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구 학동로 백영논현센터에 위치한 아이에스동서 주총에 다녀왔다. 처음엔 자가인줄 알았는데 전세라고...
꽤 많은 주주분들이 참석하신 가운데 이준길 대표이사님이 주총 끝나고 질의응답 시간을 갖겠다고 이야기하신 뒤 보고를 진행했다. 그 중간중간에도 질문 사항 있냐고 계속해서 여쭤보셨다. 다들 질문이 없으셔서 그리 긴 주총이 되지 않을거라 생각했고, 준비한 질문 몇 가지를 하려 했다.
그런데 주가가 꽤나 하락했고 4분기에 대규모 당기순손실이 찍혀서 그런지 성난 주주분들이 꽤나 많았다. 15년동안 투자를 해왔지만 멀티플은 계속해서 떨어지기만 했다는 분,, 왜 미국 스타벅스나 애플처럼 자사주 매입을 하지 않냐는 분(근데 비교를 하려면 미국 건설사랑 비교해야지 왜 쟤네랑 비교를 해요...),, 권민석 이사 앉혀놓고 간담회 열으라는 분,, 이사회는 모여서 차 마시고 헤어지는 거냐는 분 등등.. 나도 손실 중이긴 해서 원통한 심정은 이해가 되지만 좀 과한 부분들이 있었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물론 뭐 좋게 말한다고 경영진이 수용을 하긴 할까 싶기도 하지만....
질의응답 시간만 대략 1시간정도 진행되었는데 그 중 중요한 몇 가지 질문들만 좀 뽑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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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4Q24 큰 폭의 당기순손실 시현. 올해 추가 손상에 대한 우려가 크다.
A1. 아이에스비엠솔루션, 인선이엔티, 영흥산업환경 합산해서 1,900억 정도 손상시켰다. 환경 사업이 전반적으로 나쁜데 저희가 처음 인수했던 시점보다 폐기물 단가가 많이 떨어졌다. 건설 폐기물 산업은 건설 산업의 후방 산업이기 때문에 건설업이 잘 되어야 건설 폐기물 사업도 잘 될 수 있는데 현재 상황이 어려워서 불가피하게 손상 처리했다.
Q2. 작년에 종속회사들(코엔텍, 바운스 등) 매각 뉴스가 나왔는데 하나도 이뤄진 게 없다.
A2. 바운스는 저희가 약 250억원 들여 매입했는데 1,100억원에 매각 추진했었다. 그런데 승인이 다 나지 않아서 매각하지 못했다. 저희도 주력 사업이 아닌 것은 매각하고 구조조정하는 차원에서 했던 것이다. 만약 매각되었다면 이익이 많이 났겠지만 경기가 많이 나빠지다 보니 어려웠고 지금 재매각 추진중이다. 코엔텍도 이미 손상처리 반영해서 6억원 수준밖에 안 남았다. 이앤에프 펀드가 올해 8월 만기이기 때문에 매각 작업 중이다. 매각을 실제 해봐야 알겠지만 저희는 1,500억원 투입 대비 그 이상을 회수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이미 손상처리가 다 되었기 때문에 1,500억원에 팔든, 2,000억원에 팔든 그것은 모두 이익으로 잡히게 된다.
Q3. 지난 해 말에 매입한 자사주 100억은 소각할 것인가?
A3. 저희도 소각할 생각으로 매입했는데 저희가 자사주를 활용할 수 있는 2가지 방안이 있다. 자사주 소각과 직원 성과급으로 교부하는 것이다. 이런 말씀 드리기는 좀 그렇지만 지난 3년동안 직원들 급여도 거의 못 올려줬고 성과급도 못 줬다. 가급적 소각이나 직원에게 교부하는 것을 생각중이다.
Q4. 그럼 더욱 자사주를 매입해야 하는 것 아닌가?
A4. 사실 저희도 돈만 많으면 더 매입하고 싶지만 아시다시피 홈플러스 사태 이후 상황이 악화되었다. 전단채 발행도 300억원 정도로 최소화시켜서 하고 있다. 홈플러스에 2,000억원 이상 개인이 물려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거기에 물린 사람들이 저희 투자자이기도 하다. 4월달 만기에 그 300억원이 연장이 안 될 것 같다... 이렇듯 상황이 굉장히 안 좋다. 고양 덕은 분양하고 있는 10블럭도 입주 기간이 지났음에도 입주율이 46% 수준밖에 안 되고 나머지 50% 이상 잔금 입금이 안 되고 있는 상황이다. 나중에 여유가 생기면 자사주 매입을 적극적으로 건의하겠다.
Q5. 경산 중산지구 관련 진행상황이 어떻게 되나?
A5. 경산같은 경우는 총 3,443세대의 대규모 단지다. 인근 시세는 평당 1,700만원에서 1,800만원 정도 형성되어 있고 저희 타겟은 2,000~2,200만원이다. 분양 면적 15만 8천평이고 상가는 2만 8천평이다. 총 3조 6천억원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대구쪽 미분양이 많은 상황인데 그나마 수성구 쪽은 미분양이 적다. 경산은 수성구랑 가까워서 괜찮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가능하면 완판시켜야 하기 때문에 타이밍을 계속 고민하고 있다. 원래는 올 봄에 하려고 했었는데 봄은 좀 아닌 것 같고 이르면 올해 9~10월, 늦으면 내년 봄으로 생각하고 있다. 당초 저희가 부지를 매입했을 때 평당 공사비가 430만원 정도였는데 지금은 630만원으로 200만원가량 증가했다. 전체 면적을 곱하면 공사비가 5천억원 이상 증가한 것.
