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47년 한국 잠재성장률 마이너스 진입을 어떻게 볼 것인가

노동생산성 개선이나 인공지능(AI) 기술 확산 등 체질 변화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한국 경제의 잠재성장률이 2047년을 전후해 ‘역성장의 늪’에 빠질 수 있다는 국책연구기관의 분석이 나왔음

자료 : 한국경제신문

8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표한 ‘잠재성장률 전망과 정책적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은 1.8%로 추산
내년 성장률은 1.6%로 올해보다 0.2%포인트 더 낮아진다는 게 KDI의 전망
잠재성장률은 노동과 자본 등을 최대한 투입해 물가를 자극하지 않고 달성할 수 있는 최대 성장률로, 한 나라 경제의 기초 체력이자 실력을 보여주는 지표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은 향후 지속적으로 하락해 2040년대에 들어서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
역성장 시점은 중립 시나리오(연간 총요소생산성 증가율 0.6%) 기준 2047년, 비관 시나리오(총요소생산성증가율 0.3%)에서는 2041년으로 각각 전망. 총요소생산성 증가율이 0.9%로 올라설 경우에만 가까스로 역성장을 피할 수 있었음
KDI의 이번 전망은 기존 한국은행의 잠재성장률 전망치보다 더 비관적. 한은은 지난해 말 우리나라의 연평균 잠재성장률을 2040~2044년 0.7%, 2045~2049년 0.6%로 각각 전망
1인당GDP는 시나리오별로 보면 낙관 시나리오 때 5만 3000달러, 비관 시나리오 때 4만 4000달러로 각각 추산
이 같은 우울한 분석은 저출생·고령화 등 인구구조 변화에서 비롯
KDI는 “새로운 기술 개발과 습득이 비교적 용이한 청년층 비중의 감소는 경제 전반의 생산성 향상에 부정적 요인”
전체 인구 중 경제활동 참가율이 낮은 고령 인구의 비중이 급증함에 따라 1인당 GDP 증가율도 2040년 중반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
KDI는 잠재성장률 하락으로 정부의 재정 건전성 악화를 예상하면서 반복적인 경기 부양으로 재정적자 기조가 만성화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성장세 둔화에 따른 세입 기반 약화는 정부 재정에 부담을 주는 요인”이라며 “생산연령인구 비중과 잠재성장률이 높았던 환경에서 설계된 제도를 향후 지속 가능할 수 있도록 개편해야 한다”고 강조
급속한 고령화에 따라 국민연금·기초연금 등 공적연금은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기 때문. 경제구조 개혁을 위해 경직적 임금체계, 정규직 근로자 과보호, 노동시간 규제 등을 완화하고 퇴직 후 재고용과 외국인 노동자 수용을 통해 생산연령인구 감소의 충격을 완화시키라는 주문
통화 당국에는 금융 안정을 유지하면서도 기대 인플레이션이 지나치게 낮아지지 않도록 유도할 수 있는 통화정책 체계에 대해 고민해달라고 요청. 정 실장은 “실질 중립금리가 하락하는 가운데 기대 인플레이션도 낮을 경우 명목 금리가 낮은 수준에 머물러 금리 인하 폭이 제한될 수 있다”고 우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생산성 증가세 둔화로 경제성장률 하락
최근에는 생산성 증가세와 노동투입 증가세가 함께 둔화

(자료 : KDI)

저출생 고령화 영향의 본격화

자료 : KDI

모든 시나리오에서 잠재성장률과 1인당 GDP증가율이 하락

자료 : KDI

<시사점>

지난해 말 한국은행은 우리나라의 연평균 잠재성장률을 2040~2044년 0.7%, 2045~2049년 0.6%로 각각 전망했는데, 최근 KDI는 이러한 전망을 무색하게 더욱 비관적인 전망치를 내놨습니다.

KDI에 따르면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한국은행 전망보다 더욱 빠르게 하락해 2047년경 마이너스를 보일 것이라고 합니다. 그 원인으로는 인구고령화와 생산가능연령의 축소를 들고 있습니다.

정말 저출산 고령화는 한국경제를 멈출 수 있는 가장 심각한 요인임이 분명합니다. 정부도 이를 극복하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하고 있지만 노력만큼 성과가 나오지 않는 것이 현실입니다.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2023년 0.72명에서 2024년 0.75명으로 다소나마 올라간 것이 위안이 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선진국 중에서 특히 출산율이 저조한 이유로 1) 과도한 경쟁사회와 교육열(아이 하나도 키우기 버겁다는 인식), 2) 높은 주거비 부담(맞벌이가 아니면 살기어려운 세상), 3) 경직된 노동시장과 육아휴직 실효성 부족(여전히 남아 있는 남성 중심 문화), 4) 양육 및 돌봄의 사회적 인프라 부족(조부모의 도움 없이 양육이 어려운 실정), 5) 결혼 문화에 대한 가치 변화(비혼, 딩크의 확산), 정부정책의 진정성 부족 등을 들 수 있습니다.

KDI의 연구보고는 시기적절한 측면이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KDI의 연구보고처럼 나락으로 떨어질 것이라 보지는 않지만 만일 지금처럼 제대로 된 정책수립 없이 시간만 보낸다면 KDI보고가 현실이 될 수도 있습니다.

새로운 정부는 KDI의 연구보고를 흘려보지 말고 진정성있게 살펴봐 정책수립에 반영해야 하며, 이 문제해결을 위해 두 정당이 초당적으로 머리를 맞대어 합의추진해 나가야 하겠습니다. (이 문제 해결에는 만연된 경쟁사회를 완화해 나가는 문화적 개혁도 병행 추진해야 합니다. 모든 부분에서 오로지 경쟁, 경쟁만을 추구하는 사회적 문화를 바꾸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