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2016년 하만 인수 이후 9년 만에 ‘조(兆)’ 단위로 기업 인수
이는 인공지능(AI)으로 바뀌는 산업 변화에 발맞추기 위해서임
삼성전자는 플랙트그룹을 15억 유로(약 2조4000억 원)에 인수하면서 AI 데이터센터 증가로 인해 가파르게 성장하는 냉난방 공조(HVAC) 시장을 새 미래 먹거리로
삼성전자가 플랙트 인수에 나선 이유로는 냉난방과 습도 등 공기 질을 관리하는 HVAC 시장의 성장 가능성
특히 대형 시설을 대상으로 하는 중앙 공조 시장 규모는 2024년 610억 달러에서 2030년 990억 달러(약 140조 원)로 연평균 8% 성장할 것으로 전망
그동안 시스템에어컨 등 개별 공조에 치중해 온 삼성전자로서는 플랙트 인수로 단번에 세계 중앙 공조 시장의 ‘키 플레이어’로 부상
AI 시대 도래로 데이터센터 고도화 -> 과열 막는 공조
공조 시장이 이렇게 커지는 데는 AI 열풍의 영향이 결정적
AI 시대가 도래로 데이터센터 고도화
데이터센터 서버는 고성능을 낼수록 열이 많이 발생하는데, 과열을 막는 것이 가장 큰 과제. 그걸 해결하는 것이 공조 기술. 업계에서는 지난해 167억 달러였던 데이터센터 중앙 공조 시장이 2030년에는 2배 이상인 441억 달러로 커질 것으로 추산
플랙트그룹은 어떤 그룹인가
플랙트그룹은 107년 역사를 자랑하는 유럽 최대 공조 기업. 플랙트는 스웨덴어로 송풍기를 의미
1918년 스웨덴에서 설립된 이 회사는 사업 초기 자국을 중심으로 산업용 환풍기 및 공기 처리 장비를 생산했으며 20세기 중후반을 거치며 유럽 전역으로 사업을 확장
2016년에는 영국계 사모펀드인 트리톤인베스트먼트가 플랙트우즈그룹을 인수, 이미 갖고 있던 덴코하펠과 합병해 플랙트그룹이 공식적으로 출범
플랙트그룹은 다양한 브랜드와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고객별 수요에 맞춘 제품과 솔루션 설계 능력을 보유한 것이 강점
플랙트는 지난해 매출 7억3000만 유로(약 1조2000억 원)인 유럽 중앙 공조 1위(점유율 12.2%) 기업
2, 3위인 스웨덴 스베곤(7.0%)이나 미국 캐리어(6.8%)와 격차가 큼
안정적 냉방이 필수인 대형 데이터센터부터 공항과 터미널은 물론 민감한 고서와 유물을 관리하는 박물관과 도서관, 항온·항습이 중요한 대형 병원까지 다양한 시설에 고품질 공조 설비를 공급
2020년 영국 이스트미들랜드 데이터센터, 2023년 핀란드 로바니에미 병원 등 공조 시설 시공 경험도 많음
플랙트는 지난해 ‘데이터센터 업계의 오스카상’이라고 불리는 DCS 어워즈 2024에서 혁신상을 받으며 기술력도 인정
삼성전자 : “데이터센터 공조 시장은 글로벌 공급 경험과 높은 설계 역량이 요구되는 만큼 신규 진입 장벽이 높다”. “향후 데이터센터 수요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플랙트를 인수했다”
앞으로도 삼성전자가 AI와 로봇, 자율주행 등과 관련해 신규 대형 M&A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옴
지난해 말 기준 삼성전자가 보유한 여유 자금은 112조6000억 원(현금, 현금성 자산 및 단기 금융상품 합산)에 달함
삼성전자는 3월 주주총회에서 “로봇 AI와 휴머노이드 분야의 국내외 우수 업체, 학계와 협력하고 유망 기술 투자와 인수를 추진할 것”
지난해 삼성전자는 ‘강한 성장’을 새 키워드로 내걸고 △메드텍 △로봇 △전장 △친환경 공조 솔루션 등 4가지 핵심 영역을 차세대 신성장 사업으로 삼아 집중 육성하겠다고 강조. 앞서 인수한 레인보우로보틱스(로봇), 옥스퍼드시멘틱테크놀로지스(AI), 소니오(메드테크)와 이달 사들인 마시모(전장), 플랙트(공조) 모두 그 연장선에 있음
<시사점>
사법리스크로 긴 시간 움추렸던 삼성의 M&A 시계가 돌아가기 시작했습니다. 100조 원이 넘는 현금을 가진 삼성전자가 총수의 사법리스크로 성장의 축인 M&A를 전혀 활용하지 못하다가, 2심 무죄 이후 정상경영으로 복귀하고 있습니다. 총수의 부재로 삼성전자는 반도체 1위의 아성을 SK하이닉스에게 빼았기고, TSMC와의 격차가 벌어지는 등 힘든 나날을 보내었습니다.
이번 삼성전자가 인수한 독일의 플랙트그룹 세계 1위 공조기업으로 삼성이 가진 다양한 채널과 결합할 때 무궁무진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물론 단기적으로는 사업구조 재편과 시너지 창출에 시간이 필요해 수익성 확보가 쉽지 않겠지만 중장기적으로 삼성전자의 사업포트폴리오를 확충하여 신수익원으로 작동할 것으로 보입니다. 사업의 성격상 진입이 쉽지않은 영역이기 때문에 독점 또는 과점적 성격이 짙은 사업분야이며 삼성의 스마트싱스(SmartThings)와 결합해 빌딩통합제어솔루션 등 고수익성 서비스사업으로 확대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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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n.news.naver.com/article/newspaper/020/0003635033?date=202505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