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세계 최대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가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뛰어난 실적을 발표하며 투자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습니다. 
미·중 간의 관세 정책 변화로 인한 실적 악화 우려가 있었지만, 엔비디아는 AI 반도체의 강력한 수요를 바탕으로 이를 정면 돌파하며 월가에 새로운 낙관론을 불어넣고 있습니다.

"글로벌 AI 수요는 여전히 매우 강력합니다"


엔비디아는 2026회계연도 1분기(올해 2~4월)에 440억 6000만 달러라는 경이로운 매출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69%라는 엄청난 성장을 보여주었습니다. 
주당순이익(EPS)도 0.96달러를 기록하며 월가 애널리스트들의 평균 추정치를 가볍게 뛰어넘었죠.
이러한 호실적의 주역은 단연 AI 반도체였습니다. 
AI 반도체 및 관련 부품을 포함하는 데이터센터 부문 매출은 무려 73%나 증가한 391억 달러에 달하며 전체 매출의 88%를 차지했습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엔비디아 AI 인프라의 글로벌 수요는 여전히 매우 강력하다"고 강조하며 AI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었습니다.

관세 우려를 뚫고 나아가는 엔비디아


흥미로운 점은 이러한 호실적이 대중국 AI 반도체 수출 제한 조치 속에서 나왔다는 것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엔비디아가 중국 수출용으로 개발한 H20 반도체에까지 수출 통제 조치를 내린 바 있습니다. 
엔비디아는 H20 반도체 재고로 45억 달러의 비용이 발생했으며, 수출 제한이 없었다면 25억 달러의 추가 매출을 올릴 수 있었을 것이라고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실적을 냈다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비록 엔비디아가 다음 분기 전망치(가이던스)를 시장 예상보다 소폭 낮게 제시했지만, 전문가들은 실제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미국의 중국 수출 규제가 앞으로는 제한적인 형태의 공급이라도 주가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AI가 이끄는 기술주의 새로운 시대


엔비디아의 이번 호실적 발표는 단순히 한 기업의 성과를 넘어, 주요 기술주들이 상승 모멘텀을 다시 한번 잡을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엔비디아가 글로벌 AI 수요를 실적으로 증명하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죠.
글로벌 자산운용사 메인스트리트리서치의 제임스 데머트 CIO는 "엔비디아의 호실적은 시장 전반에 걸쳐 낙관론을 되살리고 관세 관련 뉴스보다 AI로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도록 하는 장치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실제로 '매그니피센트7(M7)'으로 구성된 ETF는 최근 6개월간 상승세를 보이며 S&P500 지수 수익률을 웃돌고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기술주가 똑같은 성과를 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시장의 중심축이 관세에서 AI로 이동하고 있는 만큼, AI 관련 실적이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더욱 커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의 고태훈 본부장은 "밸류에이션이 전반적으로 높아진 만큼 작년처럼 모든 기술주가 상승 랠리를 펼치기는 어렵다"며, "AI 수익성을 증명한 알파벳과 마이크로소프트 등이 좋은 성과를 낼 것으로 보이지만 애플은 고전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