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희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사장은 최근 간담회에서 국내 첫 고속열차인 KTX-1의 교체 시기가 약 9년 앞으로 다가옴에 따라 열차 운임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밝혔습니다. 구체적으로 올해 정부 업무계획 검토 결과 17% 수준의 인상을 추진 중이라고 언급했으며, 코레일 내부와 전문가 일각에서는 현재 부채 상황을 고려할 때 최소 25% 이상의 인상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습니다. KTX-1은 2004년에 도입되어 기대수명 30년을 기준으로 2033년까지 운행이 가능한 상황으로, 현재 운영 중인 국내 고속열차 중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차량입니다. 이에 따라 교체 비용이 5조 원 이상으로 예상되며, 재원 마련을 위한 운임 인상이 현실적으로 추진될 것으로 보입니다.


코레일은 지난해 고속철도 이용객 8,000만 명 시대를 열었고, 신규노선 개통을 통해 여객 매출액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영업 손실이 지속되어 재무 건전성 회복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지난해 기준 영업적자는 1,114억 원 수준으로 최근 4년간 급격히 상승한 전기요금과 21조 원에 달하는 부채 증가에 따른 이자비용(연간 4,130억 원, 하루 11억 원 상당)이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특히 코레일의 전기요금은 지난해 5,796억 원이었으며, 올해는 6,400억 원으로 증가할 전망입니다. 이러한 높은 전기료 부담은 코레일이 국내에서 9번째로 전기를 많이 사용하는 기관이라는 점과도 맞물려, 운영 효율화를 위한 전기요금 절감 방안 마련이 시급한 과제로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재무적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코레일은 자가발전을 통한 전력 비용 절감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경기도 고양의 수도권철도차량정비단 부지에 9.4MW급 열병합발전소를 건설하여 자체 전력을 공급할 계획이며, 발전소 건설은 올해 말 또는 내년 초에 착공하여 2027년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 자가발전소가 완성되면 고양지역 전력 수요의 약 30%를 자체적으로 조달할 수 있어 전력 비용을 절감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특히 코레일은 중장기적으로 자가발전 비율을 현재의 2%에서 최대 30%까지 높여나가겠다는 전략을 갖고 있으며, 이를 통해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고 재정적 부담을 줄여 안정적인 철도 운영에 기여할 방침입니다.


한문희 사장은 코레일이 추진 중인 해외사업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코레일은 우즈베키스탄에 KTX 차량 첫 수출을 성사시켰으며, 모로코에서 2조 2,000억 원 규모의 사업 수주에도 기여한 바 있습니다. 이를 통해 최근 2년 연속으로 해외사업 매출 200억 원 이상을 기록하며, 누적 해외 수주액은 약 4,000억 원을 돌파했습니다. 한 사장은 앞으로 필리핀과 베트남에서의 신규 프로젝트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을 밝혔는데, 필리핀 메트로 마닐라 7호선 유지보수 사업은 코레일이 처음으로 직접 유지보수 운영에 참여하는 사례가 될 예정이며, 사업 규모는 10년 동안 1,000억 원 이상으로 전망됩니다. 베트남의 경우 철도 현대화 사업 중 인력 양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베트남 철도공사의 요청으로 1만 4,000명 규모의 철도 전문 인력 양성 프로젝트를 준비 중입니다. 이 사업의 규모는 5,000억 원 이상으로 예상되며, 국내 기업과 연구 기관, 대학 등이 종합적으로 참여할 예정입니다.


코레일이 해외사업을 활발히 전개하는 이유 중 하나는 KTX 시스템의 우수성을 세계적으로 알림과 동시에 회사의 재정난 극복을 위한 전략적 접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동안 코레일은 '코리아 원팀' 전략을 통해 철도 차량 수출과 유지보수 기술을 패키지로 결합하여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했습니다. 실제로 코레일이 수출한 기술과 유지보수 운영 노하우는 해외 철도 시장에서 매우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으며, 특히 저개발 국가들을 대상으로 한 철도 인력 양성 사업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이미 전 세계 57개국에서 1,840명의 인력을 양성하여 각국의 철도산업 발전에 기여했고, 향후에도 이를 더욱 확대해나갈 예정입니다.


한편, 코레일은 KTX 초기 차량 교체 시기가 다가옴에 따라 차세대 고속열차의 개발에도 본격적으로 착수했습니다. 차세대 고속열차는 인공지능(AI) 기반의 첨단 유지보수 기술과 안전 시스템을 적용하여 운행 안정성을 크게 높일 계획이며, 에너지 효율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공기저항을 기존 대비 15% 줄인 유선형 디자인을 채택하고, 차체를 경량화하는 등 다양한 신기술을 적용할 방침입니다. 승객들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공간 디자인 혁신, 좌석 및 화장실의 프리미엄화도 추진되며, 운전자의 효율적 운행을 돕는 운전자 보조시스템(DAS) 등 최신 기술이 탑재될 예정입니다. 이와 같은 기술 혁신을 통해 차세대 고속열차가 국내 철도의 경쟁력을 한층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한문희 사장은 철도 운임 인상과 관련해 철도의 공공성을 충분히 고려하여 정부와 협력하겠다고 강조하면서 국민경제 및 소비자물가 등 다양한 요소를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신중히 진행할 계획임을 밝혔습니다. 철도 이용객들에게 안정적이고 안전한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하면서 동시에 재정 건전성 확보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습니다. 코레일은 앞으로도 철도 서비스의 품질을 지속적으로 향상시키고, 재정 부담을 완화하는 다양한 혁신을 통해 대한민국 철도의 지속 가능한 발전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이루겠다는 포부를 나타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