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산업은 1950년 설립 이후 반세기 이상 대한민국 섬유산업의 중추를 이끌어온 대표적인 종합소재 기업입니다. 나일론, 폴리에스터, 스판덱스 등 고기능성 합성섬유를 기반으로 섬유·화학 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으며, 고도화된 기술력과 안정적인 제조 기반을 바탕으로 국내외 시장에서 꾸준히 존재감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특히 1979년 국내 최초로 스판덱스 생산에 성공하면서 한국 섬유산업의 기술 자립과 수출 경쟁력 제고에 크게 기여한 기업이기도 합니다.


최근 태광산업이 다시 한 번 증시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6월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태광산업 주가는 전일 대비 5만 3,000원(5.32%) 오른 105만 원에 마감됐으며, 장중 106만 3,000원을 기록하며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습니다. 이는 지난 2022년 5월 9일(100만 1,000원) 이후 무려 3년 1개월 만에 종가 기준 100만 원선을 돌파한 것으로, 최근 들어 주가 회복세가 매우 가파르다는 점에서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이번 상승의 배경에는 태광산업이 ‘저PBR 테마주’로 부각된 것이 결정적으로 작용했습니다. 6월 5일 기준 태광산업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22배로, 시장 평가가 순자산 가치의 4분의 1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는 뜻입니다. 일반적으로 PBR이 1배를 밑돌면 기업이 청산될 경우 주주에게 돌아갈 자산 가치가 현재 주가보다 크다는 의미이므로, 투자자 입장에서는 가치주로서 재평가 기대감이 커지게 됩니다.


이러한 저평가 상태는 최근 정치권에서도 언급되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당시 금융투자업계를 만난 자리에서 “PBR이 낮은 기업들을 솎아내야 한다”고 강도 높게 발언한 바 있으며, 이 발언 이후 시장에서는 저PBR 종목들이 자산효율화, 주주환원 강화 등 주가 부양책을 추진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태광산업 역시 이런 기대감에 힘입어 4월 초 대비 약 60% 가까이 주가가 상승하며 대표적인 리레이팅 수혜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태광산업의 본격적인 정상화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서는 경영권 문제 해결이 선결과제라는 지적도 함께 제기되고 있습니다. 현재 태광산업의 최대주주는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이며, 그는 그간 사법 리스크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있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사법절차가 일단락되면서 그의 경영 복귀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습니다. 태광산업 2대 주주인 트러스톤자산운용은 이 전 회장이 적극적으로 경영 정상화에 나설 것을 공개적으로 요구하고 있으며, 경영 참여를 통한 지배구조 개편 및 적극적인 주주환원정책 도입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그간 태광산업은 안정적인 재무 구조와 원재료 가격 대응력, 우수한 기술 기반에도 불구하고, 그룹 차원의 리더십 공백과 비효율적 지배구조 문제로 인해 저평가 상태를 지속해왔습니다. 하지만 최근 주가 흐름은 이런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전환점이 될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주가 부양에 대한 압력, 정책적 기대감, 저평가 매력이 어우러진 지금의 구간은 태광산업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중요한 시기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향후 태광산업이 실제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자사주 매입, 배당 확대, 비효율 자산 매각 등 실질적인 액션을 취할 경우, 지금의 주가 반등은 일시적인 흐름에 그치지 않고 구조적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한 ESG 경영, 환경안전 투자 강화, 신소재 중심의 R\&D 확대 등 기존 사업의 내실화를 통한 경쟁력 강화 노력도 중장기적 기업가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태광산업은 섬유 및 화학이라는 전통 산업에 머무르지 않고, 친환경 신소재와 차세대 섬유 분야에서도 기술 개발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ESG 흐름 속에서 친환경 소재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태광산업이 관련 역량을 더욱 확대한다면 또 다른 모멘텀 확보도 가능할 것입니다. 기업의 체질 개선과 시장 기대가 맞물린 현재, 태광산업의 향후 행보는 단순한 재평가를 넘어 근본적인 가치 재창출의 여정이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