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맥주 시장을 양분하는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가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잇따라 맥주 출고가를 인상했습니다. 양사는 원부자재 가격 상승을 이유로 들며 가격을 올렸지만, 내수 경기 침체를 고려해 인상폭을 최소화했다는 입장입니다. 하이트진로는 오는 28일부터 테라, 켈리 등 주요 맥주 제품의 출고 가격을 평균 2.7% 인상하기로 했으며, 오비맥주는 지난달 1일부터 카스를 비롯한 주요 제품 출고가를 평균 2.9% 인상한 바 있습니다.
소폭 인상에도 불구하고 외식업계에서는 소비자 가격이 인상될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맥주 출고가가 오르면 음식점과 술집에서 맥주 가격을 병당 1000원씩 인상하는 관례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현재 서울 시내 음식점에서는 소주와 맥주 한 병당 5000원에서 6000원 사이에 판매되고 있어, 이번 인상에 따라 소맥을 제조하는 비용이 1만 원 중반대에 이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주류업계는 소비자와 외식업계의 부담을 고려해 가격 인상폭을 최소화한 만큼 음식점 가격도 큰 폭으로 오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음료는 소주 가격은 당분간 인상하지 않겠다는 방침도 밝혔습니다.
한편 일본 맥주가 국내 수입 맥주 시장에서 다시 1위를 탈환했습니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일본 맥주 수입액은 약 680억 원에 달하며, 이는 일본 맥주가 한때 ‘노재팬’ 운동으로 위축되었던 것과 대조적입니다. 특히 아사히 슈퍼드라이 생맥주가 큰 인기를 얻으면서 일본 맥주 판매 증가를 견인했습니다. 한편 중국 칭따오 맥주 공장의 위생 논란 이후 중국 맥주에 대한 소비자 신뢰가 약화된 것도 일본 맥주 수요 증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됩니다.
국내 편의점과 대형마트들도 여름 성수기를 겨냥해 다양한 맥주 신상품과 할인 행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세븐일레븐은 탄산감을 높인 생스트롱비어를 출시했으며, 1000원 맥주인 프라가 프레시도 다시 선보였습니다. 또한 '비어해피' 행사를 통해 인기 맥주 번들 상품을 최대 30% 할인 판매합니다. CU는 ‘치얼스 페스타’ 행사를 열어 총 52종의 맥주와 하이볼을 최대 75%까지 할인하고 있으며, 1\~2인 가구와 나들이객을 위한 소량, 대량 상품을 모두 준비했습니다. 특히 토끼 모양 사과 조각이 들어간 '토끼 사과 하이볼'도 새롭게 선보이며 하이볼 수요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맥주 브랜드들도 신제품 출시와 함께 마케팅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롯데칠성음료는 ‘크러시(KRUSH)’라는 4세대 맥주를 선보였으며, 이 제품은 독창적인 패키지 디자인과 청량한 탄산감으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크러시는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인 iF 디자인 어워드 패키지 부문 본상과 세계적 주류 품평회에서 은상을 수상하는 등 국제적으로도 인정을 받고 있습니다. 오비맥주 역시 1960년대 ‘OB맥주’ 디자인을 복원한 한정판 제품을 출시해 소비자들의 향수를 자극하고 있습니다.
가정용 맥주 시장에서는 저알코올, 저칼로리를 내세운 라이트 버전 제품들의 인기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오비맥주의 ‘카스 라이트’는 국내 가정용 맥주 시장 판매량 3위를 기록했으며, 하이트진로의 ‘테라 라이트’도 톱10에 진입했습니다. 건강을 중시하는 트렌드가 맥주 소비 패턴에 변화를 가져오고 있는 모습입니다.
한편 주류 업계를 둘러싼 매각설도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롯데칠성과 오비맥주를 둘러싼 매각설이 반복적으로 제기되고 있으나, 두 회사 모두 공식적으로 이를 부인하고 있습니다. 롯데칠성은 주류사업 매각 논의가 전혀 없다고 밝혔으며, 오비맥주 역시 모회사 AB인베브를 통해 매각 계획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전문가들은 근거 없는 매각설이 기업 경영 안정성과 투자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 시장과 투자자들은 기업의 공식 입장과 실질적인 경영 전략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처럼 국내 주류 시장은 가격 인상, 수입 맥주 판도 변화, 신제품 경쟁, 그리고 매각설 등 다양한 이슈가 동시에 얽혀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여름 성수기를 지나면서 소비자와 업계 모두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