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적인 완구 및 게임 콘텐츠 기업인 손오공이 최근 폭스바겐 공식 딜러사인 클라쎄오토를 인수하면서 경영 정상화 및 실적 반등을 위한 새로운 발걸음을 내디뎠습니다. 이번 인수는 손오공이 에이플러스투자목적회사가 보유한 클라쎄오토 지분 90%를 99억 원에 매입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으며, 클라쎄오토의 실적은 올해 2분기부터 손오공의 연결 실적에 반영될 예정입니다. 클라쎄오토는 2005년 폭스바겐 공식 딜러사로 선정된 후 국내 1위 딜러사로서 꾸준히 명성을 이어온 업체입니다. 손오공은 이번 인수를 통해 기존 완구 및 게임 중심의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자동차 수입·판매업으로의 사업 다각화를 꾀하고 있습니다.
이번 인수와 함께 손오공은 경영권 교체와 대규모 자금 조달도 함께 추진하고 있습니다. 에이치투파트너스가 보유 중이던 손오공 주식을 에이치케이모빌리티컴퍼니에 매각하면서 경영권이 새로운 주주로 이전됐고, 신규 최대주주는 65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에도 참여해 오는 6월 18일 납입을 완료할 계획입니다. 동시에 320억 원 규모의 전환사채(CB) 발행과 기존 보유 CB 일부 매각 등을 병행해 재무구조 개선과 유동성 확보에도 나섰습니다.
그간 손오공은 주력 사업인 완구 및 게임 유통에서 실적 부진을 겪어왔습니다. 2022년 매출 667억 원에서 지난해 320억 원으로 매출이 절반 가까이 줄었고, 영업적자도 60억 원에서 95억 원으로 확대됐습니다. 마텔과의 유통 계약이 종료되면서 매출의 25% 이상이 사라졌고, 국내 아동 인구의 지속적인 감소도 악재로 작용했습니다. 본업 부진과 더불어 신사업으로 추진했던 2차전지 사업도 실패로 돌아가며 손오공의 재무 상태는 더욱 악화됐습니다. 지난해 설립한 자회사 손오공머티리얼즈를 통해 리튬 정제 사업에 진출했지만, 매출 없이 17억 원의 손실만을 떠안고 1년도 되지 않아 해당 법인을 12억 원에 매각했습니다.
이러한 경영상의 어려움 속에서 손오공은 이번 클라쎄오토 인수를 통해 새로운 수익원을 마련하고 기존 사업의 위축을 상쇄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손오공은 현재 닌텐도 스위치2와 같은 인기 게임기의 물량 확보와 캐릭터 완구, 미니카, 하비 상품 등 다양한 제품군을 바탕으로 소비자층을 넓히고 있습니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개비의 돌하우스’와 ‘블루이’, 자체 IP ‘쿵야’ 등의 캐릭터 완구는 물론이고, 타막웍스 미니카와 포켓몬 카드, 팝마트 로보샵 등의 수집 열풍을 반영한 상품도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특히 손오공은 전국의 대형 마트, 온라인 쇼핑몰, 도소매 상점 등을 아우르는 폭넓은 유통망을 기반으로 국내 엔터테인먼트 시장의 핵심 유통 플랫폼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손오공은 단순히 어린이를 위한 완구 기업이 아니라 전 연령층의 취향을 반영하는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변모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이번 유상증자와 CB 발행 등을 통한 자금 조달이 단기적으로는 재무 부담을 덜어줄 수 있겠지만, 결국 본업의 안정적인 매출 회복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실제로 이번 유상증자도 최초 목표 금액이었던 150억 원에는 미치지 못했고, 최종 조달액은 90억 원으로 축소되었습니다. 이 중 일부는 채무 상환에, 나머지는 운영 자금으로 투입될 계획입니다. 손오공은 급한 불을 끈 셈이지만, 지난해 기준 결손금이 768억 원에 달하고 매출이 반토막 난 상황에서, 앞으로의 재무 안정성을 보장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입니다.
게다가 정부가 내년부터 코스닥 상장사의 상장 유지 시가총액 요건을 150억 원으로 상향 조정하기로 함에 따라, 현재 180억 원 수준의 손오공 시총은 또다시 불안정한 경계선에 놓여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을 감안하면, 손오공의 경영진은 클라쎄오토 인수를 새로운 도약의 발판으로 삼아 기존 완구·게임 중심의 실적을 끌어올리고 신규 사업의 시너지를 통해 회사의 위기를 근본적으로 타개해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