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은 2025년 1분기에 연결기준으로 매출 2조8,547억 원, 영업이익 6,139억 원, 순이익 7,397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3%, 51%, 52% 증가한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영업이익률은 21.5%로, 지난해 1분기보다 4%포인트 상승하여 글로벌 해운업계 평균을 상회하는 높은 수익성을 유지했습니다.


이러한 호실적은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가 지난해 1분기 평균 2,010포인트에서 올해 1분기 평균 1,762포인트로 하락하고, 분기 말에는 1,300포인트 수준까지 떨어진 어려운 시황 속에서도 선대를 확충하고 대서양, 인도-북유럽 등 신규 서비스 노선을 확대했으며, 관세 영향이 상대적으로 낮은 지역 중심으로 영업을 강화한 결과로 분석됩니다. 이에 따라 HMM은 미중 무역 갈등이라는 악재에도 불구하고 물동량을 늘리며 매출과 이익을 동시에 성장시킬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향후 전망은 낙관적이지 않습니다. 미국의 국가별 관세 협상 본격화, 중국발 미주 물동량 감소, 글로벌 선복량 증가, 수에즈운하 통행 재개 여부 등 다양한 불확실성 요인이 존재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글로벌 해운 시장의 공급망 변동성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보편 관세 본격 시행 이후인 2분기부터는 매출에 부정적인 영향이 반영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1분기 실적을 부문별로 보면, 컨테이너 부문 매출은 2조4,65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4%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5,782억 원으로 무려 65.2% 급증했습니다. 반면 벌크 부문은 매출이 3,355억 원으로 1.1% 감소했고, 영업이익도 353억 원으로 33.9% 감소했습니다. 이는 벌크 시황 부진과 부정기선 시황 하락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컨테이너 부문은 SCFI 하락에도 불구하고 선대 확충과 고환율 영향에 힘입어 운임이 소폭 상승했으며, 수송량 또한 전년 대비 4.2% 증가해 긍정적 성과를 냈습니다. 다만 1분기 화물 적취율은 69.5%로 전년 대비 0.5%포인트 감소했습니다.


한편 HMM은 올해부터 2025년 상반기까지 9,000TEU급 메탄올 연료 친환경 컨테이너선 9척을 순차적으로 인도받고 있으며, 이를 통해 선복량 확대와 친환경 전략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2030년까지 총 23조5,000억 원을 투자해 친환경 선박 도입, 통합물류사업 추진, 컨테이너 및 벌크 부문 확대를 진행할 계획입니다. 이 중 14조4,000억 원을 친환경설비에 투자하고, 탄소중립 목표를 2045년까지 달성한다는 비전을 제시했습니다.


하지만 HMM은 글로벌 12대 선사 중 정시운항률이 가장 낮은 10%에 머물고 있어 시장에서는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습니다. 머스크, 하팍로이드 등 경쟁사들이 항로 최적화와 허브앤스포크 전략을 통해 정시율을 개선하고 있는 반면, HMM은 초대형 컨테이너선 비중이 높아 항만 체류 시간이 길어지고, 이로 인해 정시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는 장기적으로 화주 신뢰도 저하로 이어질 수 있으며, 수요 둔화가 심화될 경우 시장 내 경쟁력이 약화될 우려도 있습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HMM은 신규 노선 다변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으며, 특히 미주 노선 의존도를 낮추고 대서양 및 유럽 노선 중심으로 운항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정시성 개선과 수익 다변화를 꾀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주가 측면에서는 HMM이 올해 2조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추진하고 있어 단기적으로는 주가 방어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자사주 매입 발표 이후 HMM 주가는 단기 급등하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습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여전히 글로벌 무역환경 불확실성, 운임 하락 압박, 물동량 감소 가능성 등을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최근 부산 유세에서 2030년 북극항로 활성화를 대비하여 HMM의 부산 이전을 공약했습니다. 그는 북극항로가 열리기 전에 준비해야 한다며, 대한민국의 가장 큰 해운회사인 HMM을 부산으로 옮겨오겠다고 밝혔습니다. 이 후보는 HMM이 민간 회사이지만 정부 출자 지분이 있기 때문에 이전이 불가능하지 않다고 언급했습니다.


이러한 공약은 HMM의 북극항로 진출 가능성을 높이고, 부산을 북극항로의 거점 항구로 개발하는 데 기여할 수 있습니다. 북극항로는 기존의 수에즈운하를 경유하는 항로보다 거리가 짧아 물류 효율성을 높일 수 있으며, 기후 변화로 인해 항로 이용 가능성이 점차 증가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HMM의 부산 이전은 북극항로 시대를 대비한 전략적 움직임으로 평가됩니다.


HMM은 친환경 선박 도입과 디지털 전환을 통해 비용 효율을 극대화하고, 고수익 화물 확보 전략을 강화해 불확실한 시장 환경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가겠다는 방침을 밝혔습니다. 앞으로 HMM이 외생 변수 악화를 극복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구축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