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메타가 '20년 계약'을 선택한 이유
콘스텔레이션 에너지는 어떤 회사인가?
메타는 왜 지금 원전을 선택했을까
클린턴 원전, 폐쇄 위기에서 확장으로
이 계약이 콘스텔레이션에 미치는 영향
기술·AI·원전이 만나는 새로운 흐름
주가 반응과 향후 관전 포인트
메타가 '20년 계약'을 선택한 이유
2025년 6월 3일, 콘스텔레이션 에너지(CEG)는 메타 플랫폼스(META, 페이스북·인스타그램·스레즈의 모회사)와 20년간 전력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일리노이주에 위치한 클린턴 원자력 발전소에서 생산되는 전력 1,121메가와트(MW) 전량을 2027년 6월부터 메타에 공급하는 내용인데요. 이 계약으로 발전소의 존속뿐만 아니라 확장까지 추진하게 됐습니다.
AI 인프라 구축에 나선 빅테크들이 전력 수요를 어떻게 해결해나갈지 보여주는 상징적인 소식이라고 볼 수 있는데, 조금 살펴보겠습니다.
콘스텔레이션 에너지는 어떤 회사인가?
우선 기업 얘기부터 해보죠. 콘스텔레이션 에너지는 미국 최대의 무탄소 전력 생산 기업입니다. 원자력을 중심으로 수력, 태양광, 풍력 등 다양한 청정 에너지원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이 중에서도 핵심은 역시 원자력입니다. 24시간 안정적으로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콘스텔레이션은 디지털 인프라를 조용히 그리고 확실하게 떠받치는 기업이라고 보셔도 됩니다.
메타는 왜 지금 원전을 선택했을까
사실 메타와 콘스텔레이션 에너지 사이 이번 계약의 배경에는 AI 인프라의 폭발적인 확장이 있습니다. 메타는 전 세계적으로 AI 데이터 센터를 구축하고 있는데요. 이 시설들은 막대한 전력을 24시간 공급받아야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죠. 그런데 태양광이나 풍력만으로는 전력 공급이 일정하지 않기 때문에, 탄소 배출이 없는 동시에 항상 일정한 출력을 유지할 수 있는 원자력 발전이 가장 적합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사실 메타만 이런 선택을 하는 건 아닙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미 콘스텔레이션과 20년 계약을 체결했고,
구글은 차세대 원전 스타트업인 카이로스 파워(Kairos Power)에 투자하고 있고,
아마존은 소형 모듈 원자로(SMR)가 포함된 데이터 센터 부지를 인수하기도 했죠.
이렇게 빅테크 업계에서 원전은 이제 그냥 트렌드가 아니라 표준 전략이 되고 있습니다.
클린턴 원전, 폐쇄 위기에서 확장으로
이번 계약에서 주목할 점은 단순 공급 계약이 아니라는 겁니다. 계약 대상인 클린턴 클린 에너지 센터는 원래 2027년까지 운영 허가가 만료될 예정이었고, 일리노이 주의 보조금 프로그램(Zero Emission Credit, ZEC)도 종료될 예정이었습니다.
즉, 아무 조치가 없었다면 문을 닫았을 수도 있었던 발전소인데요, 이번 계약으로 전력 전량을 메타가 사들이면서 생존을 넘어 확장까지 추진하게 된 겁니다.
콘스텔레이션은 여기에 더해 30MW 규모의 설비 출력 향상(uprate)도 계획 중인데요, 이를 통해 일자리 약 1,100개가 유지되고, 매년 1,350만 달러의 세수가 유지되며, 향후 20년간 약 3,400만 톤 이상의 탄소 배출이 방지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 계약이 콘스텔레이션에 미치는 영향
이번 계약의 구체적인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사업 구조 상 매우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확보한 셈입니다.
이런 장기 계약을 전력구매계약(PPA, Power Purchase Agreement)이라고 부르는데요, 정해진 조건과 기간 동안 일정량의 전력을 공급하고 대금을 받는 구조이기 때문에 수익 예측이 훨씬 수월해지죠. 그리고 이는 곧 신규 투자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줍니다. 원전은 유지와 개보수에 막대한 비용이 드는데, 수익이 확정된다면 투자를 정당화하기가 훨씬 수월해지죠.
또한 메타와 같은 빅테크 기업과의 계약은 브랜드 이미지나 향후 수주 경쟁력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시그널이 됩니다. 콘스텔레이션이 “AI 인프라를 책임지는 청정 에너지 파트너”로 자리매김하는 계기가 될 수 있는 겁니다.
기술·AI·원전이 만나는 새로운 흐름
메타와 콘스텔레이션 에너지 사이 이번 계약은 전력 산업 전체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장면으로 보입니다.
2025년 5월, 트럼프 대통령은 원전 인허가를 간소화하고 우라늄 공급망을 강화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는데요, 2050년까지 미국의 원전 생산 용량을 4배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담고 있었습니다.
여기에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통한 원전 세액공제도 여전히 유지되고 있어서, 미국 내 원전 생태계 전반이 구조적인 성장 국면에 진입했다는 해석도 가능하죠.
결국 AI 데이터 센터가 늘어나면서, 그 전력을 감당하기 위해 원전이 디지털 인프라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겁니다. 예전에는 전기차 붐이 리튬 수요를 이끌었다면, 이제는 AI 붐이 우라늄 수요를 밀어올릴 가능성이 크죠.
주가 반응과 향후 관전 포인트
계약 발표 직후 콘스텔레이션의 주가는 장 초반 15% 가까이 급등했다가 이후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했습니다. 시장은 분명 흥분했지만, 동시에 현실적인 의문도 있었던 겁니다.
우선 이 계약은 2027년부터 본격 반영되기 때문에 단기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입니다.
또한 최근 두 달간 주가가 이미 40% 이상 상승한 상태여서, 단기 차익 실현 움직임도 있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콘스텔레이션 외에도 우라늄 관련 주식들—예: Uranium Energy Corp(UEC), Energy Fuels(UUUU), Centrus Energy(LEU)—이 일제히 상승한 걸 보면, 시장은 이 계약을 섹터 전체를 확인시켜주는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는 듯합니다.
앞으로 더 많은 기술기업들이 비슷한 방식의 계약을 체결할 수 있을지, 그리고 정부의 친원전 기조가 얼마나 유지될지가 관전 포인트가 되겠죠.
한편 콘스텔레이션은 더 이상 전통적인 유틸리티 기업이 아니라, AI 시대의 기반을 책임지는 전략적 파트너로 떠오르고 있는데요.
아직 시장에서는 그 장기적인 가치를 충분히 반영하진 않았을지 모르지만, 방향성만큼은 분명합니다.
원자력이 새로운 방식으로 재정의되고 있는 시점에서, 관련 산업과 기업 공부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