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는 2025년 1분기에 매출 17조6391억원, 영업이익 7조4405억원, 순이익 8조1082억원을 기록하며 시장 기대치를 크게 웃도는 실적을 달성하였습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41.9%, 영업이익은 157.8%, 순이익은 무려 323% 증가하였고, 영업이익률은 42%에 달해 8개 분기 연속 개선 흐름을 이어갔습니다. 이는 HBM(고대역폭메모리)을 중심으로 한 고부가가치 메모리 제품의 수요가 급증한 데 따른 결과로, 엔비디아 등 글로벌 AI 기업들의 모델 고도화와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가 실적을 견인했습니다. 


HBM3E 12단 제품은 특히 큰 인기를 끌며, 올해 상반기 전체 HBM3E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회사는 이미 고객들과 연간 물량을 사전 합의한 상태로, HBM 수요가 전년 대비 약 2배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SK하이닉스는 AI PC용 LPCAMM2, AI 서버용 저전력 모듈 SOCAMM 등 차세대 메모리 제품도 시장에 선보이며, DDR5, CXL 기반 모듈까지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있습니다. CXL DDR5 96GB에 대한 고객 인증을 완료했고, 128GB 제품도 인증 절차를 진행 중에 있으며, 초당 36GB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성능을 통해 데이터센터의 효율성과 경제성을 크게 높일 수 있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낸드플래시 부문은 상대적으로 부진한 흐름을 보였습니다. 1분기 낸드 출하량은 전 분기 대비 15% 이상 감소했고, 평균 판매가격도 20% 하락하여 매출은 약 3조1750억원에 그쳤습니다. 고객사 재고 부담과 중국 업체들과의 경쟁 심화가 영향을 미쳤고, 단기적으로는 관세 우려로 인해 일부 고객이 수요를 앞당기는 ‘풀인(pull-in)’ 효과가 발생하고 있지만, 하반기 수요 둔화 가능성도 함께 제기되고 있습니다. 


미국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에 대해서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미국 고객 매출 비중이 법인 소재지 기준으로는 60% 수준이지만, 실제 물류는 미국 외 지역에서 이뤄지는 경우가 많아 직접적인 관세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향후 관세 정책의 변화에 대비해 고객과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 공급 안정성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입니다.


SK하이닉스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와 청주 M15X 등 생산기지를 중심으로 중장기 인프라 투자에도 나서고 있으며, 올해 설비투자는 전년보다 다소 증가한 수준으로 유지할 계획입니다. AI 서버 수요 증가에 대응해 HBM 외에도 전력 효율을 고려한 제품군 확보에 주력하고 있으며, 전력 대비 성능을 중시하는 CXL-D램 개발과 이를 지원하는 소프트웨어 플랫폼(HMSDK)도 함께 제공하여 고객 락인을 유도하고 있습니다.


경쟁사인 삼성전자와의 CXL D램 경쟁도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삼성은 128GB, 256GB 제품 인증을 진행 중이며, 시장 선점을 위해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습니다.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CXL 시장은 2028년까지 160억 달러(약 23조 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한편, 중국은 SMIC와 화웨이를 중심으로 AI 반도체 자립화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HBM과 경쟁할 수준의 AI칩 개발도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한국 반도체 기업들은 기술 초격차 확보와 전략적 시장 분산을 병행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한국이 보유한 HBM 기술 격차(약 5년)를 활용해 글로벌 시장에서 독보적 경쟁력을 유지하고, 미중 갈등 속에서도 양 시장에 동시에 접근하는 유연한 전략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이러한 가운데 TSMC는 AI 반도체 패키징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CoWoS(2.5D 패키징) 생산능력을 2배 확대하며, HBM을 필요로 하는 AI 가속기 칩 수요를 흡수할 준비에 들어갔습니다. 엔비디아, 구글, AWS 등 주요 빅테크 기업들은 자사 AI 칩에 HBM3E를 채택하고 있으며, 향후 HBM4 및 HBM5에 대한 수요도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SK하이닉스는 HBM4 양산 준비를 올해 하반기부터 시작하고, 차세대 HBM 시장을 선도하기 위한 기술 개발과 고객 협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SK하이닉스는 HBM을 중심으로 한 고부가 제품군 확대와 차세대 메모리 시장 대응을 통해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확고한 입지를 다지고 있으며, 불확실한 대외 환경 속에서도 고객 중심의 유연한 공급 전략과 투자 효율성 극대화를 통해 지속적인 성장 기반을 마련하고자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