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애슬레저 시장은 최근 몇 년간 눈에 띄는 성장을 거듭해 왔습니다. 단순 운동복을 넘어 일상에서도 활용 가능한 디자인과 편안한 착용감을 앞세운 애슬레저는, 코로나19 이후 건강과 웰빙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하나의 ‘라이프스타일 패션’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젝시믹스와 안다르는 국내 시장을 양분하며 K-애슬레저의 대표 브랜드로 자리매김했지만, 올해 1분기 두 브랜드의 성적은 극명하게 엇갈렸습니다.


젝시믹스는 올해 1분기 매출 508억 원, 영업이익 8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각각 4.5%, 76.7% 감소한 실적을 내놓았습니다. 내수 시장에서 소비심리 위축과 이상기후가 겹친 탓이 컸습니다. 하지만 젝시믹스는 그간 체질 개선과 판관비 절감 노력을 지속해온 결과, 3월부터는 매출과 이익이 회복세로 돌아섰으며 창립 10주년 기념 프로모션을 통해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14% 증가하고 약 200만 장의 제품이 판매되며 반등의 모멘텀을 마련했습니다.


특히 해외 시장에서의 성과가 눈에 띕니다. 일본, 대만, 중국 등 기존 주력 시장에서의 수출액은 전년 대비 94% 이상 증가했으며, 인도네시아(147%), 몽골(77%), 호주(58%) 등 신흥 시장에서도 강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중국에서는 올해만 12개 매장을 오픈해 총 50개 매장 출점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하반기에는 3\~4선 도시로도 확대할 계획입니다. 중국의 소비 회복세와 한한령 해제 기대감이 맞물리며, 젝시믹스의 중국 전략이 중장기적으로 주효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반면 안다르는 1분기 매출 467억 원, 영업이익 21억 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매출은 34% 증가, 영업이익은 소폭 감소하며 안정적인 실적을 냈습니다. 특히 러닝, 골프, 비즈니스 애슬레저, 언더웨어, 키즈 등 다양한 카테고리의 신제품 출시와 수입 프리미엄 원사 기반 원단 개발로 제품력과 디자인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하며 고객층을 확대해 왔습니다.


해외 진출에서도 의미 있는 진전을 보였습니다. 일본 이세탄 백화점에서 팝업스토어 운영을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인 데 이어, 호주 시드니의 웨스트필드에 첫 단독 매장을 오픈하며 고소득 국가 공략에 나섰습니다. 특히 현지인 중심의 첫날 매장 반응이 뜨거웠다는 점에서 향후 확장이 기대됩니다. 2분기에는 미국 온라인몰 론칭을 앞두고 있어 북미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확보할 계획입니다.


이러한 젝시믹스와 안다르의 해외 성과는 K-애슬레저 브랜드로서의 위상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으며, 국내 시장의 성장 한계를 뛰어넘기 위한 전략으로 작동하고 있습니다. 특히 안다르의 경우 프리미엄 키즈 라인 론칭을 통해 가족 단위 고객 확보에도 나섰고, 젝시믹스 역시 운동 중심의 키즈 라인을 선보이며 미래 소비층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한편, 국내 애슬레저 시장이 성장함에 따라 글로벌 경쟁도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최근 미국 프리미엄 애슬레저 브랜드 ‘알로요가(Alo Yoga)’는 서울 강남 도산공원에 170평 규모의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고, 롯데백화점 본점과 더현대 서울에도 입점할 계획입니다. 블랙핑크 지수, BTS 진 등을 앰버서더로 앞세운 글로벌 마케팅과 함께 국내 시장 공략에 속도를 높이고 있으며, 높은 단가와 럭셔리 브랜드 이미지를 내세워 기존 국내 브랜드와 차별화를 꾀하고 있습니다.


알로요가는 미국에서만 약 100여 개의 매장을 운영 중이며, 캐나다, 영국, 이스라엘, 쿠웨이트, 태국 등에도 진출해 있습니다. 2022년에는 매출 10억 달러를 넘기며 전년 대비 두 배 성장을 기록했고, 한국 시장에서도 고성장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룰루레몬 또한 국내에서 전년 대비 30% 이상 성장한 1,567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존재감을 드러냈고, 자라(ZARA), H\&M 등 글로벌 SPA 브랜드들도 고기능성 애슬레저 라인을 앞다퉈 선보이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처럼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젝시믹스는 차별화된 색감과 디자인, 안다르는 ‘테크니컬 애슬레저’라는 브랜드 포지셔닝을 내세워 각자의 강점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또한 두 브랜드 모두 러닝웨어 등 기능성과 스타일을 동시에 갖춘 제품 개발에 집중하면서 MZ세대의 실용적 소비 성향에 부응하고 있습니다.


애슬레저 시장은 앞으로도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보입니다. 퓨처마켓인사이트에 따르면 글로벌 애슬레저 시장은 2024년 3,967억 달러에서 2034년 9,20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며, 한국은 연평균 11%라는 세계 최고 수준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국내 애슬레저 시장이 단순한 유행을 넘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는 가운데, 젝시믹스와 안다르의 성장은 K-패션의 글로벌화 가능성을 보여주는 좋은 예입니다. 경쟁이 격화되는 환경 속에서도 이들이 보여주는 기민한 제품 전략, 해외 진출 확대, 고객 기반 다변화는 앞으로도 많은 브랜드들이 참고할 만한 성공 공식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