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1. 리게티 컴퓨팅 살펴 보기

2. 미국 정부가 직접 뽑은 양자 기업?

3. “올해 안에 100큐비트 간다"?

4. 전선 없이 조종하는 큐비트? 광신호 실험의 충격 결과

5. 퀀타(Quanta)와의 전략적 파트너십

6. 적자 나도 괜찮다? 리게티 실적의 숨은 속사정

7. 팔 걷어붙인 정부, 그런데 예산이 아직 통과 안 됐다?

8. 리게티 컴퓨팅 전망


양자 컴퓨팅 분야의 선두 주자 중 한 곳으로 알려진 리게티 컴퓨팅(RGTI)이 2025년 1분기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매출 자체는 150만 달러로 비교적 적었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몇 가지 의미 있는 진전이 있었는데요.

이번 분기 리게티는 세 가지 중요한 영역에서 뚜렷한 진척을 보였습니다.

첫째, 미국 국방 고등 연구 계획국(DARPA)의 양자 기술 프로젝트에 선정되었고요.

둘째, 자체 칩렛(chiplet) 구조를 활용해 올해 안으로 100큐비트를 넘는 시스템을 선보일 계획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광신호 기술을 통해 대형 양자 컴퓨터의 기술적 한계를 넘어서기 위한 발판을 마련했죠.

여기에 대만의 퀀타 컴퓨터(Quanta Computer)로부터 3,500만 달러의 전략적 투자를 유치하고, 미국과 영국 정부의 기술 지원 프로젝트에 잇따라 참여하게 되면서 리게티는 지금까지 중 가장 중요한 분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리게티 컴퓨팅 살펴 보기

기업 간단히 설명드리겠습니다.

리게티 컴퓨팅은 미국 캘리포니아 버클리에 본사를 둔 양자 컴퓨터 개발 회사입니다. ‘풀스택 양자 컴퓨팅’ 기업인데요, 그냥 양자 칩만 만드는 게 아니라, 이를 구동하는 소프트웨어, 제어 시스템, 그리고 클라우드 인프라까지 직접 개발한다는 뜻입니다.

리게티는 초전도 큐비트를 기반으로 양자 칩을 개발하고 있으며, 절대온도에 가까운 초저온에서 전류 손실 없이 동작하는 특수한 환경에서 이를 제어하고 운용하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가 직접 뽑은 양자 기업?

이번 분기 리게티 컴퓨팅에서 가장 눈에 띄는 뉴스는 바로 미국 DARPA의 양자 벤치마킹 프로젝트에 선정되었다는 사실입니다.

DARPA는 미국 국방부 산하의 첨단 기술 개발 조직인데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유틸리티급 양자 컴퓨터’, 즉 실제로 기존 컴퓨터보다 실용적으로 우위에 있는 시스템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선정된 기업은 약 15곳인데, 그 중 초전도 큐비트 기술을 활용하는 기업은 리게티, IBM, HP 세 곳뿐이라고 합니다. 현재 진행 중인 A단계는 6개월간의 성과 평가 기간이며, 성과에 따라 더 큰 예산이 투입되는 B, C단계로 진입할 수 있게 됩니다.

최대 100만 달러짜리 계약인데, 미국 정부가 리게티의 기술력을 인정하고 국가 프로젝트에 포함시켰다는 자체가 상당히 의미 있는 신호라 볼 수 있겠습니다.


“올해 안에 100큐비트 간다"?

한편 리게티 컴퓨팅은 양자 컴퓨터의 확장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칩렛 '구조를 도입하고 있습니다. 칩렛은 작은 칩 여러 개를 서로 연결해 하나의 시스템으로 작동하게 만드는 방식인데요. 기존에는 하나의 큰 칩 안에 큐비트를 모두 집어넣는 방식이었지만, 이 방식에는 물리적 한계가 있었죠.

리게티는 이미 9큐비트짜리 칩렛 두 개를 성공적으로 연결한 바 있으며, 올해 중반까지는 4개의 칩렛을 사용한 36큐비트 시스템을 선보이고, 연말까지는 100큐비트 이상을 구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정확도’인데요. 큐비트는 민감하기 때문에 계산 정확도인 ‘게이트 피델리티’가 높아야 의미가 있거든요. 리게티는 99.5%에서 99.7% 수준의 정확도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 수치가 현실화된다면 업계에서도 손꼽히는 수준이 되겠죠.


전선 없이 조종하는 큐비트? 광신호 실험의 충격 결과

지금까지 양자 컴퓨터는 큐비트를 제어하기 위해 마이크로파 신호를 쓰고 있었고, 이를 전달하기 위해 복잡한 동축 케이블(coax cable)이 사용되었습니다. 문제는 큐비트 수가 수천 개로 늘어나면 이 케이블이 너무 많아져서 냉각 시스템이 감당할 수 없다는 점이죠.

