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대표적인 전자기기 제조기업 샤오미가 지난해 매출과 순이익 모두에서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며 기록적인 성과를 올렸습니다. 샤오미는 최근 홍콩 증권거래소에 지난해 매출이 3659억600만위안(한화 약 74조원)에 달했고, 조정 순이익도 272억위안(약 5조5000억원)에 이르렀다고 밝혔습니다. 전년과 비교해 각각 35%, 41.3%씩 증가한 놀라운 수치로, 레이쥔 샤오미 창립자 겸 최고경영자는 이를 두고 샤오미 역사상 가장 강력한 실적 보고서라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처음으로 1000억위안을 넘겼고, 순이익 역시 전년 동기 대비 약 69.4% 급증하며 강력한 성장세를 나타냈습니다.
샤오미가 이처럼 급성장한 배경에는 스마트폰 및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핵심 사업 부문이 크게 기여했기 때문입니다. 스마트폰 부문은 지난해 1918억위안(약 38조6000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 대비 21.8% 성장했습니다. 특히 중국 정부의 소비 촉진 정책인 ‘이구환신’의 영향과 함께, 샤오미가 강점으로 삼아 온 뛰어난 가성비 덕분에 중국 내 스마트폰 출하량이 29% 증가했습니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전년 대비 5% 증가한 4270만대의 스마트폰을 출하해, 삼성전자와 애플에 이어 세계 3위 자리를 지켜냈습니다. 이 밖에도 에어컨, 냉장고, 세탁기 등 생활가전 부문에서도 큰 폭의 출하량 증가를 기록하며 샤오미의 전반적인 실적을 견인했습니다.
지난해 처음으로 진출한 전기차 사업도 시장의 주목을 받으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샤오미는 지난해 4월 첫 전기차 모델인 'SU7'을 출시하며 연간 판매 목표 13만대를 무난히 달성했습니다. 실제로 총 13만6854대를 인도했고, 출시 후 11개월 만에 예약 포함 32만대 판매를 기록하며 예상보다 빠르게 시장에 안착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물론 전기차 부문에서는 아직 연간 62억위안의 순손실을 기록했지만, 4분기 손실은 7억위안으로 전 분기 대비 53% 급감해 이미 손익분기점에 가까워졌다는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샤오미는 올해 전기차 부문에서 두 번째 모델이자 첫 SUV인 'YU7'과 프리미엄 모델인 'SU7 울트라'를 연이어 출시하며 연간 판매 목표를 35만대로 상향 조정하는 등 공격적으로 시장 점유율 확대를 추진할 계획입니다.
또한 샤오미는 인공지능과 반도체, 운영체제(OS) 등 핵심 기술 분야에도 적극적으로 투자할 계획입니다. 특히 올해 연구개발(R&D) 비용의 약 4분의 1에 해당하는 70∼80억위안을 인공지능 분야에 집중적으로 투자할 방침이며, 이를 통해 AI 기반의 서비스 경쟁력을 한층 더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습니다. 아울러 샤오미는 올해 해외 시장 확대에도 본격적으로 나설 예정입니다. 지난해 해외 매출은 전체 매출의 41.9%를 차지했는데, 스마트폰의 경우 아프리카와 동남아, 중동 지역에서 이미 높은 점유율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샤오미는 이러한 스마트폰의 해외 성장을 바탕으로 전기차 부문도 2027년부터 본격적인 글로벌 진출을 계획 중이며, 올해부터 해외 진출 준비를 시작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샤오미는 특히 최근 국내 시장에서도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가성비를 앞세운 중저가 제품 위주로 출시했으나, 올해 초 한국법인 '샤오미코리아'를 공식 설립하고, 최상위 프리미엄 모델인 '샤오미 15 울트라'와 태블릿 PC '샤오미 패드 7'을 국내 정식 출시하며 공격적으로 제품군 확대에 나서고 있습니다. 이 두 제품은 오는 25일 공식 출시될 예정으로, 샤오미가 국내 시장에서 고급화 전략을 펼치는 첫 사례가 될 전망입니다. 특히 '샤오미 15 울트라'는 지난 MWC 2025에서 'Best of Show'를 수상할 정도로 뛰어난 카메라 성능과 높은 사양의 프로세서를 갖추고 있으며, 카메라 브랜드 라이카와 협력해 고급 사용자층까지 공략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샤오미는 국내 소비자들의 가장 큰 우려점으로 지적됐던 사후 서비스(AS) 문제도 적극 개선하기 위해 올 상반기 내에 직영 AS센터를 오픈할 예정이며, 서울 여의도 IFC몰 또는 삼성동 코엑스몰을 중심으로 오프라인 매장인 '미스토어'도 설립해 소비자들과의 접점을 강화할 예정입니다.
국내 스마트폰 시장은 현재 삼성전자와 애플이 90% 이상의 시장 점유율을 장악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LG전자의 시장 철수 이후 삼성과 애플 외 다른 브랜드가 국내에서 의미 있는 점유율을 확보한 적이 없기 때문에, 샤오미의 이번 프리미엄 라인업 확장과 AS 서비스 개선 전략이 소비자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가 중요한 관건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샤오미의 국내 스마트폰 점유율은 현재 1% 미만이지만, 글로벌 시장에서의 급성장과 프리미엄 제품군 확장으로 삼성과 애플 중심의 국내 시장에 의미 있는 균열을 낼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입니다. 특히 최근 샤오미 주가는 이러한 기대감을 반영하듯 홍콩 증시에서 올해 들어서만 약 70%, 최근 12개월 동안에는 무려 284%나 급등하는 등 뜨거운 시장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올해 샤오미가 스마트폰과 전기차 부문을 통해 국내외 시장에서 얼마나 더 큰 성장을 보여줄지 많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