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AA(미국 국립해양대기청)가 1980년부터 운영해온 ‘10억 달러 규모 기후 재해 데이터베이스(Billion-Dollar Weather and Climate Disasters Database)’의 업데이트를 2024년을 끝으로 중단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 데이터베이스는 미국 내에서 발생한 단일 재해로 10억 달러 이상의 피해를 입힌 사건들을 집계·분석해왔으며, 기후 변화의 경제적 영향을 보여주는 대표적 자료로 활용되어 왔습니다.
중단 배경
NOAA는 데이터베이스 중단의 공식 이유로 “인력 감축”을 들었지만, 이는 최근 수년간 진행된 예산 삭감과 기후 관련 연구 인프라 축소의 연장선상에 있습니다.
최근 예산안에서는 NOAA 전체 예산의 27% 삭감, 기후 연구 부서 폐지 등 대규모 구조조정이 제안되었습니다.이와 함께 환경보호청(EPA) 등 미국 내 주요 환경·기후 관련 기관의 예산도 줄어드는 등, 전반적으로 기후 데이터와 연구 인프라에 대한 ‘체계적 축소’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데이터베이스의 역할과 영향
이 데이터베이스는 지난 40여 년간 403건의 10억 달러 이상 재해를 기록했고, 누적 피해액은 약 3조 달러에 달합니다. 최근 5년(2020~2024년) 평균 연간 24건, 2023년에는 28건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하는 등, 재해 발생 빈도와 피해 규모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줬습니다.
데이터는 보험, 금융, 부동산, 에너지 등 다양한 산업에서 위험 평가와 정책 수립의 핵심 자료로 활용됐으며, 인플레이션을 반영해 표준화된 수치로 제공되어 신뢰도가 높았습니다.
특히 보험업계는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위험 프리미엄을 산정하고, 정부와 기업은 재해 대응 및 기후 변화 적응 전략을 수립해왔습니다.
중단의 파장
공공 및 민간 부문의 위험 관리 역량 저하
신뢰할 수 있는 정부 데이터가 사라지면, 보험사 등 민간 부문은 위험 산정의 불확실성이 커져 보험료 인상 등 소비자 부담이 증가할 수 있습니다.기후 정책 및 투자 결정의 불투명성 확대
기업, 투자자, 정책 결정자들이 기후 리스크를 평가할 때 핵심 자료가 사라지면서, 미래 재해에 대한 대비와 투자가 비효율적으로 이뤄질 수 있습니다.
기후 변화 대응력 약화기후 변화의 경제적 영향을 객관적으로 보여주는 대표적 지표가 사라지면서, 사회적 경각심과 정책적 대응 동력이 약화될 수 있습니다.
대체 방안과 한계
일부 민간 데이터 업체나 보험사, 국제기구(예: EM-DAT 등)가 유사 데이터를 제공할 수 있으나, NOAA 데이터베이스처럼 공공성과 투명성, 데이터 통합성이 높은 자료를 대체하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민간 데이터는 접근성이 떨어지고, 비용이 들며, 데이터 표준화가 부족해 정책적·사회적 활용에 한계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