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대형 이커머스 기업 징둥(JD.com)이 본격적으로 한국 시장에 진출하면서 국내 유통업계와 이커머스 생태계 전반에 큰 파장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에 이어 징둥까지 한국 시장에 뛰어들면서, 국내 이커머스 업계는 C커머스의 전방위적 공세에 긴장하고 있습니다.


징둥은 산하 물류기업 징둥로지스틱스를 통해 인천과 이천에 자체 물류센터를 구축하고, 이를 기반으로 한국 시장 공략에 시동을 걸었습니다. 이천 센터는 펫커머스 전용으로 설계되었고, 인천 센터는 미국 소비재 브랜드와 국내 뷰티 기업을 위한 물류거점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특히 서울 및 일부 수도권 지역을 대상으로는 12시간 내 빠른 배송 서비스를 시작하며, 국내 시장에 최적화된 물류 역량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그동안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는 국내 물류업체와 제휴를 통해 한국 시장에 접근해왔으나, 징둥은 자체 물류센터를 직접 운영하는 방식을 채택하며 차별화를 시도했습니다. 이는 아마존이나 쿠팡처럼 직매입-직배송 체계를 갖추어 고객 경험의 질을 높이고, 시장 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특히 징둥은 AI 기반의 지능형 창고 시스템을 적용하여 인기 상품을 자동으로 배치하고 수요 예측에 따라 적재 구조를 조정하는 등 물류 효율성에서 앞선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징둥은 이미 2018년 한국 법인 징둥코리아를 설립하며 국내 진출을 준비해왔고, 2022년에는 국경 간 운송업 등 물류 관련 사업을 추가했습니다. 최근에는 서울 구로디지털단지에서 서울역 인근 서울스퀘어로 사무실을 이전했으며, 이는 본격적인 사업 확장을 예고하는 조치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징둥은 알리바바, 핀둬둬와 함께 중국 3대 이커머스 기업으로, 지난해 매출은 약 228조 원에 달해 쿠팡의 5배 이상 규모입니다. 최근 발표된 실적에 따르면, 2024년 순이익은 전년 대비 71% 급증한 8조 원을 넘었으며, 물류 부문 매출도 10% 이상 증가하는 등 전자제품과 가전 부문 중심으로 실적 호조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성장은 중국 정부의 소비진작 정책과 더불어 해외 시장 개척 전략에 기반하고 있으며, 특히 미국과의 관세 갈등이 격화된 이후 미국 외 대체시장으로 한국을 선택한 것이 이번 한국 진출 가속화의 배경이 되고 있습니다.


이미 알리익스프레스는 2억 달러 규모의 물류 인프라 투자를 예고하고 있으며, 테무는 김포에 대형 물류센터를 장기 임차하고 오픈마켓 형태로 직접 판매자 모집에 나서는 등 국내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쉬인도 강남으로 사무실을 옮기고 뷰티 브랜드 ‘쉬글램’을 앞세워 국내 소비자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같은 C커머스 기업들의 진출이 확대됨에 따라 국내 소상공인과 중소 이커머스 기업들은 극심한 경쟁에 직면하고 있으며, 일부는 국민청원을 통해 정부 차원의 규제를 촉구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C커머스가 세금, 인증, 통관 등에서 형평성 없는 경쟁을 조장하고 있으며, 국내 유통 질서를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C커머스 제품의 경우 유해물질 검출이나 가품 문제 등 품질 논란도 계속되고 있어, 제품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는 국내 시험기관과 협약을 맺고 자발적인 안전 검사를 실시하는 등 소비자 신뢰 확보에도 적극 나서고 있는 상황입니다.


업계는 이처럼 C커머스 기업들이 저가 공세뿐 아니라 물류, 마케팅, 품질 검증 등 전방위적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는 만큼, 국내 이커머스 기업들도 단순한 배송 속도 경쟁을 넘어서 제품 품질 강화, 카테고리 차별화, 고객 신뢰 제고 등 다각도의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이제 이커머스 시장은 단순히 플랫폼 간의 경쟁을 넘어, 글로벌 공급망과 물류 경쟁력, 브랜드 신뢰도까지 포함된 전면전 양상으로 확장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