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이커머스 플랫폼 테무가 최근 한국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테무는 경기도 김포시 구래동에 대규모 물류센터를 확보하고 장기 임차계약을 체결했으며, 이 물류센터는 약 5만 평 규모로 지하 1층에서 지상 10층까지 상·저온 복합 설비가 갖춰진 곳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물류센터 운영은 롯데그룹의 물류 계열사인 롯데글로벌로지스가 맡게 되었는데, 중국의 이커머스 플랫폼이 한국에 이렇게 대규모 물류시설을 확보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테무보다 앞서 진출한 알리익스프레스 역시 올해 상반기 국내에 물류센터 설립을 추진 중인데, 이러한 시설들이 본격적으로 가동될 경우 중국 직구 제품들의 배송 기간이 크게 단축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테무는 기존의 중국산 직구 중심의 판매 방식에서 나아가, 최근 한국 판매자들을 모집하며 직접 한국 상품을 유통하는 '로컬 투 로컬(L2L)' 방식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이는 미중 무역갈등으로 미국 시장에서의 사업이 어려워지자 한국을 대체시장으로 삼으려는 전략의 일환입니다. 이미 테무의 한국 내 월간 활성 이용자 수는 쿠팡과 알리익스프레스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823만 명에 달할 만큼 성장 가능성도 크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가운데 중국 플랫폼들은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기 위해 판매자 모집과 현지 물류시설 확보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테무는 지난달 한국 직접 진출 선언과 동시에 국내 판매자 1차 모집을 마쳤으며, 알리익스프레스는 이미 지난해부터 한국 셀러 전용관인 'K-베뉴'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알리익스프레스는 올해 지마켓과 합작법인을 출범시켜 국내 시장 공략을 본격화할 예정이며, 이 과정에서 한국 셀러들의 글로벌 진출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처럼 중국 플랫폼들의 국내 시장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미국의 대표적인 패스트패션 브랜드 포에버21은 최근 파산을 선언했습니다. 포에버21은 테무와 쉬인이 미국의 소액 수입품 관세 면제 조항을 활용한 초저가 전략으로 자사의 가격 경쟁력을 압박했다고 주장하며 결국 미국 내 사업을 중단하기로 했습니다. 이는 중국 이커머스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점차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기존의 오프라인 중심 유통기업들이 큰 타격을 받고 있는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그러나 테무가 본격적인 국내 영업을 시작하면서 법적 책임과 의무를 외면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국내 판매자들의 상품을 직접 한국 소비자들에게 판매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통신판매업 신고를 하지 않은 상태이며, 이는 전자상거래법상 소비자 보호에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테무 측은 자신들은 통신판매업자가 아닌 중개업자라는 주장을 하며 신고를 거부하고 있으나, 소비자 보호 관점에서 국내 판매자들이 상품 대금 정산이나 소비자 분쟁 시 법적 보호를 받기 어렵다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입니다.


뿐만 아니라 테무는 최근 국내 판매자 등록 과정에서 얼굴 정보와 기기 데이터, 위치 정보 등을 과도하게 수집해 논란을 빚었고, 결국 얼굴 인식 절차는 중단하겠다고 밝혔으나 여전히 기기나 위치 데이터 등 개인 정보 수집은 계속 진행하고 있어 추가적인 논란이 예상됩니다.


이처럼 테무와 알리익스프레스 등 중국 플랫폼의 국내 시장 진출은 유통업계에는 위협이 될 수 있지만, 물류업계 입장에서는 새로운 기회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특히 테무와 알리익스프레스가 정식 수입을 통해 KC 인증이 필요 없는 상품들을 중심으로 국내 물류센터에서 직접 제품을 보관하고 배송하는 방식을 도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되고 있습니다. 중국 이커머스 기업들이 이러한 물류센터 운영 방식을 선택하게 된 배경에는 국내 소비자들이 빠른 배송을 핵심 경쟁력으로 평가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최근 국내 이커머스 기업들이 당일배송이나 주 7일 배송 등 더 빠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이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해석입니다.


테무와 알리익스프레스가 국내 물류센터 운영을 직접 담당하기보다는 국내 물류기업과 협력할 가능성이 크며, 실제로 알리는 이미 올해 상반기 중 구체적인 국내 물류센터 운영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테무 역시 국내 파트너와 협의를 통해 물류센터 운영을 추진 중이며, 구체적인 시기는 명확하지 않지만 올해 안에 가시적인 움직임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의 경쟁은 날로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쿠팡이 세계적인 평가에서도 아마존을 제치고 가장 혁신적인 유통기업으로 선정될 만큼 강력한 입지를 구축한 가운데 네이버도 독자적인 쇼핑앱을 통해 시장 공략을 본격화했고,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쉬인 등 중국의 C커머스 기업들은 초저가 전략을 앞세워 급성장 중입니다. 국내 업체들 또한 영업 손실을 줄이고 합작법인을 설립하거나 계열사 간 시너지 확대를 꾀하며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다양한 전략을 펼치고 있습니다.


이처럼 한국 이커머스 시장은 국내외 기업들이 치열한 경쟁 속에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 위한 다양한 전략을 펼치고 있으며, 향후 중국 플랫폼들의 물류센터 확보와 국내법 준수 여부가 시장 판도를 좌우할 중요한 요소가 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