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한강을 활용한 수상 대중교통을 구상한 건 2023년 3월 템스강에서 ‘리버버스’를 체험한 직후였습니다.
이후 한 달 만에 서울시는 한강 수상 교통망 구축 계획을 발표했고, 불과 몇 달 만에 관련 계획 수립과 MOU 체결까지 빠르게 진행됐습니다.

그 결과 2024년 11월, ‘한강버스’가 공식적으로 처음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당시 오 시장은 진수식 현장에서 베이글을 들고 “경치를 보며 식사와 업무가 가능할 것 같다”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정작 운항은 순조롭지 않았습니다.
당초 지난해 10월 예정이던 운항 일정은 올해 3월, 6월, 9월로 세 차례나 미뤄졌습니다.
핵심 원인은 선박 건조 지연이었습니다.
특히 가덕중공업이 맡은 4척의 선박은 제작 일정이 크게 밀려, 급기야 업체 변경까지 이뤄졌습니다.

새로 배정된 성진ENG가 공정률을 재확인한 결과, 일부 선박은 실제로 30%에 불과한 수준이었습니다.


반면 은성중공업이 맡은 나머지 선박들은 90% 이상 진척돼 대조를 보였습니다.
현재로서는 9월 운항 개시에 전부 투입되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더 큰 문제는 운항 간격과 환승입니다.
서울시는 출퇴근 시간 15분 간격을 계획하고 있지만, 12척을 모두 투입하지 못하면 그 자체가 어렵습니다.
또 선착장과 대중교통 간 연계가 미흡해 실질적인 교통 수단으로 기능하기엔 한계가 뚜렷합니다.


조직 체계도 문제입니다.
한강버스를 담당하는 부서는 ‘미래한강본부’로, 기존 육상 교통을 담당하는 교통실과의 유기적 연계가 부족합니다.
이런 구조로는 환승 등 종합 교통망 구축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습니다.

적자 발생 시 서울시 재정이 투입될 수 있다는 점도 우려됩니다.
이미 시 조례에는 적자 보전을 위한 지원 근거가 포함돼 있고,
실제로 운영 적자가 예측된다는 보고서도 존재합니다.


한강버스 사업비는 초기 542억 원에서 1,500억 원으로 크게 증가했습니다.
한강 위를 달리는 베이글 출근은 그림처럼 멋질 수 있지만,
대중교통으로서 실질적인 역할을 하려면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습니다.
시민의 세금이 투입되는 만큼 보다 냉철한 점검과 보완이 절실한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