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1. 트레이드 데스크, 한 분기만에 분위기 반전
2. 광고 기술 플랫폼 대장주
3. 불확실성 속에서도 이어진 고성장
4. 신기술 도입한 광고주들이 만족한 이유
5. 빅테크 규제는 TTD에겐 기회
6. 왜 TTD는 아마존이나 구글을 걱정하지 않나
7. TTD 주가 및 전망
트레이드 데스크, 한 분기만에 분위기 반전
트레이드 데스크(NASDAQ: TTD)는 프로그램매틱 광고 분야의 대표 기업인데요. 이번 2025년 1분기 실적에서 시장의 예상을 크게 뛰어넘는 성과를 보였습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5% 증가한 6억 1,600만 달러를 기록했고, 조정 EBITDA는 2억 800만 달러에 달했습니다.
지난 4분기 때 어닝 쇼크가 발생하면서 주가가 폭락을 해버렸는데, 수익성과 성장성 모두를 입증하면서 이번엔 주가가 급등을 했습니다.
광고 기술 플랫폼 대장주
국내에선 그렇게 잘 알려지지 않은 기업이라 간단하게 설명 들어가겠습니다. 트레이드 데스크는 DSP(Demand-Side Platform), 즉 광고주와 대행사가 디지털 광고를 구매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광고 기술 플랫폼입니다. 커넥티드 TV(CTV), 웹사이트, 모바일 앱 등 다양한 채널에서 누구에게, 언제, 어떤 광고를, 얼마에 보여줄지를 실시간으로 결정하는 시스템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구글이나 아마존처럼 자체 콘텐츠 생태계에 집중하는 ‘닫힌 플랫폼(일명 Walled Gardens)’과 달리, TTD는 오픈 인터넷이라는 생태계 전반에서 투명성과 데이터 중심의 광고 구매를 지원하는 독립적인 플랫폼입니다.
바로 이 독립성과 객관성이, 지금 시대에서 점점 더 큰 경쟁 우위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죠.
불확실성 속에서도 이어진 고성장
매크로 경제에 대한 우려가 이어졌음에도 불구하고, 트레이드 데스크는 이번 분기에 6억 1,6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리며 전년 동기 대비 25% 성장했습니다. GAAP 기준 순이익은 5,1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3,200만 달러보다 증가했고요. 조정 EBITDA 마진은 34%를 기록했습니다.
특히 인상적인 부분은, TTD가 2억 3천만 달러에 이르는 자유현금흐름을 창출했다는 점인데요. 이 와중에 3억 8,600만 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도 병행했습니다. 경영진이 자사 가치에 강한 신뢰를 갖고 있다는 뜻이겠죠.
2분기 가이던스도 낙관적으로 제시됐습니다. 매출은 최소 6억 8,200만 달러로 예상되며, 정치 광고 수요가 없었던 기저 효과에도 불구하고 전년 대비 17% 성장한 수치입니다.
신기술 도입한 광고주들이 만족한 이유
현재 트레이드 데스크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변화는 ‘Kokai’라는 새 플랫폼의 도입입니다. 인공지능 기반으로 강화된 이 플랫폼은 이미 전체 고객의 3분의 2가 사용 중인데, 실질적인 성과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우선 전환당 비용(Cost Per Conversion)이 24% 감소했는데요, 광고를 본 고객이 실제로 행동(예: 구매, 회원가입 등)으로 이어지는 데 드는 비용이 그만큼 줄었다는 뜻입니다. 쉽게 말해, 같은 광고비로 더 많은 실제 전환을 이끌어낸 셈이죠.
뿐만 아니라 고객을 유치하는 데 드는 획득당 비용(Cost Per Acquisition)도 20% 줄었고, 한 사람에게 광고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데 드는 유니크 도달당 비용(Cost Per Unique Reach)은 무려 42%나 절감됐다고 합니다.
Kokai가 단순한 자동화 툴을 넘어, 광고 타겟팅, 측정, 최적화 방식 자체를 전면 재설계한 수준의 변화를 보이고 있는 셈인데요. 특히, Kokai 도입 이후 한 광고 노출당 활용되는 데이터 요소가 약 30% 증가하면서, 캠페인이 더 똑똑하고 정밀해졌습니다.
또 하나 중요한 도구는 ‘OpenPath’인데요. 이 기술은 광고주와 미디어 간 직접 연결을 가능하게 해, 기존 광고 생태계의 비효율을 줄여주는 역할을 합니다. 대표 사례로, 뉴욕포스트는 OpenPath 도입 후 광고 노출률이 8배 증가하고, 프로그램매틱 광고 수익이 97% 증가했다고 합니다.
여기서 광고 노출률(Fill Rate)은 실제로 판매된 광고 슬롯의 비율을 의미하는데요. 이 수치가 높을수록 매체 입장에서는 수익이 높아지는 구조죠.
빅테크 규제는 TTD에겐 기회
한편 2025년 들어 구글과 메타에 대한 정부의 반독점 소송이 광고 기술 시장의 구조를 흔들고 있는데요. 구글은 SSP(공급 측 플랫폼)와 애드서버 시장 지배와 관련하여 두 차례나 유죄 판결을 받았는데, 역사적으로 매우 이례적인 일입니다.
