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그룹이 시가총액 100조 원을 돌파하며 삼성, SK, 현대자동차, LG에 이어 대한민국 재계 5위 그룹으로 도약했습니다.
이는 조선업 슈퍼사이클과 인공지능(AI) 붐에 따른 전력기기 수요 폭증이 맞물린 결과로 분석됩니다.

HD현대그룹의 10개 상장사 시가총액은 지난 5월 28일 장중 한때 102조 원을 기록하며 사상 처음으로 100조 원을 넘어섰습니다.
이는 작년 말 대비 25.0% 증가한 수치입니다.
비록 종가 기준으로는 97조 4,47억 원으로 다소 하락했지만, 3년 전 재계 순위 9위에서 5위로 껑충 뛰어오르는 저력을 보여주었습니다.
'쾌속 항해'의 비결: 조선업 호황과 포트폴리오 다변화
HD현대그룹의 이러한 성장은 크게 두 가지 요인으로 설명됩니다.
1. 조선업 슈퍼사이클 진입
조선 3사(HD현대중공업, HD현대미포, HD현대삼호)의 중간 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이 그룹 성장을 견인했습니다.
고부가가치 선박을 중심으로 3년 치 일감이 확보된 데다, 선박 가격도 2008년 9월 이후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올해 영업이익은 3조 5,702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는 2년 전보다 12.6배 증가한 수치입니다.
특히 2050년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한 글로벌 해운사들의 친환경 선박 발주 증가와 20~25년 주기의 선박 교체 시기가 맞물리면서 HD현대그룹은 LNG 선박 양산 기술력 등 친환경 선박 분야의 기술 격차를 바탕으로 큰 수혜를 입고 있습니다.
2.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 성공
과거 조선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던 HD현대그룹은 2014년 최악의 적자를 기록한 이후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했습니다.
- HD현대일렉트릭: 변압기 제조사인 HD현대일렉트릭은 AI 붐에 따른 전력기기 수요 폭발과 미국을 중심으로 한 노후 제품 교체 수요에 힘입어 시가총액이 2년 만에 687.6% 증가했습니다. 올해 영업이익은 9,170억 원, 내년에는 1조 원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 HD현대마린솔루션: 2017년 현대중공업에서 분사한 이 회사는 선박 유지보수, 벙커링 사업에서 친환경 선박 개조 사업 등으로 영역을 확장하며 매출이 10배가량 성장했습니다. 올해 영업이익은 3,624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 HD현대인프라코어: 두산인프라코어를 인수하며 건설기계 분야를 강화한 것도 주효했습니다. 이처럼 비(非)조선 계열사들은 올해 1조 7,000억 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전망되며 그룹의 '쾌속 항해'에 중요한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HD현대그룹의 시가총액 100조 원 달성은 불황기에 진행된 과감한 사업 재편과 미래 성장 동력 발굴 노력이 결실을 맺은 사례로 평가됩니다. 앞으로 HD현대그룹이 미국 해군 함정 수주와 해외 조선소 건조 등을 통해 '몸값'을 더욱 높여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