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에너빌리티의 시가총액이 최근 폭발적인 상승세를 보이며 드디어 셀트리온을 제치고 유가증권시장 시총 톱10에 진입했습니다. 연초 11조 원대였던 시가총액은 단기간에 35조 원을 돌파하며 코스피 시총 순위 10위 안에 이름을 올렸고, 이는 두산그룹 역사상 유례없는 쾌거입니다. 불과 1\~2년 전만 해도 구조조정 이슈와 채권단 관리를 받았던 그룹이었기에 이번 반전은 시장에서도 매우 상징적인 사건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두산에너빌리티 주가 상승의 핵심 배경은 ‘실적 기반의 수주 확대’입니다. 올 들어 해외 가스복합발전소 수주를 총 5건, 약 4조3,000억 원 규모로 따냈고, 베트남 오몬4 발전소 수주(약 9,000억 원), 사우디 루마1·나이리야1, 그리고 PP12 프로젝트까지 줄줄이 낙찰되면서 강한 펀더멘털 신뢰를 얻게 되었습니다. 이는 단순 기대감이 아닌 ‘실행 기반’의 실적 모멘텀으로, 기관과 외국인의 매수세를 이끄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원자력 사업 확대도 긍정적입니다. 체코 두코바니 원전 본계약 체결을 통해 유럽 시장 진출을 현실화했으며, 미국에서는 AI 및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확대에 따라 가스터빈과 원전의 병행 확대가 논의되고 있는 가운데 두산에너빌리티의 입지가 부각되고 있습니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이 원전 용량 4배 확대 정책을 공식화하며 관련 산업에 대한 투자 기대감이 커지고 있고, 향후 대선에 따라 미국 내 원자력 산업 정책이 우호적으로 흘러간다면 두산에너빌리티의 글로벌 수혜가 본격화될 수 있습니다.


가스터빈 분야에서도 국내 유일의 대형 모델 개발 역량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 진입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AI 산업이 성장하면서 데이터센터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그에 따른 전력공급 이슈가 부각되면서 친환경적이고 빠른 기동이 가능한 가스터빈 발전소의 역할이 점차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이에 맞춰 발전설비 포트폴리오를 유연하게 조정하며 시장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고 있습니다.


두산그룹 전체를 놓고 보면, 그동안 자구책과 구조조정을 통해 체질 개선을 진행했던 노력이 이제는 실질적인 결실을 맺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두산중공업 시절의 적자와 유동성 위기를 딛고, 핵심 계열사인 두산에너빌리티를 중심으로 그룹 재편이 성공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모습입니다. 두산밥캣과 두산퓨얼셀, 두산로보틱스 등 각 계열사들도 나름의 성장 동력을 확보하며 그룹 전체의 안정성과 확장성을 함께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최근 들어 외국인의 순매수도 지속되고 있으며, 이는 중장기적인 펀더멘털 변화에 대한 신뢰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됩니다. 특히 원전과 가스터빈처럼 정책과 밀접하게 연결된 산업에서 안정적인 수주를 이어가는 것은 단기 테마가 아닌 구조적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반면 급격한 주가 상승에 따라 밸류에이션 부담이 존재하고, 실적이 현재 주가를 정당화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여전히 일부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는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향후 관전 포인트는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하반기 추가 수주 여부입니다. 이미 발표된 대형 프로젝트 외에도 베트남, 사우디, 체코를 비롯한 다수 국가에서 새로운 발주가 예정돼 있어 향후 수주 공시 여부에 따라 모멘텀이 강화될 수 있습니다. 둘째, 실적 가시성입니다. 2024년 하반기부터는 본격적인 매출 반영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실제로 어느 정도의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을지 여부가 중요합니다. 셋째, 글로벌 정책 변화입니다. 미국, 유럽, 중동 등의 에너지 정책 흐름이 지속적으로 원전과 가스터빈에 우호적으로 유지되는지가 투자자 입장에서는 가장 중요하게 봐야 할 리스크이자 기회 요인입니다.


두산에너빌리티의 시가총액 급등은 단순한 투기적 상승이 아니라 그룹의 구조 개편, 기술 내재화, 수주 실적 기반의 체력 개선이라는 측면에서 충분한 의미가 있습니다. 원전 및 가스터빈 중심의 글로벌 에너지 전환 흐름에 있어 가장 주목받는 국내 기업 중 하나로 성장하고 있으며, 두산그룹 전체의 반등 서사를 완성하는 주역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흐름도 계속 주의 깊게 지켜볼 필요가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