이에 대해 CEO 제프 그린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는 불공정한 시장에서도 점유율을 키워왔습니다. 이제 공정한 시장에서는 더 크게 성장할 수 있겠죠.”
현재 구글은 검색과 유튜브 등 본래 핵심 사업에 집중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TTD는 이 틈을 타 ‘오픈 웹’ 광고 점유율을 더욱 확대하려는 전략입니다. 여기에 EU와 미국 모두 애플 앱스토어 정책을 견제하고 있고, 스포티파이의 승소 사례도 이어지면서, '닫힌 생태계'에 대한 거부감이 전세계적으로 형성되고 있는 모습입니다.
왜 TTD는 아마존이나 구글을 걱정하지 않나
아마존과 구글은 종종 트레이드 데스크(TTD)의 주요 경쟁자로 언급되곤 합니다. 하지만 제프 그린 CEO는 이에 대해 전혀 다른 관점을 제시했습니다.
구글의 DV360은 점점 유튜브 전용 광고 구매 툴로 바뀌고 있는데요, 이는 본질적으로 구글 자사 플랫폼에 광고를 유도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광고주 입장에서 객관성을 담보하기 어렵습니다.
다시 말해, 어떤 매체가 진짜 효과적인지와 관계없이, 구글 입장에서는 유튜브 광고가 우선시될 수밖에 없다는 거죠.
아마존 역시 DSP를 운영하고는 있지만, 사실상 프라임 비디오 광고를 판매하기 위한 전용 툴에 가깝습니다. 게다가 아마존은 리테일, 클라우드, 물류 등 다양한 분야에서 광고주의 경쟁사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서는 민감한 데이터를 맡기거나 객관적인 성과 분석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 됩니다.
이와 달리 트레이드 데스크는 자사 미디어를 보유하지 않기 때문에 광고주 입장에서 ‘진짜 효과 있는 매체’를 중심으로 광고를 설계할 수 있는 플랫폼이라고 홍보되고 있는데요.
이런 '객관성'과 '중립성'이야말로 TTD가 시장에서 차별화되는 핵심 전략 자산이며, 점점 더 많은 광고주와 매체들이 ‘닫힌 생태계(Walled Garden)’의 한계를 인식하면서, TTD 같은 독립적이고 투명한 플랫폼으로 이동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거죠.
TTD 주가 및 전망
실적 발표 이후 TTD 주가는 18% 급등했습니다. 지난 주 내내 분위기가 좋았는데, 실적이 매우 잘 나오면서 하루만에 한때 20% 넘게 급등하기도 했죠.
다만 지난 1년 간 주가는 약 19% 하락했습니다. 트레이드 데스크 주가는 2024년에도 분위기가 좋았는데, 2024년 4분기 실적에서 어닝 쇼크가 나오면서 주가가 단번에 폭락을 했고 그 이후로도 미국 시장 전체에 악재가 겹치며 주가가 끝없이 흘러내렸죠.
현재 트레이드 데스크 주식 애널리스트 커버리지는 매수 의견이 25명, 홀드 의견이 7명, 매도 의견은 1명입니다. 목표가 평균은 90 달러 정도로 지금보다 약 27% 더 높습니다.
아무튼, 이번 실적은 지난번에 비해 확실히 분위기가 훨씬 좋았습니다. 대부분의 광고 기술 기업들이 버티는 데 집중하고 있는 지금, 트레이드 데스크는 오히려 '시장 점유율 확보(Grabbing Land)'라는 표현을 반복하며 정면 돌파에 나서고 있죠.
매출 25% 성장, 자유현금흐름 2억 달러 이상, 객관성과 투명성을 무기로 한 차별화된 전략, 그리고 AI 중심의 플랫폼 업그레이드까지. 단순히 '실적이 좋았다'는 수준을 넘어, TTD가 중장기적으로 시장에서 어떤 포지션을 차지할지를 미리 보여주는 부분이라고 봅니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TTD가 현재 전 세계 디지털 광고 지출의 2% 미만만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인데요. 이 말은, 점유율을 3% → 5%만 올려도 실적과 주가 모두 크게 레벨업될 수 있는 구조라는 뜻이죠.
지금의 주가는 PER이 90 정도라서 다소 밸류에이션이 높게 느껴질 수 있지만, 독립적인 DSP로서 열린 인터넷 전체를 장악할 수 있는 유일한 후보라는 점, 그리고 AI를 기반으로 광고 생태계 자체를 '다시 설계하고 있는 중'이라는 점에서 기대가 되는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적지 않은 비중으로 몇 년 전부터 장기 투자하고 있는 종목인데, 2025년 1분기가 트레이드 데스크에게 '광고 생태계 인프라 기업'으로 본격 전환한 출발점으로 기록되기를 바라겠습니다.
여러분은 TTD의 전망을 어떻게 보시나요? 주주로서 의견 남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