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1. 코어위브 계약 한 방으로 주가 폭등한 APLD

2. Applied Digital, 어떤 기업인가

3. 코어위브(CoreWeave)와의 70억 달러 계약

4. 코어위브가 APLD 지분까지 확보한 이유

5. 엔비디아가 설계한 AI 제국의 연결고리?

6. 아직 적자이긴 한데... 더 오를까?


코어위브 계약 한 방으로 주가 폭등한 APLD

2025년 6월 초, 어플라이드 디지털(Applied Digital Corporation, 나스닥: APLD)이라는 기업이 투자자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코어위브(CoreWeave)라는 AI 클라우드 기업과의 대규모 계약 체결로 하루 만에 주가가 50% 이상 뛰었고, 이후에도 상승세를 이어갔습니다.

게다가 그 뒤를 따라 나온 CoreWeave의 지분 보유 공시(SEC Form 13G)까지 나오면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데요. 고객이자 파트너인 CoreWeave가 Applied Digital의 주식을 상당량 보유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양 기업 간의 관계가 단순한 임대 계약이 아닌, 구조화된 협력 생태계로 재해석되기 시작했습니다.

코어위브는 최근에 다룬 기업이기도 한데, 빠르게 이슈 살펴보겠습니다.


Applied Digital, 어떤 기업인가

Applied Digital은 미국 텍사스를 본거지로 하는 인프라 기업입니다. 인공지능(AI)과 고성능 컴퓨팅(HPC)을 구동할 수 있는 ‘디지털 인프라’, 다시 말해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기업이죠.

어플라이드 디지털은 원래 암호화폐 채굴을 위한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던 곳이었는데요. 하지만 최근 몇 년 간 AI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이 회사도 방향을 틀었습니다. 이제는 ‘AI가 작동할 수 있는 공간과 전력을 안정적으로 제공하는 회사’로 탈바꿈 중인 거죠.


코어위브(CoreWeave)와의 70억 달러 계약

어플라이드 디지털이 코어위브와 맺은 계약은 규모와 구조 모두에서 이례적입니다. CoreWeave는 이번 계약을 통해 노스다코타 주 엘렌데일(Ellendale) 캠퍼스 내 250메가와트(MW) 규모의 전력 및 서버 인프라를 임대하고, 추가로 150MW까지 선택할 수 있는 옵션도 확보했습니다.

엘렌데일 캠퍼스는 어플라이드 디지털이 야심차게 개발 중인 AI 전용 데이터센터 클러스터인데요. 기존 데이터센터들이 여러 고객을 위한 범용 공간이었다면, 이 캠퍼스는 처음부터 AI 및 HPC를 위한 고밀도 컴퓨팅 환경을 염두에 두고 설계되었습니다.

최대 1기가와트(GW)까지 확장 가능하도록 계획되어 저렴한 전력 비용, 냉각에 유리한 기후, 그리고 빠른 구축이 가능하다는데, 어플라이드 디지털 측에선 이곳을 통해 코어위브뿐 아니라 향후 다양한 AI 기업들을 위한 기반 플랫폼으로 키우고자 하고 있습니다.

한편 코어위브와의 계약을 통해 어플라이드 디지털은 총 15년에 걸쳐 약 70억 달러의 매출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참고로, Applied Digital의 직전 분기 매출은 약 5,300만 달러에 불과했으므로, 이 계약 하나로 회사의 재무 구조 전체가 뒤바뀌는 수준입니다.

또 중요한 점은 이 계약이 ‘한 번의 공급’이 아니라 2025년 말부터 2027년까지 단계적으로 이루어지는 장기적인 공급 구조라는 것입니다. 이는 예측 가능한 매출 흐름이 생겼다는 의미이며, 기업가치 재평가의 충분한 근거가 될 수 있겠습니다.


