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은 전기차 및 에너지저장시스템(ESS) 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배터리 제조사로,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성장과 함께 기업 가치 역시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2025년 1분기에는 매출 6조 3천억 원, 영업이익 3,750억 원을 기록하며 전 분기 대비 흑자 전환에 성공했습니다. 이는 수익성 중심의 포트폴리오 조정과 원가 구조 개선, 북미 지역 수요 회복에 힘입은 결과입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특히 북미 시장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미국 미시간 공장에서 LFP(리튬인산철) 배터리의 조기 생산을 확정하고, 당초 신설을 계획했던 애리조나 ESS 배터리 공장은 수요 둔화와 거시경제 리스크를 반영해 일시 중단한 상태입니다. 이는 설비 투자 효율성을 높이고, 불확실성이 큰 환경에서 보다 유연한 생산 전략을 펼치기 위한 선택으로 해석됩니다. 또한 전기차와 ESS의 기술을 분리하여 각각 수익성이 높은 쪽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적 판단이기도 합니다.
기술력 확보 또한 지속되고 있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GM과 함께 리튬 망간 리치(LMR) 배터리를 공동 개발 중이며, 이는 코발트 사용을 줄이면서도 고에너지 밀도를 구현할 수 있어 차세대 주력 기술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LMR 배터리는 400마일 이상의 주행거리 달성이 목표이며, 2028년부터 GM의 미국 내 울티움 셀즈(Ultium Cells) 공장에서 상업 생산될 예정입니다. 이를 통해 친환경성과 생산 단가 절감을 동시에 추구하며 글로벌 배터리 기술 트렌드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ESG 측면에서도 LG에너지솔루션은 선도적인 입지를 다지고 있습니다. 캐나다의 ESG 전문 평가기관 Corporate Knights가 선정한 ‘2025년 세계에서 가장 지속가능한 100대 기업’ 순위에서 12위를 차지하며, 배터리 제조사 중 최고 순위에 올랐습니다. 이 평가는 온실가스 감축, 에너지 효율, 자원 사용 최적화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반영한 결과이며, LG에너지솔루션의 장기적인 환경·사회적 책임 경영 전략이 글로벌 시장에서도 긍정적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방증입니다.
하지만 시장은 녹록지 않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판매가 성장세를 이어가고는 있지만, 소비자 수요의 변동성은 여전히 존재하며, 최근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전기차 캐즘(chasm)'이라는 표현이 등장할 정도로 수요 둔화 조짐도 감지되고 있습니다. 전기차 기술 수용의 초기 시장과 대중 시장 사이의 간극이 커지고 있다는 의미로, 충전 인프라 미비, 차량 가격, 주행거리 불안 등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가 전기차보다 더 가파르게 늘고 있으며, EV 구매 의향층 비율은 전년 대비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 같은 흐름은 배터리 업계 전반에 영향을 주고 있으며, 글로벌 리더인 LG에너지솔루션도 이에 따라 투자 전략을 조정하고 있습니다. 전기차 수요가 일정 수준에 도달할 때까지는 보수적인 투자 전략과 효율 중심의 운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하고, 중장기적으로는 기술 차별화와 파트너십 확대를 통해 시장 내 우위를 더욱 공고히 하겠다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경쟁사들과의 비교에서도 LG에너지솔루션의 위치는 뚜렷합니다. 중국의 CATL은 여전히 출하량 기준 세계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으며, 가격 경쟁력과 빠른 양산 속도로 시장을 장악하고 있습니다. 특히 LFP 배터리 기술에서는 CATL이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는데, 미국 시장에서의 입지는 IRA(인플레이션 감축법)에 따라 제한적입니다. 미국 정부는 IRA를 통해 중국산 부품 및 소재가 포함된 배터리에 대해 세액 공제를 제한하고 있는데, 이는 CATL과 같은 중국 기업에게는 진입장벽으로 작용하지만, 미국 내 생산 거점을 다수 보유한 LG에너지솔루션에게는 상대적인 이점이 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은 2024년 미국 대선을 앞두고 더욱 주목받고 있습니다. 만약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할 경우,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되고 중국 기업에 대한 규제가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큽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러한 가능성에 대비해 북미 내 생산능력을 확충하고 있으며, 고객사들과의 긴밀한 협업을 통해 미국 정부의 정책 변화에도 유연하게 대응하고자 합니다. IRA와 같은 정책은 LG에너지솔루션에게는 리스크이자 기회로 작용하며, 현지화 전략과 공급망 재편, 원재료 내재화 등을 통해 경쟁사 대비 우위를 더욱 강화할 수 있는 기반이 됩니다.
국내 경쟁사인 SK온과 삼성SDI도 각각 Ford 및 BMW 등과의 협력을 통해 고성능 배터리 개발에 집중하고 있으며, 특히 삼성SDI는 원통형 배터리 시장 확대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들과 비교했을 때 LG에너지솔루션은 고객군의 다변화, 소재 및 기술 포트폴리오의 균형, 북미 현지 생산 역량 측면에서 보다 견고한 입지를 확보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처럼 LG에너지솔루션은 시장 불확실성 속에서도 기술, 파트너십, 정책 대응력에서 탄탄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배터리 산업을 선도하고 있습니다. 향후에는 배터리 재활용, BaaS(Battery as a Service)와 같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확대, AI 기반 생산성 향상 등도 함께 추진하면서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어갈 계획입니다. 지금은 전환기의 정중앙에 있지만, 그 안에서도 방향성을 명확히 설정하고 실행하는 LG에너지솔루션의 행보는 향후 글로벌 배터리 시장의 중심을 이끌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