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날이 최근 스테이블코인 관련 상표권을 대거 출원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시장의 반응은 즉각적이었습니다. 7월 7일 오전 기준으로 다날의 주가는 전일 대비 13% 이상 급등하며 단숨에 시장의 중심에 섰고,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다시 한 번 가상자산 결제 시스템에 대한 기대감이 피어오르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이번 상표권 출원은 단순한 브랜드 확보 차원을 넘어, 제도화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국내 스테이블코인 산업을 선점하려는 선제적인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됩니다.
다날이 출원한 상표는 'Pitch', 'PCIK', 'KRWD', 'KRWS', 'PSC' 등 총 20개에 달하며, 명칭에서부터 블록체인 기반의 결제나 송금, 혹은 실물 경제와의 연결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이들 상표는 향후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제도권 안에 들어설 경우, 다날이 설계, 발행, 관리, 결제, 송금 등 전 과정을 아우르는 종합적 인프라 사업자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반영하고 있습니다. 과거 다날은 페이코인(PCI)이라는 자체 암호화폐를 활용해 이미 선불결제, 실물 결제, 온·오프라인 가맹점 결제를 가능하게 한 바 있고, 이후 페이코인 기반 실물카드도 발행하면서 실생활 결제 경험을 확보해 왔습니다.
그런 가운데, 현재 한국에서도 스테이블코인을 제도화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금융위원회는 최근 ‘디지털자산 기본법’에 스테이블코인 정의와 관리 기준을 포함시킬 것이라고 밝혔고, 한국은행 역시 스테이블코인이 금융시스템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분석 중입니다. 특히, 스테이블코인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 지급결제 인프라가 소비자 편익을 극대화하고 중개기관 없이 송금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금융당국은 관련 기술의 활용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습니다. 국내 대형은행들도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화폐(CBDC)와 연계 가능한 스테이블코인에 투자하거나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같은 분위기는 결제 인프라 기업인 다날에게는 분명한 기회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다날은 이러한 시장 흐름을 놓치지 않고 빠르게 상표권을 확보함으로써, 향후 제도화된 시장에서의 우위를 선점하려는 포석을 던졌습니다. 다날의 자회사 페이프로토콜 AG는 이미 스위스에서 라이선스를 취득하고 운영되고 있는 만큼, 글로벌 결제 표준에 맞춘 서비스 설계에도 용이한 환경을 갖추고 있습니다. 이번 상표권 출원은 단순히 기술적 실험의 연장선이 아니라, 사업화 실행력을 담보하기 위한 실질적 준비 과정이라는 점에서 기존의 테마주 급등과는 다른 차별화된 신호로 읽힙니다.
하지만 기업의 내실을 들여다보면, 다소 복합적인 상황이 공존합니다. 다날은 2024년 매출 686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소폭 감소했고, 2025년 1분기에는 매출이 약 566억원으로 이어지며 당기순이익은 –25억원을 기록해 다시 적자로 전환했습니다. 이는 엔터, F\&B, 렌탈 등 다양한 사업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면서도, 전체 매출 구조상 결제사업 의존도가 여전히 높기 때문에 외부 변수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큰 구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2024년 29억원 흑자 전환을 일군 경험을 바탕으로 비용 절감과 효율화를 꾸준히 진행하고 있으며, 주요 자회사들의 손실 폭도 줄어드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다날의 전략적 전환입니다. 단순한 PG(전자결제대행) 회사에서 벗어나, 블록체인 기반의 결제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의지를 실제 실행으로 옮기고 있다는 점입니다. 최근에는 선불결제 화이트라벨 서비스를 출시하면서, 외국인 대상 관광카드, 학비 결제, 포인트 결제 등 다양한 실물 서비스에 연동 가능한 모델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정부가 민간 중심의 스테이블코인 발행 및 운용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설계하고 있다는 점에서, 다날은 이 시장의 테스트베드가 될 수 있는 사업자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스테이블코인 산업은 글로벌 빅테크들도 주목하고 있는 분야입니다. 메타의 디엠(Diem), 페이팔의 PYUSD, 서클의 USDC 등 이미 다양한 실험이 글로벌에서 이루어지고 있고, 한국 역시 금융·IT기업 중심으로 빠르게 따라가고 있습니다. 다날이 이번에 선제적으로 상표권을 확보한 행보는 국내 기업 중에서 보기 드문 기민한 전략으로 평가되며, 스테이블코인이라는 ‘규제와 기술의 경계선’ 위에서 새로운 성장축을 만들어나가는 상징적인 사례가 될 수 있습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이 같은 움직임을 단기 재료로만 볼 것이 아니라, 중장기적으로 다날이 과연 실질적인 매출 기반을 얼마나 구축할 수 있을지, 그리고 규제 변화에 얼마나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을지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아직 스테이블코인 관련 법안이 정비되기 전이지만, 제도화가 본격화되는 순간 다날의 사전 포지셔닝은 상당한 시장 우위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결국, 기술적 기반과 제도적 준비 사이에서 얼마나 실질적인 수익 모델로 연결하느냐가 향후 다날의 주가 및 시장 평판을 결정짓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