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림산업은 지난 몇 년간 적자가 지속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올해에도 새로운 제품 라인업 확대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특히 어린이 식품 브랜드 '푸디버디'의 신제품을 잇달아 출시하며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최근 하림산업은 푸디버디 브랜드를 통해 '부드러운 유기 키즈김'이라는 신제품을 선보였습니다. 이는 푸디버디에서 처음으로 김을 소재로 한 제품으로, 그동안 푸디버디는 라면, 국물류, 간편식, 밥, 소스류 등 다양한 제품군을 출시하며 어린이 식품 시장에서 존재감을 넓혀왔습니다. 푸디버디는 김홍국 하림 회장이 어린 시절 아토피로 고생한 막내딸을 위한 제품을 만들어 보겠다는 뜻을 담아 2023년 11월 론칭한 브랜드로, 저출산 시대임에도 불구하고 하림이 어린이 식품 사업을 신사업으로 과감히 선정했다는 점에서 초기부터 업계의 관심과 우려를 동시에 받아왔습니다.
이와 함께 하림산업은 가정간편식(HMR) 브랜드 '더 미식(The 미식)'에서도 즉석밥 신제품을 출시하며 제품군 확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공격적인 제품 확장에도 불구하고 두 브랜드는 아직까지 시장에 안정적으로 안착하지 못한 상황입니다. 특히 '더 미식'의 경우 초반 큰 기대와 달리 매출 성장세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으며, 높은 가격 정책이 소비자 진입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실제로 하림산업은 지난해 약 1300억 원에 달하는 영업적자를 기록했으며, 매출액도 800억 원에 머물러 실적 부진이 장기화되는 모습입니다. 이에 따라 회사 내부적으로도 수익성 개선이 절실한 과제로 부상했습니다.
하림산업 측은 초기 공장 건설 및 브랜드 런칭에 따른 투자 비용 부담이 크기 때문에 적자가 불가피한 상황이었다고 설명하면서도, 향후 매출 채널 다변화 및 원가 경쟁력 강화 등을 통해 점차 실적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하림은 식품 생산시설과 부화장 옥상 등에 대규모 태양광 발전시설을 잇달아 설치하며 탄소중립 경영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는 2050년 탄소중립 목표 달성과 글로벌 RE100 캠페인 참여를 위한 전략으로, 신재생에너지 활용을 통해 장기적인 비용 절감과 환경친화적 기업 이미지 구축이라는 두 가지 효과를 동시에 거두겠다는 계획입니다.
하림의 정호석 대표는 앞으로 탄소 배출 규제가 강화될 것이며 재생에너지 사용이 필수가 될 것이라며, 하림이 ESG 경영 선두기업으로서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밝혔습니다. 현재 하림은 태양광 발전시설을 통해 연간 약 900톤 이상의 이산화탄소를 감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향후 다양한 글로벌 친환경 캠페인 참여에도 적극 나설 계획입니다.
하림은 이 같은 친환경 경영뿐만 아니라 제품 혁신에서도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매운맛 라면인 '용가리불볶음면' 시리즈에 소비자의 높은 관심이 이어지자 최근에는 까르보나라 크림의 풍미를 가미한 신제품을 출시해 시장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이 신제품은 매운맛을 부담스러워하는 소비자까지 고려하여 맵기 정도를 기존 제품보다 낮추고, 용가리 모양의 치킨 어묵을 넣어 소비자의 흥미를 끌도록 했습니다.
또한 하림은 최근 이마트와 손잡고 닭과 소, 돼지 사골, 해물 등을 사용한 하얀 국물 라면 '백제면'을 출시하며 프리미엄 라면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하지만 기존 라면 시장에서 농심 등 강력한 브랜드들이 이미 자리잡고 있어, 하림의 프리미엄 가격 전략이 성공적으로 통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업계 내에서도 여전히 의구심을 갖는 분위기입니다.
하림산업이 처한 실적 부진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판매관리비와 매출원가 증가가 꼽힙니다. 특히 광고비와 물류비, 전력비 등 관리 비용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매출액 증가분을 뛰어넘는 비용 부담으로 이어졌습니다. 하림산업은 이러한 상황에서도 장기적인 성장 가능성을 보고 온라인 물류센터 구축 및 풀필먼트 시스템 구축에 꾸준히 투자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혁신적인 '다이렉트 컨슈머(직배송)' 방식을 도입하여 유통 과정을 축소하고 제품의 신선도 유지와 물류 효율화를 동시에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전략을 통해 하림은 생산 직후 바로 소비자에게 신선한 제품을 전달함으로써 경쟁력을 강화하고, 물류 비용 절감과 친환경 효과를 동시에 달성하는 새로운 모델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하여 제품 선별과 포장을 최적화하며 소비자 맞춤형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중소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식품 물류 시스템 전반의 품질 향상을 꾀하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하림이 추진 중인 이 같은 신사업 확장과 친환경 경영, 유통 혁신 전략들이 장기적으로 실적 개선과 기업 경쟁력 강화에 실질적인 기여를 할지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습니다. 현재로서는 초기 투자 비용으로 인한 적자가 지속되고 있지만, 하림산업이 향후 시장에서 수익성을 확보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다질 수 있을지 여부는 올해 두 브랜드의 시장 안착 여부에 따라 판가름 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