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삼남인 김동선 부사장이 이끄는 한화갤러리아가 F&B(식음료) 분야에서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프리미엄 수제 버거 브랜드 파이브가이즈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데 이어, 이번에는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브랜드 ‘벤슨(Benson)’을 새롭게 론칭하며 식음료 사업을 본격 확장하고 있습니다. 벤슨은 5월 서울 강남구 압구정 로데오에 1호점을 열 계획이며, 이 브랜드는 ‘정직’과 ‘신뢰’를 의미하는 이름에 걸맞게 고품질 원료를 사용해 차별화된 맛을 제공할 예정입니다. 국내산 원유와 유크림, 국산 아카시아꿀, 탄자니아 싱글오리진 초콜릿 등 프리미엄 재료를 기반으로 한 제품들은 깊은 풍미와 밀도 있는 식감을 특징으로 합니다.
벤슨의 출시는 단순한 외식 브랜드 확장이 아니라 제조 기반 확보까지 염두에 둔 전략으로 풀이됩니다. 실제로 경기 포천에는 자체 생산공장을 마련해 이달부터 가동에 들어갔으며, 이를 통해 향후 대량 생산 및 전국 단위 확장도 가능해졌습니다. 베러스쿱크리머리라는 법인을 신설하고 아이스크림 관련 자산과 계약을 168억 원에 양도하는 등 체계적인 사업 구조를 갖추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아이스크림 전문 R&D 인력도 채용하고 있으며, 제품 기획 및 개발, 신제품 시생산까지 전담할 인력을 찾고 있어 본격적인 제품 다각화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김 부사장의 F&B 사업 확장은 이미 파이브가이즈, 스텔라피자(로봇 피자 브랜드), 음료 제조 전문 업체 퓨어플러스 인수 등으로 이어져 왔습니다. 여기에 최근 단체급식 시장 재진출을 위한 아워홈 인수까지 추진하면서 유통업 중심의 한화갤러리아를 제조 기반의 식음료 기업으로 탈바꿈시키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습니다. 아워홈은 단체급식 시장 점유율 2위 업체로, 한화호텔앤드리조트를 통해 8695억 원에 지분 58.62%를 확보하며 본격적인 인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한화그룹의 계열사 급식 수요는 물론, 외부 계약까지 확보하며 안정적인 수익원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하지만 이러한 신사업 확장과는 달리, 본업인 유통과 호텔 사업의 실적은 다소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갤러리아백화점은 전 점포에서 2년 연속 역성장을 기록했고, 명품관의 매출 순위도 12위까지 하락했습니다. 호텔앤드리조트 역시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42%나 감소했습니다. 게다가 한화푸드테크의 경우도 영업이익이 110억 원의 적자를 기록하는 등 본업과 신사업 모두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입니다.
김 부사장은 책임경영 차원에서 한화갤러리아 주식을 꾸준히 매입하며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544억 원 규모의 자사주를 공개매수하며 현재 2대 주주로 올라섰고, 직접 경영 의지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또 지난해 말부터는 유통과 외식 사업의 구조를 분리하고, 미래비전총괄이라는 직책을 통해 본업 이상의 신사업에 더욱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다만 시장에서는 한화그룹 내 김 부사장이 담당하는 사업 부문의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기 때문에 경영 역량을 입증하려는 노력이 무리한 확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파이브가이즈 등 일부 외식 브랜드는 매장당 매출이 상위권에 오르며 성과를 냈지만, 전체 매출 기여도는 아직 제한적이고, 대규모 투자를 집행한 급식업체 인수의 경우에는 외부 자금 조달이 대부분이어서 수익성 확보에 대한 부담도 존재합니다.
결국 김 부사장이 직면한 과제는 명확합니다. 신사업의 확장을 통해 브랜드 영향력과 외형 성장을 끌어올리는 한편, 본업인 유통과 호텔 부문에서도 경쟁력을 강화해야 하는 이중 과제를 안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를 위해 최근 갤러리아는 내부 경영진 개편을 단행하며 반전을 꾀하고 있습니다. 명품관 상품실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고, 부동산 전문가를 사외이사로 영입하는 등 실질적인 실적 개선을 위한 기반 다지기에 나섰습니다.
앞으로 김 부사장이 식음료 제조와 급식, 외식 브랜드 운영 등에서 어떤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을지, 그리고 이 모든 사업을 그룹의 장기 성장동력으로 어떻게 연결해 나갈지에 따라 그의 경영 성과에 대한 평가는 분명히 달라질 것입니다. F&B 분야의 프리미엄화 전략이 단기적인 트렌드를 넘어 한화의 새로운 주력 사업군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는 이제부터가 본격적인 시험대라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