코어위브가 APLD 지분까지 확보한 이유

이게 다가 아닙니다. 2025년 6월 4일, SEC에 제출된 Form 13G를 통해 CoreWeave는 Applied Digital의 지분 약 5.5%에 해당하는 1,306만 주를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공식적으로 공개했습니다. 이 지분은 시장에서 매입한 것이 아니라, ‘워런트’라는 형식으로 부여된 권리를 통해 취득한 것입니다.

워런트란 쉽게 말해, 미래에 특정 가격으로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입니다. Applied Digital은 CoreWeave와 데이터센터 계약을 맺는 조건으로, 주당 $7.19의 가격으로 1,306만 주를 매입할 수 있는 워런트를 발행했고, 이 워런트는 이미 전부 행사 가능 상태입니다.

더 흥미로운 건, 앞으로 CoreWeave가 추가 계약을 맺거나 기존 계약을 확장할 경우, 같은 조건으로 추가 워런트도 받을 수 있다는 구조입니다. 즉, CoreWeave는 Applied Digital의 성장을 함께 이끌고, 거기서 발생하는 이익에 ‘공동 이해관계자’로서 참여하는 구조를 만든 것이죠.


엔비디아가 설계한 AI 제국의 연결고리?

재밌는 건 CoreWeave와 Applied Digital 모두 Nvidia의 전략적 투자 대상이라는 건데요. Nvidia는 2025년 3월 기준으로 Applied Digital의 주식 약 770만 주, CoreWeave의 주식 약 2,420만 주를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Nvidia는 단지 GPU(그래픽 처리 장치)를 판매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자사의 칩이 안정적으로 돌아갈 수 있는 생태계 자체를 만들고 있는 것입니다. GPU를 사용하는 CoreWeave는 클라우드 AI 서비스 회사이고, 그 인프라를 제공하는 Applied Digital은 일종의 ‘AI 땅 주인’입니다. 이 둘은 Nvidia라는 핵심 공급자의 투자를 기반으로 연결된 셈입니다.


아직 적자이긴 한데... 더 오를까?

Applied Digital은 아직 이익을 내는 회사는 아닙니다. 최근 분기 기준으로 3,610만 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거든요. 그렇지만 조정 EBITDA(영업활동에서 발생한 현금 흐름 기준)로는 약 1,000만 달러의 흑자를 달성하며 턴어라운드를 시작했습니다.

중요한 건, 이번 CoreWeave 계약을 통해 앞으로 매 분기 수백억 원 단위의 예측 가능한 수익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여기에 추가 고객 유치나 리츠 전환, 확장된 데이터센터 개발이 더해지면, 재무 구조는 더욱 안정적으로 개선될 수 있겠죠.

문제는 지난 4월 초에 비해 주가가 이미 3배가 올랐기 때문에 급등세가 너무 무섭다는 건데요. 짧은 시간에 빠르게 올랐기 때문에 조정폭도 클 수 있겠으나, 단기적으로 어디까지 올라갈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다만 시계열을 넓혀 보면 이제 상승세가 시작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APLD는 과거에 암호화폐 관련주로 손꼽혔기 때문에 변동성이 매우 컸고 장기간에 걸쳐 발생한 하락세도 상당했었는데, 이번 상승으로 인해 저항을 뚫고 상승세로 돌입한 게 아니냐는 시각도 나오고 있습니다.

게다가 이번 계약 소식 덕분에 Applied Digital가 이제 더 이상 단순한 테마주가 아니라는 소리도 나오고 있는데요. CoreWeave와의 장기 계약, 워런트 기반의 지분 구조, 그리고 Nvidia의 투자라는 삼각 구도 속에서, 이 회사는 AI 시대의 실물 인프라를 구축하는 플레이어로 부상했다는 거죠.

만일 향후 CoreWeave가 지분을 늘린다든가, 아니면 다른 기업과 유사한 구조의 계약이 공시된다면 더 오를 수도 있겠지만, 우선은 현재의 급등세가 어디까지 이어지고, 이후 조정이 얼마나 발생하는지를 지켜봐야겠습니다.

과연 Applied Digital은 AI 인프라 기업으로서 성장을 거듭할 수 있을까요? 주주로서 의견 남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