크로 스트레티지의 시가총액은 현재 약 1,200억 달러 이상으로, 회사가 보유한 비트코인의 순자산가치(NAV)를 크게 상회하는 프리미엄 상태입니다. 이런 ‘프리미엄 밸류’에 대해 일부 투자자들은 경계하지만, 다른 쪽에서는 마이크로 스트레티지의 낮은 부채비율과 향후 만기까지 여유 있는 자본 구조 덕분에 충분히 감당 가능하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마이클 세일러는 과거 파이낸셜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비트코인이 90% 하락한 상태로 4~5년 지속되더라도 마이크로 스트레티지의 자본 구조는 이를 버틸 수 있게 설계되어 있다고 말했습니다. 물론 주주들은 고통받겠지만요.
MSTR 주가는 올해 들어 50% 상승했습니다. 비트코인 상승률보다 높은 수치입니다.
자본 시장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하며 BTC 보유량을 늘리는 전략적 투자회사로, 사실상 세계 최대의 비트코인 펀드 역할을 하고 있는 마이크로 스트레티지. 앞으로도 어떤 방식으로, 얼마나 더 공격적으로 비트코인을 축적해 나갈지, 시장은 주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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