Q6. 자동차 폐배터리 회수 패러다임이 완성차 업체가 배터리를 리스하는 형태로 바뀌어가고 있는 것 같은데, 이럴 경우 우리 사업에 악영향이 있는 것 아닌가?
A6. 오히려 기회가 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저희는 인선모터스에서 배터리 안전 회수부터 전처리까지 약 10여년 동안 가장 빠르게 감당해왔다. 최근 포르쉐, 벤츠, 효성, 아우디, BMW, 벤츠까지도 계약해서 EoLB(폐이차전지) 회수 체계에선 국내에서 가장 큰 레퍼런스를 갖추고 있다. 국내외 자동차 제조사뿐만 아니라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까지도 확장성 가장 큰 크루즈 루프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다. 특히나 전기차에서 배터리가 차지하는 비중이 50%인데 그것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가 중요하다. 고전압 배터리는 위험하고 화재 발생 가능성이 가장 크다. 그런데 전기차 배터리의 안전한 회수 체계와 재활용 체계는 아이에스동서의 배터리 재활용 법인들이 가장 높은 수준의 역량 발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현대기아차 남양연구소에서 매년 7,500대정도의 전기차 배터리를 안전하게 회수해서 처리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 결국에는 글로벌 배터리 제조사와의 관계를 넓혀가고 있는 것은 그 배터리 제조사라든가 자동차 제조사들이 아이에스동서의 배터리 전처리 안전 회수 기반의 협업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아직 구체적으로 말씀드리지는 못하지만 그동안 배터리 소유권은 배터리 제조사가 가졌는데 지금은 그들 뿐만 아니라 자동차 OEM사가 같이 가져가고 있고, 결국 몇 년 후에는 자동차 제조사들이 배터리 소유권을 가져갈 것으로 본다. 리스 사업, 렌탈 사업, 교체형 서비스를 통해 나온 것들은 어떻게 하느냐? 자동차 제조사들은 거기서 나온 블랙 파우더에서 추출한 재생 원료를 공급받기 원한다. 그러면 그 전 단계에서 발생하는 것들은 어디에서 얻을 수 있느냐? 저희 아이에스동서의 배터리 전처리 시설에서 발생하는 블랙매스, 블랙파우더. 이런 것들이 글로벌 확장성을 통해 만들어지는 과정으로 말씀드릴 수 있다. 이런 부분들에 대해 올해부터는 좀 더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드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Q7. 영업권 손상 때문에 적자난 것은 그렇다 치고, 현금흐름은 왜 악화되었나?
A7. 현재 고양 덕은 10블럭같은 경우는 상황이 많이 안 좋다. 입주가 잘 안 되고 있는데 그나마 저희는 법인 계약자들이 많고 한 46%정도 잔금을 받았다. 8, 9블럭이 지난 주에 준공되었고 100% 분양 다 된 사업장인데 남은 잔금이 3,400억원 정도 된다. 덕은 6, 7블럭도 올 연말 준공인데 여기는 앞으로 받아야 할 돈이 6,200억원 정도다. 덕하같은 경우는 미분양이 40% 정도. 전체적으로 돈 들어올 것을 생각하면 1조 3~4,000억원 정도다. 결국 건설회사에서는 준공이 중요한 게 아니라 빨리 돈을 회수하고 빠르게 차입금을 상환하는 것이 중요하다.
Q8. 잔금이 들어오면 어디에 가장 먼저 돈을 쓸 것인가?
A8. 일단 저희 차입금이 1조 2,000억원 정도 되고 지난해 차입이자로 1,100억원 정도 나갔다. 그래서 일단 돈이 들어오면 차입금 어느정도 갚을 것이고, 아까 말씀드린 코엔텍이나 바운스를 빨리 매각하려 하는 것도 차입금 줄여서 이자비용 낮추고 나중에 NPL 나오면 사려고 한다.
Q9. 아이에스동서와 NPL 중 아이에스동서 주식이 더 싸다고 말씀하셨는데, 회사에서도 아이에스동서에 대해 가장 잘 알 것 아니냐? 왜 아이에스동서 주식이 아닌 불확실한 NPL을 사겠다고 하는 것이냐?
A9. 저희는 자사주를 매입해서 돈 벌 생각 없다. 지금 주가가 비정상적으로 싸다고는 생각하지만 계속 사업을 이어나가기 위해서는 자사주 매입을 통한 주가 부양이 아니라 본업을 잘해서 이익을 많이 내고 주주분들께 배당을 많이 드리는 것이 최우선이라 생각한다. 그러면 기업 가치도 올라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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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는 아이에스동서가 건설 사업을 잘 못해도 자회사 인선이엔티가 꾸준히 성장하고, 폐배터리 사업이 빠르게 성장할테니 정말 튼실한 기업으로 성장하겠구나 생각했었는데 이렇게 모든 사업부가 동시에 부진에 빠질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던 것 같다.
현실적으로 지금 아이에스동서에게 거는 기대는 경산 중산지구 착공 하나뿐인데 그것마저 또 미뤄진다고 하면 기다림의 시간이 좀 더 길어질 수 있겠구나 싶기도 하다.
그래도 망하지는 않을테니... 몇 년 기다리면 꽃 피는 날이 오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