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한국거래소(KRX)에서 유가증권시장(코스피)의 거래가 시스템 오류로 인해 약 7분간 전면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2005년 한국거래소 통합 출범 이후 모든 종목의 거래가 동시에 멈춘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오전 11시 37분부터 11시 44분까지 약 7분간 HTS(홈트레이딩시스템)를 포함한 모든 증권사의 거래 시스템이 마비되면서, 투자자들은 주식의 시세 확인이나 주문 체결을 전혀 할 수 없는 혼란스러운 상황을 겪어야 했습니다.


이번 전산 장애의 직접적인 원인은 동양철관(종목코드 008970)의 거래 체결 과정에서 발생한 오류 때문으로 밝혀졌습니다. 한국거래소 측은 동양철관 종목에서 매매 체결에 문제가 생기면서 시스템이 지연됐고, 이것이 곧 전체 코스피 시장에 영향을 미쳐 거래가 전면적으로 멈추게 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후 시스템 복구 과정에서 동양철관만 유일하게 거래가 정상화되지 않아 오후 12시 5분부터 별도의 조치가 취해져 거래가 정지되었습니다.


동양철관은 결국 이날 오후 3시부터 3시 10분까지 10분간의 호가 접수 기간을 거친 뒤, 단일가매매 방식으로 거래가 재개됐습니다. 거래 재개 직후 동양철관의 주가는 급등하며 상한가를 기록했습니다. 거래 정지 이전에 19.4% 상승했던 동양철관 주가는 거래 재개 이후 상승 폭을 더 확대하며 전일 대비 29.97% 오른 1,119원에 최종 거래를 마쳤습니다.


이번 사고는 전산 장애가 특정 종목에서 시작되어 전체 시장 거래를 중단시키는 심각한 사례로 기록되었습니다. 그동안 한국거래소에서 개별 종목 거래 장애는 여러 차례 있었지만, 전체 850개 종목의 거래를 완전히 중단시킨 경우는 처음이었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의 혼란과 불만도 컸습니다. 특히 동양철관 주식을 보유하고 있던 투자자들은 약 3시간 동안 거래 정지 상태에서 아무런 대응을 하지 못해 큰 불만을 호소했습니다. 증권사 종목토론방과 고객센터에는 항의 전화가 쇄도했으며, "언제 거래가 재개되느냐", "손해에 대한 보상은 가능한 것이냐"와 같은 문의와 항의가 빗발쳤습니다.


한편, 이번 장애로 인해 거래가 멈춘 7분 동안에도 넥스트레이드와 같은 대체거래소(ATS)에서는 코스피와 코스닥 주요 55개 종목씩, 총 110개 종목의 거래가 정상적으로 진행됐습니다. 이를 두고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대체거래소 활용이 시장 장애 상황에서 리스크를 회피하는 하나의 수단이 될 수 있다는 논의도 있었습니다.


시장에서는 동양철관 주식이 최근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개발 프로젝트 등 이슈와 결부되며 투자자들 사이에서 크게 주목받고 있던 점을 이번 사고의 배경 중 하나로 보고 있습니다. 동양철관은 과거에도 유전 개발이나 에너지 관련 테마로 분류되며 주가가 급등한 적이 여러 차례 있었고, 최근에도 알래스카 주지사의 방한 소식으로 시장의 관심을 끌고 있었습니다. 사고 당일 동양철관의 거래량은 평소 대비 약 10배 수준인 1억 주에 달했으며, 이는 평소 평균 거래량(약 830만 주)과 비교하면 상당히 높은 수준이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거래량이 증가했다 하더라도, 이번 장애가 시장 전체의 혼란을 장기적으로 초래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평가했습니다. 시스템 오류가 발생한 시간대가 점심시간 전후로 상대적으로 거래량이 많지 않은 때였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장애 이후 대부분의 종목들은 빠르게 정상화되어 시장 전반적으로 큰 타격은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만,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한국거래소 시스템의 신뢰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진 것은 분명합니다.


동양철관은 이번 장애 이슈 외에도 최근 경영상황과 관련하여 긍정적인 소식을 전했습니다. 2024년 별도 기준으로 전년 대비 큰 폭으로 증가한 영업이익 48억 원을 달성했고, 연결 기준으로는 전년 대비 45억 원 늘어난 67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습니다. 특히 HSG성동조선과의 해상풍력 하부구조물용 강관 공급 계약 등 대형 프로젝트 수주 덕분에 수익성이 개선됐습니다. 해외 시장에서도 내진용 강관 수요 증가로 일본 건설사와의 거래가 늘어나며 매출 확대가 가능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러나 전환사채의 주식 전환에 따른 거래 손실 등 일회성 비용 증가로 인해 2024년 당기순이익은 감소했습니다. 이곽우 동양철관 대표이사는 앞으로도 지속적인 기술 개발과 시장 다변화를 통해 장기적인 성장과 수익성 향상을 이루겠다고 밝혔습니다.


한국거래소는 이번 사고에 대해 사과하며, 전산 장애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고 투자자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한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 강조했습니다. 특히 거래소는 사고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철저한 시스템 점검과 안정화 작업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시장 참여자들은 이번 사건을 통해 한국거래소의 거래 시스템 안정성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다시금 인식하게 됐습니다. 향후 거래소의 적극적인 시스템 개선 조치와 철저한 관리를 기대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