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가 최첨단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기술 및 설비 확보를 위해 국내외 사업장에 총 1조 2,600억 원을 투자합니다. 이는 중국 광저우 LCD 공장 매각 대금을 활용한 ‘리쇼어링(reshoring)’의 대표적인 사례로, 디스플레이 산업의 지각 변동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과감한 투자, 왜 지금일까?


LG디스플레이의 이번 투자는 크게 두 가지 방향으로 이루어집니다. 경기 파주 사업장에 OLED 신기술 설비 투자로 7,000억 원이 투입되며, 나머지 5,600억 원은 베트남 OLED 모듈 공장에 쓰일 예정입니다. 투자 재원은 지난해 중국 차이나스타(CSOT)에 광저우 LCD 공장을 매각하며 확보한 2조 2,466억 원 중 일부를 활용합니다.

그렇다면 LG디스플레이는 왜 지금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는 것일까요?

가장 큰 이유는 미래 디스플레이 시장의 핵심인 OLED 기술 주도권을 확고히 하려는 전략입니다. 한때 LCD 시장을 호령했던 한국은 중국 기업들의 거센 추격으로 LCD 주도권을 내주었습니다. 이제는 중국과의 기술 격차를 유지하고, 기술 유출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핵심 생산시설을 국내에 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특히, 저전력과 자발광이 특징인 OLED는 스마트폰, PC, 자동차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필수 디스플레이로 각광받고 있으며, 2028년에는 시장 규모가 약 10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됩니다. LG디스플레이는 이번 투자를 통해 TV용 대형 OLED 시장에서의 1위 입지를 굳건히 하고, 상대적으로 약했던 스마트폰, 태블릿 등 중소형 OLED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할 계획입니다.

‘중국’과 ‘LCD’ 버리고 ‘한국’과 ‘OLED’ 선택


LG디스플레이는 이번 투자를 통해 ‘중국’과 ‘LCD’를 정리하고 ‘한국’과 ‘OLED’에 올인하겠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던졌습니다. 이는 단순히 사업 재편을 넘어, 기술 유출 가능성이 낮은 국내에서 고부가가치 OLED 시장에 집중하여 중국과의 격차를 벌리겠다는 의지를 보여줍니다.

실제로 올해 1분기 9인치 이하 중소형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중국 기업의 합산 점유율은 이미 한국 기업을 앞질렀지만, 기술력에서는 여전히 한국이 우위에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LG디스플레이는 이러한 기술 우위를 바탕으로 프리미엄 제품군 개발에 집중하여 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입니다.

다른 기업으로 확산될까?


LG디스플레이의 이번 대규모 국내 투자는 이재명 정부의 첫 대규모 민간 투자 사례로 기록되었습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LG디스플레이의 움직임이 다른 국내 기업들에게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하고 있습니다.

최근 미·중 무역 분쟁 심화와 중국 공장 운영 리스크 증가, 그리고 정부의 국내 투자 독려 기조 속에서 SK그룹의 AI 전용 데이터센터 구축, 삼성전자, 현대자동차그룹 등 다른 대기업들의 국내 투자 확대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습니다.
LG디스플레이의 '한국 OLED' 올인 전략이 국내 첨단 산업 생태계에 어떤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지 앞으로가 더욱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