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2025년 1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시장의 기대를 밑도는 성적을 내놓으면서, 투자자와 소비자 모두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 감소한 193억3,500만 달러로 집계되었고, 조정 주당순이익은 0.27달러에 그쳤습니다. 이는 금융정보업체 LSEG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인 매출 211억1,000만 달러, 주당순이익 0.39달러에 한참 못 미치는 수치입니다. 자동차 부문 매출은 특히 큰 타격을 입어, 전년 동기 대비 20% 감소한 139억6,700만 달러에 그쳤습니다. 순이익도 71% 급감하면서 4억900만 달러에 머물렀고, 영업이익률은 2.1%로 낮은 수준을 보였습니다.


자동차 매출 감소의 주된 원인으로는 인기 모델인 모델Y의 페이스리프트에 따른 생산 공정 재정비가 꼽히며, 이 과정에서 4개의 주요 공장이 일시적으로 생산량을 줄였습니다. 여기에 평균 판매 가격 하락, 판매 인센티브 확대, 인공지능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 증가가 실적을 압박한 것으로 보입니다. 반면, 전기차 판매로 인해 발생한 환경 규제 크레딧 수익은 전년보다 증가한 5억9,500만 달러를 기록했으며, 에너지 사업 부문 매출도 67% 늘어난 27억3,000만 달러로 집계됐습니다.


하지만 실적 부진보다 더 큰 이슈는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의 정치적 행보가 소비자 심리에 미친 영향입니다. 머스크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행정부의 정부효율부(DOGE) 수장으로서 활동한 이후, 테슬라는 미국 내 보수 지지층과의 유대는 강화했지만 전통적으로 전기차에 우호적인 진보 성향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강한 반감을 사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미국을 비롯해 유럽에서도 테슬라 차량에 대한 불매운동과 매장 방화 같은 극단적 대응이 이어지고 있으며, 테슬라 중고차 가격이 10% 이상 폭락하는 현상도 발생했습니다.


특히 유럽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한 관세 정책에 대한 반발이 테슬라에 집중되고 있어, 독일과 프랑스에서 1~2월 테슬라 판매량이 각각 71%, 4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탈리아와 독일에서 테슬라 매장이 방화 피해를 입는 등 물리적 공격 사례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이러한 사건들에 대응하기 위해 전담 태스크포스를 구성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 시장에서도 상황은 악화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정책으로 미국과 중국이 각각 145%, 1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고 있는 가운데, 테슬라는 모델S와 모델X의 중국 신규 주문 접수를 중단한 상태입니다. 부품 조달에도 차질이 생기면서 사이버캡과 테슬라 세미에 들어갈 중국산 부품 조달 계획이 철회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러한 악재 속에서 일론 머스크 CEO는 실적 발표 이후 콘퍼런스콜에서 오는 5월부터 정부 업무에 할애하는 시간을 줄이고 테슬라 경영에 집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정부 내 주요 작업이 대부분 끝났으며, 앞으로는 훨씬 더 많은 시간을 테슬라에 쏟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나는 여전히 테슬라의 미래에 대해 극도로 낙관적이며, 저가형 모델과 로보택시 출시 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머스크의 복귀 소식은 실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투자 심리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고,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5% 넘게 급등하며 이를 반영했습니다.


머스크가 본격적으로 테슬라 경영에 복귀하면서 그간의 정치적 논란에서 비롯된 부정적 이미지를 회복하고, 핵심 제품 전략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면 테슬라가 다시 성장 궤도에 오를 수 있다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상반기 내 저가형 전기차 출시, 2025년 로보택시 양산 등 구체적인 제품 로드맵이 가시화되고 있어, 향후 실적 반등의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글로벌 무역 정책의 불확실성, 경쟁 심화, 정치적 논란 등은 테슬라의 경영에 지속적인 부담 요소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소비자 신뢰 회복과 브랜드 이미지 재정립, 그리고 핵심 시장에서의 점유율 방어가 병행되지 않는다면, 단순한 머스크의 복귀만으로는 테슬라의 전면적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시각도 존재합니다.


결국 테슬라의 회복 여부는 머스크의 경영 복귀 이후 실제로 시장의 요구에 얼마나 빠르고 정교하게 대응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실적이 다시 반등세를 보이기 위해서는 단기적인 주가 반등에 만족하지 않고, 제품 경쟁력 강화와 글로벌 소비자와의 신뢰 회복이라는 장기 과제를 동시에 해결해 나가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