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으로 ‘넘사벽’ 삼성전자 넘었다

2025년 1분기, 메모리 업계에 역사적인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창사 41년 만에 SK하이닉스가 글로벌 D램 시장 점유율 1위에 오른 겁니다. 한 번도 왕좌를 내준 적 없던 삼성전자가 처음으로 2위로 밀려난 순간이었죠.
AI 붐이 가져온 판도 변화
이번 반전의 배경은 단연 ‘HBM(High Bandwidth Memory)’입니다. HBM은 기존 D램을 수직으로 여러 단 쌓아 올린 고성능 메모리로, 특히 AI 서버와 GPU에 필수입니다.
SK하이닉스는 무려 10년 전부터 HBM 개발에 ‘올인’해왔고, 그 결실이 지금 터지고 있습니다. AI 수요가 폭증하면서 HBM3E 12단 제품은 미국 엔비디아에 사실상 독점 공급되었고, 이 제품의 시장 점유율은 무려 70%에 달했죠.
덕분에 SK하이닉스는 2025년 1분기 D램 시장에서 점유율 36%로 1위, 삼성전자는 34%, 마이크론은 25%를 기록했습니다.
삼성전자의 첫 2위
삼성전자는 1992년 세계 최초로 64Mb D램을 개발하며 글로벌 메모리 시장을 지배해 왔습니다. 범용 D램 시장에서의 지배력은 여전히 강력했지만,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와 HBM 비중이 낮은 포트폴리오가 이번에는 약점이 됐습니다.
반면 SK하이닉스는 HBM 중심 구조 덕분에 가격 하락의 영향을 덜 받았고, 시장이 바뀌자 곧바로 1위를 차지했습니다.
전망은 더 밝다
HBM 시장은 아직 ‘초입’에 불과합니다. 시장조사업체들은 올해 HBM 시장이 380억 달러(약 55조원), 내년엔 580억 달러(약 83조원)까지 커질 거라고 전망하고 있어요. AI 붐이 계속되는 한 이 시장은 멈추지 않을 겁니다.
SK하이닉스의 올해 영업이익은 증권가 평균치 기준 약 31.6조 원, 전년 대비 30% 증가할 전망입니다. 반면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은 15조 원 안팎에 그칠 것으로 보이죠.
삼성의 반격은 가능할까?
물론 삼성전자도 반격을 준비 중입니다. 올해 2분기부터 HBM3E 12단 양산을 본격화하고, 하반기에는 HBM4 및 맞춤형(Custom) HBM4 공급에도 나선다는 계획이죠.
하지만 HBM 시장은 단순한 스펙 경쟁이 아니라 패키징, 전력 효율, 열 설계까지 종합적인 기술력을 요구하기 때문에, SK하이닉스의 선점 효과는 꽤 오래갈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