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마지막 거래일이었던 금요일, 미국 증시는 전반적으로 소폭 하락하며 장을 마감했습니다.

다만 전체 5월 수익률을 놓고 보면 분위기는 매우 긍정적이었죠. 특히 S&P 500 지수는 6.15% 상승하며 30년 만에 5월 기준 가장 좋은 수익률을 기록했습니다.

이날 시장에서는 몇 가지 이슈가 주목받았는데요.

우선 백악관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가 함께 등장한 이색적인 PR 이벤트가 열렸습니다. 트럼프는 ‘그는 진짜 떠나는 게 아니다’라며 여운을 남겼고, 머스크는 공화당의 세금·지출 법안에 대한 비판에도 불구하고 백악관으로부터 ‘상징적 열쇠’를 받았죠. 일론 머스크가 지불한 정치 후원금 수백만 달러의 위력을 실감하게 하는 장면이었습니다.

한편, 장 마감 시점 기준으로 주요 지수와 ETF들은 다음과 같은 흐름을 보였습니다. 총 11개 섹터 중 7개 섹터가 상승 마감했으며, 유틸리티 섹터($XLU)는 +1.02%로 가장 강했고, 에너지 섹터($XLE)는 -0.89%로 가장 약한 흐름을 보였어요.

  • S&P 500 지수: ▼ 0.01% (5,912포인트)

  • 나스닥 100 지수: ▼ 0.32% (19,114포인트)

  • 다우존스 산업지수: ▲ 0.13% (42,270포인트)


폐 질환 치료제 실패…바이오 종목들 급락

금요일, 폐 질환 치료제를 개발 중이던 두 개의 바이오 제약사가 임상 결과를 발표했는데요. 기대를 모았던 치료제들이 임상 목표치를 충족하지 못하면서 주가가 급락했습니다.

먼저 서밋 테라퓨틱스($SMMT)의 주가는 무려 30% 이상 급락했는데요. 후기 임상 단계에 있었던 ‘이보네시맙(ivonescimab)’이 무진행 생존율(PFS)에서는 1차 목표를 충족했지만, 전체 생존율(OS)에서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개선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헤당 치료제는 비소세포성 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화학요법과 병행 투여됐는데요. FDA 승인을 받기 위해선 전체 생존율에서 좀 더 강력한 데이터가 필요하다는 점이 시장의 우려를 키웠죠. 서밋 측은 생물의약품 허가 신청(BLA)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시점은 제시하지 않았습니다.

또 다른 바이오 대형주인 리제네론($REGN)도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주가는 19% 이상 하락했는데요. ‘이테페키맙(itepekimab)’이라는 만성 폐쇄성 폐질환(COPD) 치료제가 두 개의 후기 임상시험 중 한 곳에서만 목표를 달성했기 때문입니다.

AERIFY-1 시험에서는 52주간 중등도 이상 악화 빈도가 27% 감소하며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결과가 나왔지만, AERIFY-2 시험에서는 동일한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죠. COPD는 일반적으로 ‘흡연자 폐’로 알려진 질병입니다.

시장에서는 리제네론과 공동 개발사인 사노피가 향후 FDA 승인을 받기 위해서는 추가 임상이 필요할 수도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다만 이번 임상이 코로나19 유행 시기에 진행되었기 때문에 결과에 왜곡이 있었을 수 있다는 점도 일부 긍정적으로 언급되고 있습니다.


인플레이션 거의 잡았지만…관세 리스크는 여전

5월 마지막 거래일이었던 금요일, 미국의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발표됐는데요. 연준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이 지표에서 인플레이션 진정 흐름이 확실히 확인됐습니다.

핵심(Core) PCE 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2.5% 상승하며 예상치에 부합했고요, 지난 4년간 가장 낮은 연간 상승률입니다. 헤드라인 PCE는 2.1% 상승하며 시장 전망치였던 2.2%를 소폭 밑돌았고, 월간 기준으로는 핵심과 전체 모두 0.1% 상승에 그쳤습니다.

