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표적인 모바일 주식 거래 플랫폼 로빈후드(Robinhood)가 본격적으로 유럽 시장 공략에 나서며 다시 한번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로빈후드는 2021년 IPO 이후 다소 주춤한 흐름을 보여왔지만, 이번 유럽 진출 본격화 소식과 함께 6월 마지막 거래일에 주가가 하루 만에 13% 이상 급등하면서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기존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성장해 온 로빈후드가 새로운 글로벌 시장에서 어떤 전략과 방향성을 보여줄지, 그리고 이 움직임이 장기적으로 기업가치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이번 주가 급등의 직접적인 촉매는 로빈후드가 암스테르담에 기반을 둔 암호화폐 거래소인 비트스탬프(Bitstamp)를 약 2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발표한 소식입니다. 비트스탬프는 유럽을 포함한 글로벌 암호화폐 거래 시장에서 이미 오랜 기간 신뢰를 쌓아온 사업자로, 영국과 유럽연합 규제 당국으로부터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있는 몇 안 되는 기업 중 하나입니다. 로빈후드는 비트스탬프를 통해 유럽 고객들에게 암호화폐 거래 서비스를 빠르게 확대할 수 있는 교두보를 확보함과 동시에, 자사의 글로벌 확장 계획에 중요한 실마리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그간 로빈후드는 미국 내 개인투자자 중심의 주식 및 옵션 거래 플랫폼으로 강력한 인지도를 쌓아왔지만, 미국 내 경쟁이 치열해지고 규제 리스크가 점점 커지는 상황에서 성장 정체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어 왔습니다. 특히 2021년의 ‘밈 주식’ 열풍과 게임스탑 사태 이후, 로빈후드는 개인투자자 보호를 둘러싼 논란의 중심에 섰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등 규제 기관들의 감시 대상이 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로빈후드의 이번 유럽 진출은 단순한 신시장 개척을 넘어, 규제 리스크 다변화와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라는 전략적 의미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더욱이 로빈후드는 최근 몇 분기 연속으로 실적 회복 흐름을 보이면서도, 여전히 시장에서는 성장성에 대한 갈증이 존재했습니다. 그러나 이번 유럽 공략과 비트스탬프 인수는 단기적인 이벤트 이상의 ‘게임 체인저’로 평가받고 있으며, 글로벌 투자자들의 시선이 다시금 로빈후드에 집중되는 계기를 만들었습니다. 특히 유럽은 미국과 달리 주식 거래 수수료가 비교적 높고, 모바일 친화적인 거래 플랫폼이 많지 않다는 점에서 로빈후드가 가진 ‘제로 커미션’ 전략이 강력한 차별점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큽니다.
로빈후드는 이미 2023년 말부터 영국에서 개인투자자 대상 주식 거래 서비스를 시범적으로 선보이며 유럽 진출을 준비해왔습니다. 그리고 2024년에는 EU 지역 확장을 위한 기술 인프라를 강화하고 현지 법률 자문 및 규제 대응 체계를 구축해왔습니다. 이번 비트스탬프 인수를 통해서는 단순히 암호화폐 거래 기능 확대를 넘어서, 로빈후드 브랜드 자체의 유럽 내 인지도 상승과 신뢰도 확보가 기대되고 있습니다. 비트스탬프는 이미 벨기에, 룩셈부르크, 독일, 이탈리아 등 다양한 유럽 국가에서 현지 규제를 준수하고 사업을 운영하고 있는 만큼, 로빈후드 입장에서는 규제 허들을 낮추는 효과도 얻게 되는 것입니다.
이번 인수와 동시에 로빈후드는 유럽 시장에서 ‘하나의 앱으로 주식과 암호화폐를 동시에 거래할 수 있는 통합 투자 플랫폼’이라는 포지셔닝을 강화할 계획입니다. 이는 미국 내에서 이미 검증된 로빈후드의 핵심 경쟁력이며, 유럽 시장에서도 젊은 투자자 층과 모바일 네이티브 세대를 중심으로 높은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유럽 각국에서도 개인투자자 중심의 자산 관리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고, 특히 ETF, 암호화폐, 리츠 등 다양한 자산군에 대한 투자 접근성을 높이고자 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는 가운데, 로빈후드의 등장은 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주목할 점은 로빈후드가 단순히 서비스 확장에 그치지 않고,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위상을 갖추기 위한 조직 개편과 경영 구조 재정비에도 나서고 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최근 로빈후드는 국제부문 전담 책임자를 신규 선임했고, 유럽 및 아시아 시장을 겨냥한 전략 파트너십 검토에도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한 유럽 시장에서는 향후 로컬 기업들과의 제휴를 통해 빠르게 로컬라이징을 추진하고, 고객 서비스와 운영 효율화를 극대화하겠다는 의지도 강하게 나타내고 있습니다.
시장 반응도 긍정적입니다. 투자자들은 이번 유럽 진출을 통해 로빈후드가 다시 한번 성장 모멘텀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있으며, 실제로 주가 역시 이 같은 기대를 반영해 강하게 반등했습니다. 특히 이번 상승은 단순한 기대감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사업 확대와 M\&A를 동반한 움직임이라는 점에서 펀더멘털에 기반한 ‘건강한 랠리’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로빈후드의 유럽 시장 진출은 단순한 해외 진출의 의미를 넘어서 회사의 장기 성장성과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있어 중요한 분기점이 될 수 있습니다. 미국 내 규제 강화와 경쟁 심화라는 제한된 환경에서 벗어나 글로벌 무대에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려는 로빈후드의 이번 행보는, 향후 다른 핀테크 기업들의 글로벌 전략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습니다. 로빈후드가 유럽 시장에서도 미국에서와 같은 혁신을 보여줄 수 있을지, 그리고 글로벌 종합 투자 플랫폼으로서의 입지를 얼마나 빠르게 구축해 나갈 수 있을지 계속해서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