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1. 8억 5천만 달러짜리 뉴스

2. 아처 에비에이션, 어떤 회사인가?

3. 대규모 자금 조달, 왜 필요했나

4. 주가가 추락한 진짜 이유

5. CEO의 자신감과 로드맵

6. 아처 에비에이션 전망


8억 5천만 달러짜리 뉴스

지난 주 아처 에비에이션이 이슈가 됐습니다. 회사가 8억 5천만 달러 규모의 새로운 주식 발행을 발표했기 때문인데요. 구체적으로는 주당 10달러8,500만 주를 새로 발행해 자금을 조달한다는 계획이었는데, 발표 직전 거래가보다 약 14% 낮은 할인된 가격이었습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투자자들은 즉각 반응했습니다. 주가는 하루 만에 약 15% 가까이 급락했는데요, 작년 12월 이후 가장 큰 일일 낙폭이었습니다. 투자자들 입장에선 새 주식 발행이 기존 주주의 지분 가치를 희석시키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이런 움직임은 어느 정도 예상된 결과였습니다.

한편, 거의 동시에 인도네시아에서 ‘런치 에디션(Launch Edition)’ 프로그램 파트너십을 새로 맺었다고 공개했는데요. 최대 50대의 Midnight 항공기를 공급하고, 단순한 에어택시를 넘어 물류·군사 지원·환경 모니터링까지 활용한다는 계획입니다.

주주들 입장에선 호재와 악재가 동시에 터진 셈인데, 전체 흐름을 살펴 보겠습니다.


아처 에비에이션, 어떤 회사인가?

혹시 아직 아처 에비에이션이 낯선 분들을 위해 간단히 설명드리겠습니다.

아처 에비에이션은 미국 실리콘밸리에 본사를 둔 eVTOL 기업입니다. eVTOL이란 ‘electric Vertical Take-Off and Landing aircraft’의 약자로, 전기로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도심형 비행 택시라고 보면 됩니다.

쉽게 말해, 헬리콥터처럼 수직으로 뜨고 내릴 수 있으면서도 전기 모터로 훨씬 조용하고 친환경적인 비행 택시를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

대표 기체는 ‘Midnight(미드나잇)’으로, 현재 FAA(미 연방항공청) 상업 운항 인증과 글로벌 시장 진출을 동시에 추진 중입니다.


대규모 자금 조달, 왜 필요했나

그렇다면 아처는 왜 갑자기 이렇게 큰 규모의 자금을 모으는 걸까요?

배경엔 최근 미국 정부의 새로운 항공 정책이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드론과 eVTOL 기술 개발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행정명령을 내렸습니다. 이에 따라 연방정부가 직접 민간 기업과 협력해 새로운 항공 기술을 상용화하는 연방 시범 프로그램(Federal Integration Pilot Program)을 시작했죠.

아처는 이 기회를 잡기 위해 자금을 충분히 확보해 개발, 인증, 양산 속도를 끌어올리려는 겁니다. 사실 아처는 올해 초에도 비슷한 이유로 3억 달러를 조달한 바 있는데, 이번에는 그 규모가 세 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죠.


주가가 추락한 진짜 이유

자, 근데 문제는 이 과정에서 생깁니다. 새 주식을 발행하면 기존 주주의 ‘파이’가 그만큼 나눠지기 때문에, 현재 주식의 가치가 희석(dilution)됩니다. 주식시장에선 흔한 자금 조달 방법이지만, 단기적으로는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기 마련이죠.

특히 아처는 최근 트럼프 행정명령 덕분에 주가가 단기간에 25% 넘게 상승한 상태였기 때문에, 일부 투자자들이 이 기회를 보고 이익 실현(차익 실현)을 한 것도 주가 하락에 영향을 줬습니다.


CEO의 자신감과 로드맵

다만 회사는 이번 조치가 필수적이었다는 입장인데요. 아처의 CEO 애덤 골드스타인은 이번 발표에서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습니다.

이번 트럼프 정부의 드론 및 eVTOL 관련 행정명령을 ‘게임 체인저’라 표현하며, 미국 정부와 긴밀히 협력해 기술 실증부터 상업 운항까지 선도하겠다는 목표를 재확인했죠.

특히 주목할 점은 ‘런치 에디션’ (Launch Edition) 프로그램입니다. 미국보다 먼저 해외 주요 도시에서 작은 규모의 상업 운항을 시작해 운영 경험을 쌓고, 이를 FAA 인증에도 활용하는 전략입니다.

현재까지 UAE(아부다비), 에티오피아(에티오피아항공), 그리고 이번에 인도네시아까지 총 세 곳이 이 파일럿 시장으로 선정됐습니다.

게다가 인도네시아 파트너십은 비행 택시 서비스 이상의 의미가 있는데요. 아처는 PT IKN이라는 국영 성격의 기업과 손잡고, Midnight 항공기를 도시 이동뿐 아니라 군사 물류, 상업 화물 운송, 환경 감시 등에도 활용할 계획입니다.

또한 새로운 수도 건설 프로젝트인 이부코타 누산타라(Ibu Kota Nusantara)를 지원하는 수송·감시 인프라로도 활용된다고 하는데요. 그냥 기체 판매로 끝나는 게 아니라, 소프트웨어(운항관리, 예약 앱)까지 패키지로 공급해 장기 서비스 매출을 노린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아처 에비에이션 전망

그렇다면 지금 시점에서 투자자들은 어떤 점을 주목해야 할까요?

첫째, 자금력은 충분합니다. 이번 조달로 회사는 총 약 20억 달러 규모의 현금을 확보하게 됐습니다. 덕분에 FAA(미국 연방항공청) 인증 획득, 양산 준비, 글로벌 운항 네트워크 구축까지 당분간 자금 걱정은 덜어놨습니다.

둘째, 기술 실현 가능성과 일정이 여전히 최대 변수입니다. 숏셀러(공매도 투자자)인 Culper Research가 최근에 의혹을 제기했듯, 실제 시험 비행 진척과 상업 운항 일정이 계획대로 이뤄질지가 중요합니다.

셋째, 단기적으로는 주가 변동성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주주 입장에서는 희석 리스크가 부담스럽지만, 장기적으론 정부 지원과 글로벌 수요 덕분에 성장 스토리는 살아있다는 평가도 많습니다.

정리하자면, 이번 자금 조달은 단기 주가 측면에선 뼈아픈 뉴스지만, 투자자 입장에선 단기 차익보다 2~3년 후 eVTOL 상업화가 현실로 다가올지를 중심에 두고 지켜보시는 편이 좋겠습니다.

여전히 적자 기업이지만, 강력한 자금력과 정부 정책 지원, 글로벌 파트너십을 무기로 도심형 항공 시장을 선점하려 하고 있는 회사 아처. 미래 교통 시장에 관심 있으시다면, 아처의 다음 FAA 인증과 상업 운항 소식을 꼭 주시해보시길 바랍니다.

앞으로도 중요한 뉴스나 대형 계약 소식이 나올 때마다 쉽게 풀어드리겠습니다. 궁금한 점이나 의견, 같이 토론하고 싶은 주제가 있다면 언제든지 댓글로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