리게티는 하버드, MIT, 시카고대 등과 함께 광신호를 활용한 제어 기술을 실험했고, 그 성과가 Nature Physics라는 학술지에 실렸습니다. 광섬유로 큐비트를 제어할 수 있다면 공간도 덜 차지하고 열도 덜 발생하기 때문에 훨씬 더 실용적인 양자 시스템을 만들 수 있다고 하는데요.

해당 기술은 현재 실험 초기 단계지만, 3~4년 안에는 실제 제품 로드맵에 반영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합니다.


퀀타(Quanta)와의 전략적 파트너십

한편 대만의 서버 제조업체인 퀀타 컴퓨터는 지난 4월 리게티에 3,500만 달러를 투자했는데요. 그냥 자금 유치가 아니라 전략적 파트너십으로 봐야 합니다.

퀀타는 앞으로 5년간 리게티와 함께 양자 컴퓨터의 '비QPU 하드웨어', 즉 제어 시스템, 냉각 장치, 케이블, 섀시 등을 함께 개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총 투자 예정 금액은 2억 5천만 달러입니다.

이 말인즉슨, 리게티는 이제 핵심 기술인 QPU(양자 프로세서 유닛)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고, 퀀타는 자사의 대량 생산 노하우를 적용해 주변 하드웨어를 책임지게 되는 건데요. 기술적 완성도와 사업화 속도 모두에서 큰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는 구조로 보입니다.


적자 나도 괜찮다? 리게티 실적의 숨은 속사정

앞서 언급했듯 리게티 컴퓨팅의 1분기 매출은 150만 달러에 그쳤습니다. 전년 동기 대비 절반 수준인데요, 리게티는 현재 대부분의 매출이 정부 연구 계약에서 나오는 구조다 보니, 매출이 고르지 않고 분기별로 ‘들쭉날쭉’할 수밖에 없습니다.

운영비는 2,210만 달러로 전년보다 증가했는데, 주된 이유는 연봉 인상, 신규 채용, 그리고 스톡옵션 관련 세금 때문입니다. 다만, 회계상 비현금 이익 덕분에 4,260만 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했습니다. 실제로 돈을 번 건 아니고, 금융 파생 상품의 가치가 변동되면서 장부상 이익이 난 것이죠.

긍정적인 건, 퀀타의 투자 덕분에 4월 말 기준 2억 3,770만 달러의 현금 및 유동자산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단기간 내 추가 자금 조달 없이도 기술 개발에 집중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긴 셈이죠.


팔 걷어붙인 정부, 그런데 예산이 아직 통과 안 됐다?

한 가지 변수는 미국 국가 양자 이니셔티브(NQI) 법안의 재승인 지연입니다.

해당 법안은 미국 내 국립 연구소나 대학 연구소에 양자 컴퓨터 관련 예산을 제공하는데, 1년 넘게 의회에서 통과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리게티를 포함한 여러 업체들이 이 법안의 통과를 기다리고 있지만, 예산이 집행되기까지는 법안 통과 후에도 몇 달이 더 걸릴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리게티의 장비 수요는 늘고 있음에도, 실제 주문이 나오지 않는 '수요 정체' 상태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다행히 국방부(DOD) 쪽 예산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 DARPA나 공군연구소(AFOSR) 등과의 프로젝트는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고 합니다.


리게티 컴퓨팅 전망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술 중심의 투자를 고려한다면, 리게티 컴퓨팅은 분명 흥미로운 후보이긴 합니다.

칩렛 기반의 확장 로드맵이 구체적이고, DARPA, NQCC 등 정부와의 프로젝트가 활발하며, 퀀타라는 대형 제조 파트너와 손을 잡았고, 풍부한 현금 보유로 당분간 자금 조달 압박도 없습니다.

물론 여전히 불확실성은 크지만, 양자 컴퓨팅이라는 분야 자체가 그런 곳이죠. 그 가운데서도 리게티는 그나마 가능성이 가장 현실적인 기업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문제는 매출이 미미하게 발생하는 기업임에도 불구하고 밸류에이션이 어마어마하다는 건데요. 현재 시총은 34억 달러 정도이고, 지난 1년 간 1000% 가까이 주가가 상승했습니다. 지난 1달만 해도 50%가 올랐죠.

게다가 리케팅 컴퓨팅은 여전히 연구개발 중심의 구조인 회사입니다. 회차 측의 판단에 따르면 진정한 양자 우위(quantum advantage)는 3~5년 후에야 실현될 전망인데요. 그 전까지 미국 주식 시장이 bull 상태를 유지한다면 모멘텀 플레이가 될 수도 있어 보이나, 워낙 변동성이 큰 종목이기 때문에 매크로 환경 역시 주시해서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여러분은 리게티 컴퓨팅의 전망을 어떻게 보시나요? 주주로서 의견 남겨주시면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