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6월, 한국 수출이 미국발 관세 압박이라는 악재 속에서도 역대 6월 중 가장 높은 실적을 기록하며 의미 있는 성장을 이뤘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6월 수출액은 598억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4.3% 증가했고, 무역수지는 90억 8000만 달러 흑자로 2018년 9월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반도체가 견인한 수출 반등


수출 성장의 핵심 엔진은 단연 반도체였다. AI 인프라 확산에 따라 고대역폭 메모리(HBM), DDR5 등 고부가가치 메모리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며, 6월 반도체 수출은 149억 7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사상 최대 월간 수출액이다.

특히 엔비디아의 AI 가속기에 탑재되는 HBM 제품은 올해 생산분이 이미 매진되었고, 내년 공급 협상도 진행 중이다. DDR4와 DDR5의 가격 상승도 단가 상승에 일조했다. 이렇게 단가와 물량이 함께 상승한 덕분에 반도체가 전체 수출 회복을 이끌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자동차는 ‘엇갈린 성적표’


반면 자동차 수출은 지역별로 온도차가 뚜렷했다. 미국은 트럼프 행정부의 25% 품목 관세 여파로 수출이 18.4% 급감했다. 그러나 EU 지역에서는 전기차 중심으로 41.7% 급증했으며, 중고차 수출도 67.9%나 증가해 전체 자동차 수출은 전년 대비 2.3% 늘어난 63억 달러를 기록했다.

주요 수출시장 흐름과 리스크


미국과 중국향 수출은 다소 부진했지만, 동남아(ASEAN), 유럽연합(EU), 인도 등지에서 성장을 보였다. 특히 유럽은 전기차 수요 확대에 힘입어 수출 호조가 두드러졌으며, 인도와 동남아 지역은 반도체·석유제품 중심의 수출 증가가 눈에 띄었다.

하지만 긍정적인 흐름에도 불구하고 불확실성은 여전히 상존한다. 미국이 향후 상호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이 있고, 추가 품목 대상이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AI 반도체에 대한 수요가 계속 유지될지, 그리고 유가 등 대외 변수도 향후 수출 흐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결론: “기회와 리스크가 공존하는 분기점”


요약하자면, 반도체 중심의 수출 반등은 분명 고무적이지만, 자동차·철강 등의 전통 제조업은 관세로 인해 도전을 맞고 있다. 하반기에는 대미 통상 협상과 글로벌 수요 흐름이 한국 수출의 향방을 결정지을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기회를 놓치지 않으면서도, 리스크 대응에 주도면밀해야 할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