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희귀 유전질환 진단 시장을 혁신하고 있는 국내 기업 쓰리빌리언은 2016년 설립된 이후로 빠르게 세계적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회사 이름은 인간 유전체의 염기쌍 개수인 30억(3 billion)에서 유래했으며, 희귀 유전질환의 근본적인 해결을 목표로 기술 개발에 집중해왔습니다. 유전체 분석 분야는 방대한 데이터를 어떻게 빠르고 정확하게 해석하느냐가 핵심인데, 쓰리빌리언은 여기에 AI 기술을 접목해 다른 진단 기업들과의 차별화를 이뤄냈습니다. 일반적으로 유전체 정보 해석은 수작업으로 진행될 경우 며칠에서 몇 주가 걸리는 반면, 이 기업의 자체 개발 플랫폼은 수십만 개의 변이를 단 몇 분 안에 분석하고 병원성 여부를 자동으로 분류합니다. 특히 진단의 정확도와 속도 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Top‑5 유전자 변이의 병인 여부를 약 98% 이상의 정확도로 제시할 수 있는 것이 강점입니다.
희귀질환은 전 세계적으로 약 7,000여 종 이상 존재하지만, 대다수의 환자들이 제대로 진단받지 못한 채 수년을 방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글로벌 평균으로 봤을 때 희귀질환 환자가 확진을 받기까지 약 6\~7년이 걸리며, 확진율도 30%를 넘기지 못하는 현실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쓰리빌리언은 환자와 의료진이 직면한 문제를 기술적으로 해결하고 있으며, 전장엑솜시퀀싱(WES) 및 전장유전체시퀀싱(WGS)에 특화된 AI 기반 분석 서비스를 통해 희귀질환의 조기진단과 정확진단을 가능하게 만들었습니다. 진단 결과 리포트는 일반인도 이해할 수 있는 형태로 구성돼 있어 환자와 보호자에게도 실질적인 도움을 줍니다.
이 기업은 현재 미국, 유럽, 중동, 아시아 등 전 세계 60여 개국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400개 이상의 병원 및 연구기관과 협업을 맺고 있습니다. 2023년 기준 전체 매출의 약 40%가 해외에서 발생했고, 2024년 상반기에는 이 비중이 70%를 넘어서면서 글로벌 헬스케어 시장에서 빠르게 영향력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북미 및 유럽 시장의 매출 재구매율은 80%에 달하며, 단순 진단 서비스 제공을 넘어 제약사들과의 협력을 통해 신약 개발로의 진출도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글로벌 제약사와 공동으로 유전형 기반 질환 연구와 신약 타깃 발굴을 위한 공동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며, 향후 신약후보물질(Biologics)을 도출하는 AI 플랫폼으로 진화할 계획도 세우고 있습니다.
글로벌 희귀질환 진단 시장에서의 경쟁도 점차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글로벌 경쟁사 중 하나인 미국의 인비타이(Invitae)는 유전체 분석 기반 진단 서비스를 일반인 대상 소비자 친화형 형태로 확장하면서 미국 내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DTC(Direct-to-Consumer) 유전자 진단 기업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인비타이는 풍부한 임상 데이터와 연계된 유전체 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암, 심혈관 질환, 신경계 질환까지 분석 스펙트럼을 넓히고 있으며, 미국 보험사들과의 계약을 통해 의료 접근성을 높이는 전략을 펼치고 있습니다.
앰브리제네틱스(Ambry Genetics)는 미국 내 병원 및 의료기관 대상 유전 질환 진단 전문기업으로, 임상적 정확도를 강조한 진단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암 유전자 패널, 유전성 질환 패널, 전장엑솜 및 단일 유전자 분석 등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으며, 의사 중심의 B2B 플랫폼에 특화돼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특히 임상 유전학자들과의 협업을 통해 결과의 해석 수준을 높이고 있으며, 다수의 논문 및 유전체 기반 진단 가이드라인을 공동 개발한 이력도 있습니다.
독일 튀빙겐에 본사를 둔 CeGaT는 유럽에서 정밀의료 기반 희귀 유전질환 진단 분야의 강자로 꼽힙니다. 이 기업은 고도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유전자 패널, WES, WGS 분석을 모두 제공하며, 유럽 의료기관과의 긴밀한 파트너십을 통해 안정적인 수요 기반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특히 의료 데이터의 보안 및 규제에 민감한 유럽 시장에서 높은 수준의 개인정보 보호 및 품질 인증을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고객 신뢰도가 높습니다.
프랑스의 SeqOne은 최근 급부상 중인 AI 기반 유전체 분석 플랫폼 기업으로, 전장유전체 데이터를 빠르게 분석하고, 병원성과 연관된 유전자를 자동 추천하는 기술력을 바탕으로 유럽 내 병원들에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 기업의 강점은 AI 해석 엔진을 모듈화하여 병원이 자체적으로 진단 프로세스를 설계하고 적용할 수 있도록 한 플랫폼 접근 방식에 있으며, 진단뿐 아니라 암 유전자 분석, 유전 상담 툴까지 통합한 솔루션을 제공합니다.
중국의 BGI는 아시아 최대 유전체 분석 기관으로, 정부 프로젝트와 민간 진단 서비스 양축으로 빠르게 시장을 확장해 왔습니다. BGI는 초고속 유전체 시퀀싱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대규모 샘플을 빠르게 분석하고 진단하는 데 강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가격 경쟁력이 뛰어나 개발도상국 시장에서의 점유율이 높으며, 공공 의료기관과 연계한 희귀질환 진단 사업도 적극적으로 전개하고 있어 아시아권에서 쓰리빌리언의 직접적인 경쟁사로 꼽힙니다.
기술력 외에도 쓰리빌리언은 최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며 400억 원대의 자금을 유치했고, 이 자금은 미국 시장 진출과 치료제 공동 개발, 임상 데이터 통합 분석 시스템 개발 등에 투입될 예정입니다. 동시에 미국 CLIA, CAP 인증을 확보함으로써 미국 내 CLIA-certified 랩 설립을 준비 중이며, 글로벌 빅파마와의 협업을 통해 글로벌 진단-치료 통합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하고자 합니다. 특히 '단순 진단기업'을 넘어 유전체 기반 AI 플랫폼 기업으로서의 포지셔닝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수년 내 진단부터 치료제 타깃 제안, 나아가 신약 공동 개발까지 아우르는 풀 밸류체인 전략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쓰리빌리언의 향후 비전은 단순히 AI 기술을 접목한 진단 솔루션 제공을 넘어, 전 세계 희귀질환 환자들이 보다 빠르고 정확한 진단을 받을 수 있도록 돕고, 이들에 대한 치료 가능성까지 연결해주는 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입니다. 희귀질환의 정밀의료 시대를 선도하는 한국 기업으로서, 글로벌 헬스케어 산업 내에서의 입지는 계속 확대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쓰리빌리언은 AI와 유전체라는 두 강력한 기술 축을 바탕으로, 진단의 정확도·속도·경제성을 모두 갖춘 미래형 메디컬 플랫폼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