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인해 유럽 명품 업계는 전방위적인 영향을 받고 있으며, 이에 따른 경영 전략 변화가 불가피해졌습니다. 미국이 유럽연합(EU) 및 스위스 등에서 수입되는 명품 제품에 대해 고율의 상호관세를 부과함에 따라, 유럽산 제품 비중이 높은 명품 브랜드들은 가격 인상이나 공급망 재조정 등의 대응을 강구하고 있습니다. UBS는 이러한 관세 부담을 상쇄하려면 명품 기업들이 평균 6% 정도 가격을 인상해야 한다고 분석했으며, 인상을 하지 않을 경우 영업이익이 최대 7%까지 감소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JP모건체이스의 명품 리서치 총괄 치아라 바티스티니 역시 이 관세 조치가 기업 이익뿐 아니라 소비자 신뢰 저하와 물가 상승을 유발할 수 있어 명품 수요 자체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전 세계 명품 시장의 70%를 차지하는 유럽 브랜드는 미국 수출에 크게 의존하고 있으며, 연간 약 2600억유로 규모의 수출액 중 상당 비중이 미국에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각 명품 브랜드들은 서로 다른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에르메스는 가격 인상을 통해 관세 충격을 흡수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으며, 미국 소비자들이 가격에 민감하지 않다는 점을 고려한 전략입니다. 반면 케어링그룹은 모든 제품을 유럽에서 생산하고 있어 관세 영향을 가장 크게 받을 것으로 보이며, 실적 악화 상황 속에서 가격 인상 여력 또한 제한적인 것으로 평가됩니다. LVMH는 미국 내 생산시설을 일부 운영하고 있어 다른 브랜드에 비해 유연한 대응이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과거 트럼프 대통령과의 친분을 바탕으로 일부 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된 전례도 있어, 이번에도 로비 활동을 강화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씨티그룹은 브랜드별로 미국 시장 매출 비중과 가격 결정력에 따라 관세의 영향이 다르게 나타날 것이라며, 미국 시장 의존도가 높은 브랜드일수록 타격이 클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특히 버켄스탁, 브루넬로 쿠치넬리, 판도라 등은 큰 피해가 예상되며, 태국 생산 거점에 높은 관세가 부과된 판도라의 경우 주가가 크게 하락하기도 했습니다. 반면 미국 내 생산 기반이 일부 있거나 미국 매출 비중이 낮은 브랜드인 몽클레어, 버버리, LVMH 등은 비교적 영향을 덜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에르메스나 리치몬트처럼 강한 가격 결정력을 지닌 브랜드들은 가격을 조정하여 관세 영향을 소비자에게 전가할 수 있는 여지가 크다는 평가입니다.


그러나 명품 업계 전체가 가격 인상에 나설 경우 소비자들이 유럽 현지를 방문해 제품을 구매하려는 경향이 강해지고, 상황에 따라 저가 모조품 시장으로 수요가 이동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미 미국 내 젊은 소비자들 사이에선 짝퉁 제품 소유가 하나의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으며, 일부 저가 명품 모조품이 인기를 끌기도 했습니다. 이는 명품 브랜드의 가격 전략에 새로운 도전 과제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또한 명품업체들은 급변하는 관세 정책에 대응하기 위해 로비 활동도 강화하고 있습니다. LVMH의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은 로비스트를 통해 명품 산업이 무역 분쟁의 원인이 아님을 강조하며 자사 제품의 관세 제외를 시도하고 있으며, 실제로 과거에도 미국에 공장을 세우고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행사에 참석함으로써 가방 제품을 관세 대상에서 제외시킨 전례가 있습니다.


하지만 명품 산업의 특성상 생산라인의 미국 이전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고급 수공예 기술을 기반으로 한 유럽 현지 생산이 브랜드 가치를 뒷받침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명품 기업들은 가격 인상이라는 카드 외에도 미국 내 매출 비중과 생산 전략, 글로벌 유통망을 전반적으로 재정비할 필요에 직면했습니다.


한편 유럽 정치권도 미국의 관세 조치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프랑스의 마크롱 대통령은 미국의 상호관세 조치에 대응해 유럽 내 대미 투자를 일시적으로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EU 차원에서도 단계적인 대응 방안이 준비되고 있습니다. 특히 디지털 서비스세 등 다양한 수단을 통해 미국의 관세 정책에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으며, 유럽 각국 국민들도 보복 관세에 대한 지지를 보이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러한 복합적인 움직임 속에서 유럽 명품업계는 가격 인상을 통한 대응, 미국 내 생산 확대 여부 검토, 로비 활동 강화 등 다각적인 전략을 모색하고 있으며, 소비자 행동 변화와 정치적 흐름 또한 면밀히 살펴야 하는 국면에 놓였습니다. 앞으로의 글로벌 무역 정책 변화에 따라 명품업계의 전략 또한 지속적인 조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