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진그룹이 국내 상조업계 1위 기업인 프리드라이프를 인수하며 본격적인 사업 다각화에 나섰습니다. 이번 인수는 웅진이 100% 지분을 보유한 특수목적법인 WJ라이프홀딩스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자회사인 WJ라이프가 프리드라이프를 인수하는 구조로 진행됩니다. 인수 금액은 8,830억 원으로, 계약금 883억 원을 우선 납입한 뒤 5월 말까지 잔금을 지급하면 인수가 완료됩니다. 웅진은 이번 인수를 통해 교육, IT, 헬스케어, 뷰티, 여가 등 기존 계열사와의 연계를 강화해 프리드라이프를 토털 라이프케어 플랫폼으로 육성할 계획입니다. 특히 고령화 시대의 안정적인 수요와 정기적인 현금흐름이 보장된 상조 시장의 성장성을 주목한 전략적 투자입니다.
프리드라이프는 2024년 기준 선수금 2조5,600억 원, 매출 2,767억 원, 당기순이익 758억 원을 기록한 상조업계 1위 기업입니다. 2020년 VIG파트너스가 인수한 이후 좋은라이프, 금강문화허브, 모던종합상조 등을 흡수합병하며 단기간에 두 배 가까이 성장했고, 상조업체 최초로 선수금 2조 원을 돌파하며 압도적인 시장지위를 확보했습니다. 이번 매각으로 VIG파트너스는 배당을 포함해 총 1조 원 이상의 수익을 회수하게 되었으며, 이는 투자 원금의 약 4배에 달하는 규모입니다.
웅진그룹은 이 같은 대형 인수를 재무 건전성을 해치지 않고 추진하기 위해 외부 자금조달을 적극 활용했습니다. 특히 DB금융그룹이 선순위 자금 2,500억 원과 중순위 자금 2,000억 원을 제공하며 최대 자금 우군으로 참여했고, 우리은행도 나머지 선순위 자금 2,500억 원을 조달했습니다. 이로 인해 웅진그룹은 인수금의 약 22%만을 자체 부담하고 있으며, 영구채 및 자산 담보 등을 활용한 구조로 재무부담 최소화를 시도했습니다. 다만 웅진의 자체 현금성 자산은 500억 원 미만, 부채비율은 400%를 넘는 등 그룹 전체의 재무 여력은 넉넉하지 않은 편입니다.
이번 인수로 수혜가 기대되는 계열사 중 대표적인 곳이 웅진씽크빅입니다. 웅진씽크빅은 유아 및 초등 대상 학습지 서비스, 온라인 독서 프로그램, 단행본 출판과 AI 기반 에듀테크 솔루션 등을 운영하는 웅진의 주력 교육 계열사입니다. 최근에는 생성형 AI 기반의 영어 스피킹 플랫폼 ‘링고시티’를 출시하며 글로벌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번 프리드라이프 인수를 계기로 교육 고객 기반을 상조 서비스와 연계한 신규 상품 기획이나 교차 판매 등을 통해 수익성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또한, 웅진식품은 음료 및 건강기능식품을 중심으로 한 식품 계열사로, 기존의 ‘초록매실’, ‘하늘보리’ 등의 브랜드를 기반으로 사업을 지속 중이며, 헬스케어와의 연계 측면에서도 향후 프리드라이프와의 시너지 창출 가능성이 존재합니다. 프리드라이프가 추진 중인 시니어 케어와의 연계를 통해 고령 소비자 대상의 맞춤 건강 식품 서비스나 공동 프로모션 등도 추진될 여지가 있습니다.
한편 국내 상조업계는 2023년 기준 선수금 규모가 10조 원을 돌파했고, 상조 가입자 수는 1,000만 명에 육박하는 등 빠른 속도로 성장 중입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주요 상조회사의 선수금은 프리드라이프 2조5,600억 원, 보람상조 1조5,490억 원, 교원라이프 1조4,545억 원, 대명스테이션 1조3,982억 원, 더케이예다함 7,402억 원 등으로 집계됐습니다. 상조 시장은 향후 연평균 5%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며, 노년 인구 증가에 따라 사전 장례 준비 수요뿐 아니라 웰다잉 문화, 시니어 여행 및 복지 서비스까지 범위가 확장되는 추세입니다.
웅진은 한때 그룹의 대표 기업이었던 코웨이를 매각한 후 유력한 캐시카우 확보가 절실한 상황에서 프리드라이프 인수를 통해 다시 한번 그룹 전반의 체질을 개선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습니다. 교육을 중심으로 성장해온 기업이 장례 및 시니어케어 서비스로 확장하는 것은 이례적인 행보지만, 현재 시장의 흐름과 미래 수요를 감안하면 충분히 의미 있는 전략적 전환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웅진은 이번 인수를 계기로 실질적인 성과를 입증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