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의 강자로 자리매김한 SK하이닉스가 내년 말부터 본격적으로 열릴 ‘고객 맞춤형(커스텀) HBM’ 시장에서도 압도적인 주도권을 잡을 것으로 보입니다.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MS), 브로드컴 등 거물급 고객사들을 일찌감치 확보하며, 2033년 약 179조 원 규모로 성장할 HBM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 준비를 마쳤습니다.

차세대 HBM 시장의 선두주자, SK하이닉스
SK하이닉스는 최근 엔비디아, MS, 브로드컴에 커스텀 HBM을 공급하기로 하고, 각 사의 요구사항을 반영한 설계 작업에 착수했습니다. 이는 지난해 8월 애플, MS, 구글, 아마존 등 M7 기업들로부터 커스텀 HBM 제작 요청을 받은 지 10개월 만에 구체화된 성과입니다. 특히 최대 고객사인 엔비디아의 납품 일정에 맞춰 다른 고객사들도 선정했다고 알려져, SK하이닉스의 전략적인 움직임을 엿볼 수 있습니다.
내년 하반기 첫 제품이 출시될 것으로 예상되는 커스텀 HBM은 7세대인 HBM4E부터 적용될 예정입니다. 이 맞춤형 제품의 핵심은 빅테크 기업들이 자사의 AI 서비스를 최대한 효율적으로 구동하기 위해 각기 다른 사양을 요구한다는 점입니다. 이를 위해 SK하이닉스는 세계 최대 파운드리 기업인 대만 TSMC와 손잡고 선단 공정 기술을 활용할 계획입니다.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과 미래 투자
현재 HBM 시장에서 SK하이닉스는 약 50%의 점유율로 삼성전자(30%)와 마이크론(20%)을 압도하고 있습니다. 최신 제품인 HBM3E만 놓고 보면 그 점유율이 70%에 육박합니다.
커스텀 HBM으로 가는 중요한 단계인 HBM4에서도 SK하이닉스는 가장 먼저 엔비디아에 샘플을 공급했으며, 올 하반기 양산에 들어갈 것으로 관측됩니다. 이를 위해 SK하이닉스는 충북 청주 M15X 공장을 최첨단 D램과 HBM 생산기지로 전환하고 20조 원을 투자하는 과감한 결정을 내렸습니다.
삼성전자도 커스텀 HBM 시장 공략 채비
물론 SK하이닉스만 고삐를 당기는 것은 아닙니다. 삼성전자 역시 커스텀 HBM 공급을 위해 여러 고객사와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근 글로벌 2위 AI 반도체 기업인 AMD에 HBM3E를 공급하며 기술력을 입증한 만큼, 조만간 HBM4와 커스텀 HBM 고객사를 확보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HBM4의 경우 브로드컴 및 AMD와 구체적인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커스텀 HBM 시장은 개별 고객사의 니즈에 맞춰 최적화된 성능을 제공함으로써 AI 시대의 핵심 동력으로 자리매김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