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센트 재무장관 “감세법 통과 안 되면 2008 위기 다시 온다”

2025년 6월 11일 수요일 미국 증시는 현지 시간으로 오전까지만 해도 훈훈했습니다.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보다 낮은 2.4%를 기록했고, 변동성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물가는 2.8%로 3개월 연속 동일했죠.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미중 무역합의 내용이 지난달 발표된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는 점이 실망감을 줬고, 특히 재무장관의 발언이 결정타가 됐습니다.

재무장관 베센트는 “추가 관세 유예는 매우 가능성이 높다”고 발언하며 시장의 기대를 식혔고, 주요 지수는 하락 마감했습니다.

주요 지수 종가 (6월 11일 기준)

S&P 500 $SPY (▼ 0.29%) → 6,022

Nasdaq 100 $QQQ (▼ 0.34%) → 19,616

Dow Jones $DIA (▼ 0.00%) → 42,865

11개 섹터 중 4개가 상승했으며, 에너지(XLE ▲ 1.45%)가 가장 강했고, 소재(XLB ▼ 0.99%)가 가장 부진했습니다.

오라클, 다시 클라우드 전면에?

오라클은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발표하며 시간 외 거래에서 주가가 상승했습니다. 클라우드 인프라 부문 매출은 다소 아쉬웠지만, 투자자들의 관심은 ‘오라클이 다시 클라우드 강자로 부상할 수 있을까’라는 부분에 쏠렸죠.

CTO 래리 엘리슨은 “클라우드 인프라 성장률이 FY25 50%에서 FY26에는 70%를 넘을 것”이라고 밝혔고, CEO 사프라 캐츠는 “FY26의 주문 잔고(RPO)는 100%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습니다.

미중 무역 합의… 사실상 ‘되돌이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의 새로운 무역 틀에 합의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발표 내용만 보면 꽤 그럴듯했죠. 중국은 자석 및 희토류 자원을 ‘선납’ 방식으로 미국에 공급하기로 했고, 미국은 중국 유학생의 미국 대학 입학을 다시 허용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게다가 트럼프는 “우리는 총 55%의 관세를 얻었고, 중국은 10%뿐이다”라는 자신만만한 트윗도 날렸습니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이 55%라는 수치조차도 새로운 관세가 아닌, 기존에 있던 항목들을 더한 결과에 불과했습니다.

또한 새로운 무역 틀은 아직 중국 시진핑 주석의 최종 승인을 받아야 하며, 현재는 초안 단계입니다. 하지만 이번 합의가 발표되자 미국과 중국 모두 "이번엔 진짜 룰 어기지 않겠다"며 다짐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앞서 양측은 서로를 ‘속임수 쓴다’, ‘합의 위반’이라며 비난했던 터라, 이번 재협상은 일종의 ‘관계 리셋’이라고 할 수 있죠.

한편 베센트 재무장관은 이날 의회 청문회에 출석해 중국의 경제 구조 전환에 대해 언급했습니다. 그는 “중국이 수출 중심 제조업 모델에서 벗어나 내수 중심 소비 기반 경제로 전환할 수 있는 단 한 번의 기회"라며 강조하며, 미국의 관세 정책이 단기적 협박이 아니라 구조적 전환을 유도하는 목적임을 시사했습니다.

그는 또 향후 1개월 내 중국·영국을 제외한 18개 주요 교역국과의 협상이 중단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는데요. 글로벌 무역 환경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발언인데, 이 모든 논의의 바탕이 되는 트럼프 행정부의 감세안에 대해선 “만약 의회가 이 법안을 통과시키지 않으면, 2008년 금융위기 수준의 위기가 다시 올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민주당 측이 “감세안이 부자들에게 유리하고 메디케어를 깎으면서도 적자를 키운다”고 비판하자 이에 반박하며 나온 발언이었고, 시장에서는 재정 리스크와 정치 리스크를 동시에 인식하게 만든 이슈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