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IPO 계획을 철회하고 경영권 매각으로 방향을 전환한 배경에는 여러 가지 복합적인 이유가 있습니다. 카카오엔터는 2019년 카카오페이지 시절부터 IPO를 준비해왔지만, 시장의 불확실성과 ‘쪼개기 상장’ 논란 등으로 상장 일정이 지속적으로 지연돼왔습니다. 특히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발생한 경영진 수사와 법적 문제는 카카오 전체의 신뢰도에 영향을 미쳤고, 이러한 요소들이 카카오엔터의 상장 추진에 부담으로 작용하게 됐습니다. 결국 카카오는 IPO를 통한 자금 회수 대신, 경영권 매각이라는 출구 전략을 선택하게 된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카카오엔터의 기업가치는 약 11조 원 수준으로 거론되고 있으며, 이는 2023년 초 사우디아라비아국부펀드(PIF)와 싱가포르투자청(GIC)으로부터 1조 1,54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며 형성된 평가입니다. 하지만 현재 시장에서는 이 같은 가치로 통매각을 성사시키기 어렵다는 시각도 존재합니다. 투자자들의 투자 시점과 회수 전략이 다르기 때문에 일부 지분을 나눠서 파는 분할 매각 방식이 현실적인 선택지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특히 초기 투자자인 앵커에쿼티파트너스는 10년 가까운 투자 기간으로 인해 조속한 자금 회수를 원하고 있는 반면, PIF와 GIC는 비교적 최근 투자를 단행했기에 손실이 우려되는 매각에는 소극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카카오엔터는 뮤직, 스토리, 미디어라는 세 가지 핵심 사업 부문을 중심으로 사업을 운영하고 있으며, 대표적인 플랫폼으로는 멜론, 카카오웹툰, 카카오페이지가 있습니다. 연결 기준으로 2023년 연매출은 약 1조 8,128억 원으로 전년 대비 3.2% 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은 806억 원으로 전년 대비 16.5% 증가했습니다. 그러나 당기순이익은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며 수익성 측면에서는 여전히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4분기 연속으로 매출이 감소하는 등 실적 둔화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카카오엔터는 그간 과감한 M&A를 통해 외형을 확장해왔습니다. 2022년에는 약 1조 원을 들여 북미 웹소설 플랫폼 래디시와 타파스를 인수했으며, 유희열과 유재석이 소속된 안테나를 인수해 연예 매니지먼트 부문도 확대했습니다. 또한 SM엔터의 지분 19.5%를 확보하면서 경영권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지만, 이 과정에서 발생한 법적 분쟁과 투자자 간 신뢰 훼손은 큰 타격이 되었습니다. 카카오 본사 입장에서는 이 같은 무리한 인수와 이후 실적 악화가 부담으로 작용했고, 이에 따라 지분 매각을 통한 현금화가 불가피해졌습니다.


한편, 카카오엔터는 최근 글로벌 K컬처 팬 플랫폼 ‘베리즈(Berriz)’를 론칭하며 새로운 팬 커뮤니티 사업에도 진출했습니다. 베리즈는 음악, 웹툰, 드라마, 뮤지컬 등 다양한 K컬처 IP를 기반으로 팬과의 소통을 강화하는 플랫폼으로, 향후 글로벌 팬덤 형성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콘텐츠 산업 전반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만큼, 베리즈가 안정적인 수익 창출로 이어지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카카오엔터는 재무 건전성을 강화하고 수익성이 낮은 사업을 정리하는 등 구조조정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2021년 출범한 IST엔터의 지분을 매각하고, 웹툰·웹소설 제작사 와이낫미프로덕션을 청산하는 등 비핵심 자산을 정리하며 효율화를 꾀하고 있습니다. 향후에는 핵심 IP 중심으로 수익 구조를 개선하고, 글로벌 시장에서의 차별화된 전략 수립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이처럼 카카오엔터의 IPO 추진이 난항을 겪으면서, 경영권 매각은 현실적인 대안이 되었습니다. 다만, 다양한 이해관계를 가진 전략적·재무적 투자자들이 지분을 나눠 갖고 있어 통매각이 쉽지 않으며, 드래그얼롱 조항 등 매각 조건에 따라 향후 협상 과정이 복잡해질 가능성도 큽니다. 향후 카카오엔터가 SM엔터를 완전히 자회사로 편입하고 그 수익성을 재무 성과에 반영할 수 있을지 여부도 향후 매각 흥행의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