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로봇 전문 기업 유진로봇이 최근 정치 테마주로 주목받으며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습니다. 13일 오후 1시 45분 기준 유진로봇은 전일 대비 29.70% 급등한 1만2490원에 거래되며, 이틀간 누적 상승률이 68%에 달했습니다. 이번 주가 급등은 사외이사인 카이스트 전기 및 전자공학부 장동의 교수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 캠프에 합류했다는 소식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해석됩니다. 장 교수는 로보틱스, 제어, 기계학습 분야 전문가로, 2021년부터 유진로봇 사외이사로 재직 중입니다.
유진로봇은 1988년 설립된 국내 1세대 로봇 기업으로, 2005년 로봇청소기 '아이클레보'를 출시하며 사업을 확장했습니다. 이후 2023년 로봇청소기 사업을 접고 물류로봇과 자율주행 솔루션에 집중하며 사업 재편에 나섰습니다. 특히 자율주행 물류로봇 ‘고카트(GoCart)’ 시리즈를 중심으로 B2B 시장에 본격 진출했고, 스마트 팩토리 및 스마트 시티 시장을 겨냥한 다양한 제품군을 개발해 왔습니다. 고카트는 병원, 호텔, 제조공장 등 다양한 실내 환경에서 물류 운반을 최적화한 제품으로, 최근에는 고중량 모델인 고카트 1500까지 출시해 최대 1.5톤 적재가 가능한 물류로봇 솔루션을 갖추게 됐습니다.
유진로봇은 자율주행 솔루션을 기반으로 한 로보타이제이션 솔루션도 제공하고 있으며, 기존 AGV(무인운반차)를 AMR(자율주행로봇)로 전환하는 종합 패키지를 통해 물류 자동화 시장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독자 개발한 3D 라이다 센서와 SLAM(동시 위치추정 및 지도작성) 기술을 통해 복잡한 실내 환경에서도 정확한 자율주행이 가능하다는 점이 경쟁력으로 꼽힙니다. 특히, 3D 라이다 센서를 기본으로 장착해 위치 정확도를 높이고 있으며, 자체 개발한 관제 시스템(FMS)과 IoT 연동을 통해 자동문 제어, 엘리베이터 호출 등 복잡한 물류 프로세스 통합 관리가 가능합니다.
유진로봇은 B2B 시장 중심의 사업 전략을 강화하기 위해 글로벌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독일과 북미에 현지 지사를 설립해 현지 파트너와 협력 관계를 강화하고 있으며, 유럽 시장에서는 이미 CE 인증을 획득해 독일, 오스트리아, 슬로베니아 등지에서 병원용 자율주행 로봇 납품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세브란스 연세암병원, 한림대 성심병원 등과 함께 실증사업을 수행하며 시장 확장에 나서고 있습니다.
사업 구조 전환에 따른 재무 구조 변화도 주목할 부분입니다. 유진로봇은 2023년 청소로봇 사업을 단계적으로 철수하면서 B2B 중심 사업에 집중해왔습니다. 2024년 3분기까지 매출은 24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9.2% 성장했으나, 여전히 영업손실 36억원을 기록해 흑자 전환에는 이르지 못했습니다. 다만, B2B 사업 확대에 따른 매출 성장은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됩니다. 반면, 재고자산회전율은 2022년 8.04에서 2024년 3분기 1.79로 급락하며 재고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점은 재무적으로 풀어야 할 과제입니다.
정치 테마주로 주목받은 이번 주가 급등은 유진로봇의 본질적인 사업 가치와는 다소 괴리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정치 이슈에 따른 단기 급등락 가능성이 존재하는 만큼, 투자자들은 유진로봇의 펀더멘털과 향후 사업 전략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투자 결정을 내릴 필요가 있습니다.
한편 유진로봇은 2025년을 목표로 고부가가치 로봇 제품 개발과 AI 기술을 접목한 AMMR(Autonomous Mobile Manipulation Robot) 개발을 추진 중입니다. 특히 글로벌 시장 확장을 위해 미국, 유럽, 신흥국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으며, 다양한 고객 맞춤형 로봇 솔루션을 통해 프리미엄 시장과 니치 마켓을 타겟팅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습니다.
회사를 이끄는 박성주 대표는 유진로봇의 사명을 "로보타이제이션과 AI를 결합해 인간 친화적인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밝히며, 앞으로도 고부가가치 제품을 기반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추구하겠다는 포부를 내비쳤습니다. 그는 한국 로봇 산업 발전을 위해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R&D 투자 확대, 글로벌 시장 진출 지원, 민관 협력 강화가 절실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국내외 시장의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유진로봇은 독자적 기술력과 맞춤형 솔루션 제공 역량을 기반으로 글로벌 B2B 로봇 시장에서 확고한 입지를 다질 계획입니다. 올해도 고성능 자율주행 솔루션을 중심으로 매출 성장과 수익성 개선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으며,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확장 전략이 중요한 분기점이 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