이 수치만 보면 기준금리 인하 조건은 거의 충족된 셈인데요. 다만 시장은 여전히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강화 정책이 물가에 미칠 영향을 경계하고 있습니다. 만약 관세 요인이 아니었다면, 연준이 지금쯤 금리를 내릴 명분은 충분했을 겁니다.

무역 측면에서는 미국의 4월 무역수지 적자가 무려 45%나 축소됐습니다. 수입이 전월보다 700억 달러가량 줄어든 2,760억 달러, 수출은 1,880억 달러로 집계됐는데요. 미국 소비가 둔화되고 있다는 신호로도 해석될 수 있겠죠.

미중 무역 다시 흔들린다

금요일 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이 최근 체결한 예비 무역 합의를 위반했다며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이에 따라 90일간 유지되던 상호 보복관세 유예 조치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트럼프는 이날 집회에서 외국산 철강에 5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전격 발표했는데요.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졌다는 미 재무장관 스콧 베센트의 폭스뉴스 인터뷰 직후였습니다. 베센트 장관은 “향후 수 주 내로 트럼프와 시진핑 간 통화가 이뤄질 수도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죠.

중국은 곧바로 반박 성명을 냈습니다. 주미 중국대사관은 미국이 반도체 수출통제 등으로 일방적인 횡포를 부리고 있다고 비판했고요, 중국 상무부는 이를 두고 전형적인 일방주의적 ‘왕따’ 행위라고 직격했습니다.

여기에 엔비디아 CEO 젠슨 황도 참전했는데요. 그는 “AI 칩 수출을 막는다고 해도 중국의 기술 발전을 막을 수 없다”고 못박았습니다. 뭐, 어차피 수출 제한으로 80억 달러 손해를 보는 입장이라, 불만이 클 수밖에 없겠죠.


이날의 급등락 종목

팔란티어 주가는 새로운 연방 정부 프로젝트 계약 소식에 힘입어 신고가를 경신했습니다. 국세청(IRS)과 사회보장국(SSA)이 추가적인 데이터 분석 계약을 논의 중이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시장이 반응한 건데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팔란티어는 미국 국토안보부와 국방부 포함 총 1억 1,300만 달러 이상의 계약을 체결한 바 있습니다.

울타 뷰티는 1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를 뛰어넘었고, 연간 가이던스도 상향 조정하며 11.78% 급등했습니다. CEO는 “소비자들이 불확실한 시기에도 뷰티와 스킨케어는 줄이지 않는다”고 말했죠. 이번 실적 발표에서 연간 매출 전망을 115억~117억 달러로 상향했습니다.

갭(GAP)은 1분기 EPS 0.51달러, 매출 34.6억 달러로 시장 기대를 상회했지만, 2분기 매출 전망이 평탄하고, 관세로 1억~1.5억 달러 손실 가능성이 제기되며 20% 폭락했습니다. 투자자들은 마진 압박을 우려해 목표가를 줄줄이 낮췄습니다.

마벨은 데이터센터 시장에서 AI 수요 덕에 63%라는 엄청난 매출 증가를 기록했지만, 5.56% 하락했습니다. 1분기 매출은 18.95억 달러, EPS는 0.62달러로 기대치를 소폭 웃돌았지만, CEO가 “2분기에도 성장은 기대되지만 불확실성도 있다”고 밝힌 점이 부담으로 작용했죠.

양자컴퓨팅 기업 리게티 컴퓨팅은 최대 3억 5천만 달러 규모의 증자 계획을 발표하면서 7% 이상 하락했습니다.

사이버 보안 기업 Z스케일러는 3분기 매출 6.78억 달러(+23%), EPS 0.84달러로 모두 예상을 상회하면서 9.79% 상승했습니다. 스티펠은 목표주가를 295달러로, JP모건은 292달러, 모건스탠리는 280달러로 각각 상향 조정했습니다.

캐나다 대마초 기업 캐노피는 4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11% 감소한 6,500만 캐나다 달러, 순손실은 2억 2,150만 달러에 달했습니다. 국제 매출은 무려 35% 감소했고, 주가는 사실상 ‘증발’ 수준의 급락을 기록했습니다.

2025년 5월 30일 미국증시 뉴스레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