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 충돌, 시장 급락, 소비 심리 붕괴까지 — 한 달간 벌어진 일들

벌써 4월이 다 지나갔네요.

2025년 4월, 세계 경제는 전례 없는 변동성과 불확실성의 소용돌이 속에 빠져들었습니다.

미국의 급진적인 무역 정책 변화와 글로벌 경기 둔화가 맞물리며, 주요 지표들에서도 경고음이 들렸는데요.

5월을 맞이하는 기념으로 4월 경제뉴스를 짧고 굵게 정리해보겠습니다.


미국발 ‘관세 폭탄’, 세계 경제에 균열을 내다

2025년 4월 2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해방의 날(Liberation Day)’이라는 이름 아래 새로운 관세 정책을 발표했습니다.

핵심은 단순했습니다. 모든 수입품에 최소 10%의 기본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산 제품에는 최대 145%의 고율 관세를 적용한다는 내용이었죠.

관세는 말 그대로 세금입니다.

다른 나라에서 들여오는 물건에 붙이는 일종의 벌금 같은 건데요.

가격이 오르면 수입이 줄어들고, 국내 기업은 경쟁에서 유리해질 수 있지만...

동시에 소비자들은 더 비싼 물건을 사야 하고, 기업들의 비용도 함께 오르게 됩니다.

이 발표는 전 세계 시장을 순식간에 얼어붙게 만들었습니다.

4월 3일, 미국 증시의 대표 지수인 S&P 500은 하루 만에 6.65% 하락했고,

나스닥은 1,600포인트 급락하며 2020년 팬데믹 이후 최악의 낙폭을 기록했습니다.

시장 전체가 멘붕에 빠졌던 순간이었죠.


중국의 반격, ‘관세 전면전’ 본격화

미국의 조치에 대해 중국은 보복 관세로 응수했습니다.

4월 중순부터 중국은 미국산 제품에 최대 125%의 관세를 부과했고,

향후 추가 조치는 없을 것이라며 대치 국면을 차단했습니다.

하지만 시장은 이미 요동쳤습니다.

미국 기업들은 중국 시장에 대한 불확실성에 직면했고,

일부 기업은 수출 계획을 재검토하거나 멈추기 시작했습니다.

글로벌 공급망이 흔들리는 조짐이 본격화된 셈입니다.


소비 심리도 급격히 냉각… “미국 경제, 침체 오는 거 아냐?”

관세 정책의 여진은 단순히 주식 시장에만 머무르지 않았습니다.

4월 말 발표된 미국 소비자신뢰지수(Consumer Confidence Index)는 무려 86까지 떨어졌는데요.

이는 팬데믹 직후였던 2020년 이후 최저치입니다.

특히 향후 경기 전망을 나타내는 기대지수는 54.4까지 추락했습니다.

소비자들이 “앞으로 더 나빠질 것 같다”고 생각하기 시작했다는 의미죠.

미국 소비 지출이 GDP의 약 70%를 차지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신뢰 지수의 하락은 곧 경기 둔화의 징조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기업 실적 경고도 이어진다

실물경제 쪽에서도 적신호가 켜졌습니다.

골드만삭스, 제너럴 모터스, UPS 같은 대형 기업들은 4월 들어 실적 전망을 하향 조정하거나 대규모 감원을 예고했습니다.

예를 들어, GM은 자사주 매입을 보류했고, UPS는 2만 명 감원을 발표했습니다.

소비자 대상 기업인 펩시코와 프록터앤갬블(P&G)도 물가 상승과 수요 둔화를 이유로 매출 목표를 낮췄습니다.

기업들이 경기 둔화를 본격적으로 체감하고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지는 소식들이죠.


IMF의 경고: “세계 경제 성장률 2.8%, 미국이 가장 많이 타격받을 것”

이 와중에 국제통화기금(IMF)은 4월 세계 경제 전망을 업데이트했습니다.

그 결과, 전 세계 성장률 전망은 기존 3.3% → 2.8%로 하향 조정됐고, 미국의 성장률은 1.8%로 낮아졌습니다.

특히 IMF는 미국의 보호무역주의가 전 세계 무역 흐름을 위축시킨다며,

지금 같은 관세 기조가 계속된다면 미국이 오히려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글로벌 원자재·물가 흐름에도 영향

무역 전쟁은 원자재 시장에도 여파를 주고 있습니다.

WTI 기준 국제 유가는 배럴당 60달러 아래로 떨어지며, 2021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수요 둔화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결과입니다.

한편, 일부 품목의 경우 공급 차질과 물류 비용 상승으로 국가별 물가 지표(CPI)에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습니다.

미국은 여전히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넘는 물가 상승률을 보이고 있으며,

일부 신흥국에서는 고물가와 통화 약세가 동시에 나타나는 복합위기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습니다.


거대한 변화의 시작인가?

2025년 4월은 단순히 수치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경제 구조의 변화가 시작된 시기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관세라는 정책 하나가 소비자 심리, 기업 전략, 투자 시장, 국제 관계까지 모두 흔든 셈이죠.

그래서 투자자든 소비자든, ‘기대’와 ‘심리’, 그리고 ‘정책 방향’을 함께 살펴야 할 때인 것 같습니다.

변동성이 클수록 정확한 정보와 균형 잡힌 시각이 중요하다는 걸 다시금 실감하게 되는 4월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