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이 2025년 1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3조8328억 원, 영업이익 2711억 원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최대 분기 실적을 달성하였습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1.4%, 46.9% 증가한 수치로, 글로벌 경기 침체와 제련업 불황이라는 불리한 여건 속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둔 것입니다. 특히 금·은 등 귀금속과 인듐·안티모니·비스무스 등 전략 광물의 판매 호조, 메탈 가격 상승, 원달러 환율 상승 등이 실적 상승을 견인하였습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고려아연은 101분기 연속 영업이익 흑자라는 금자탑도 동시에 쌓으며 25년 이상 꾸준한 이익 창출 역량을 증명했습니다.


이번 실적의 의미는 단순한 숫자 이상의 함의를 담고 있습니다. 전통 주력 품목인 아연과 연의 가격 하락 및 제련수수료(TC) 감소라는 구조적 악재 속에서도, 제품 믹스의 개선과 희소금속 중심의 사업 확장이 수익성을 방어하고 되레 상승시키는 데 성공한 것입니다. 실제로 전략 광물 부문의 매출은 전년 대비 3.5배 이상 증가하였으며, 이로 인해 매출총이익률은 10.6%로, 영업이익률은 7.1%로 각각 전분기 대비 뚜렷한 반등을 보였습니다. 아울러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도 약 1500억 원 증가해 3600억 원에 이르며 현금 창출 능력도 개선되었습니다.


경영권 방어와 관련된 재무적 조치도 동시에 진행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적대적 인수합병(M\&A) 위협에 대응해 취득했던 자사주 204만30주를 올해 6월, 9월, 12월에 걸쳐 전량 소각하기로 이사회에서 의결한 바 있습니다. 이는 전체 발행 주식의 9.85%에 달하는 물량으로, 고려아연 역사상 최대 규모의 자사주 소각입니다. 자사주 소각은 단순한 재무 행위를 넘어 주가 안정과 주주가치 제고라는 기업의 책임 있는 의지를 시장에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됩니다. 이번 결정으로 고려아연의 총주주환원율은 무려 179%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며, 과거 40\~50% 수준에서 크게 상향된 수치입니다.


재무구조상으로는 단기적으로 현금성 자산이 5770억 원으로 줄어들며 직전 분기 대비 감소하였지만, 이는 지난해 확보했던 유동자금을 차입금 상환과 운영자금으로 활용한 결과로 해석됩니다. 실제로 총차입금은 감소했고 부채총계도 소폭 낮아졌습니다. 다만, 자사주 매입으로 자본이 일시적으로 줄어들면서 순차입금비율은 38%까지 증가한 상황입니다. 이에 대해 고려아연은 자사주 소각 이후 자본 효율성을 회복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습니다.


경영권 분쟁 측면에서는 고려아연의 주요 주주인 영풍과 MBK파트너스가 대표이사 재선임에 대해 강한 반대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며 논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들은 박기덕 대표이사가 현재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점을 이유로, 상장사 대표이사로서의 적절성을 문제 삼고 있으며, 이사회가 이러한 의혹을 주주에게 충분히 설명하지 않았다는 점도 비판하고 있습니다. 경영권 갈등은 앞으로도 지속될 가능성이 있으며, 이사회 독립성과 기업 지배구조 투명성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는 대목입니다.


이러한 가운데 정부는 고려아연의 핵심 제련기술인 ‘헤마타이트 공법’을 국가핵심기술로 지정하기로 했습니다. 이 기술은 고순도 아연을 경제적이고 친환경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방식으로, 전략적 중요성이 인정되어 기술 유출 방지를 위한 법적 보호를 받게 됩니다. 영풍과 MBK 측과의 경영권 분쟁이 진행 중인 가운데, 이러한 핵심 기술의 국가적 보호 조치는 향후 인수합병 시 정부 승인 필요성을 높이게 되어 고려아연의 경영 독립성 확보에도 힘을 실어줄 것으로 기대됩니다.


전반적으로 고려아연은 전통적인 제련사업의 불황 속에서도 제품 포트폴리오 전환, 전략 광물 사업 강화, 주주환원 정책 실행, 기술 보호 강화 등 다방면에서 방어적이면서도 동시에 진취적인 경영 전략을 실행하고 있습니다. 외부의 압박 속에서도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굳건히 다지는 한편, 국내 유일의 전략 광물 생산 기지로서 글로벌 공급망 재편 국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